교회 근처의 아파트 울타리에 하얀 찔레꽃이 활짝 핀 것을 보았습니다.
그 꽃을 보다가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찔레... 어릴 적 참 많이도 먹었지.'
지금이야 단 맛을 내는 것들로 인해 찔레를 먹어도 단지 모르지만, 어릴 적만 해도 찔레가 엄청 달았습니다. 물오른 부드러운 찔레의 새순을 꺾어서, 껍질을 벗기는 그 순간부터 입안에는 침이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껍질을 싹 벗겨낸 후 한 입에 넣으면 달콤한 물이 베어 나오며 부드럽게 씹히던 그 맛! 이것이 어릴 적 찔레의 매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찔레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소박하면서도 예쁜 꽃에 있습니다. 찔레꽃을 본 분들은 아실 테지만, 찔레꽃은 절대 혼자 피지 않습니다. 하얀 꽃들이 눈송이처럼 뭉쳐서 피기에 멀리서 찔레꽃을 보면 꼭 함박눈이 내려앉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서 찔레꽃을 보면, 수줍어하는 새색시처럼 분홍빛이 꽃잎 끝에 살짝 감돌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처럼 순수하면서도 너무도 작고 예쁜 모양의 꽃이라서 그럴까요? 찔레를 주제로 한 노래와 시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까?
찔레가 장미과인 것을... 하지만 같은 장미과지만 찔레와 장미는 참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장미꽃은 새빨갛고 크고 탐스러워 누구의 눈길이라도 잡아끄는데, 찔레는 그렇지 않습니다. 조그맣고 하얀, 겨우 꽃잎 끝에 엷은 분홍색을 띠고 있을 뿐이며 이 산 저 산에 있는 듯 없는 듯 말없이 피어있는... 하지만 그 꽃을 피우기 위해 꿋꿋하고 끈질기게 자신의 생명을 이어가는 찔레.
그런데 이 찔레가 오늘날 장미를 더 장미답게 만드는 도우미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장미는 꽃이 크고 색채가 화려해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병충해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찔레는 심지도 가꾸지도 않지만 사계절의 격한 기후조건을 이겨내는 생명력이 있기에 신품종 장미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꽃 장미를 더 아름답고 강하게 만드는 도우미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답게 만드시는 분, 더 그리스도인답게, 더 거룩한 성도답게 도우시는 분! 그 분이 바로 성령님입니다. 바로 지금 당신 곁에서 도우시며 인도하시는 성령님을 바로보시기 바랍니다. -예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