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력과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조금만 부딪혀도 상처가 나기 십상인 장미향씨를 대신해 박상기씨는 야무지게 집안 살림을 도맡아 했다.
행여 자신이 다칠까봐 노심초사하는 남편의 애틋한 마음과 정성 가득한 손길에 미향씨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많은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아내의 제대로 된 병명조차 알 수 없었던 박상기씨는 아내가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한 베르너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이런 마음을 내비치지 않은 채 "내가 꼭 고쳐줄거야. 나만 믿고 의지하면 병이 나을거야"라며 아내에게 희망을 줬다.
남편의 마음에 감동한 장미향씨가 눈물을 흘리자 "울면 의사 선생님이 병이 더 나빠진다고 했어.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울지마"라고 말하는 박상기씨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내를 위해 자신도 어려운 몸임에도 불구, 경기도 평택시의 한 오래된 전파상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박상기씨는 장미향씨에게는 남편을 넘어 수호천사나 다름없었다.
첫 방송에서 장미향씨의 모습을 보고 충격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던 시청자들은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온 두 사람에게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조로증에 걸린 사람은 피부가 양피지 같아지고 일찍 대머리가 되거나 백발이 된다.
정상인보다 몇 십 년 먼저 노화로 인한 질환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조로증을 정상적인 노화과정의 한 모델로 연구했으나, 모든 기관(器官)이 노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서 현재는 더이상 이를 정상적인 노화과정으로 여기지 않는다.
예를 들면 조로증에서는 중추신경계의 노화나 노쇠의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다.
조로증은 크게 2가지이다.
소아 초기에 발병하며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허친슨-길포드증후군(Hutchinson-Gilford Syndrome), 나이와 상관없이 좀더 늦은 시기에 발병하는 베르너증후군(Werner's Syndrome)이다.
또 소안구증(小眼球症 microphthalmia)을 동반한 조로증(Hallerman-Streiff-Franois Syndrome)은 왜소증(矮小症 dwarfism)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데 때때로 앞의 두 증후군과 함께 발생한다.
소아조로증인 허친슨-길포드증후군에 걸린 아이는 만 1세까지는 정상으로 자라지만 그 이후 특징적인 징후들이 나타난다.
10세 정도가 되면 외양은 60세 된 노인처럼 보이고, 몸집은 대개 5세의 정상아보다 작다.
머리가 벗겨지고, 피부가 얇아지며, 두피(頭皮) 혈관이 뚜렷해지고, 순환기질환이 발생하는 등 노화의 특징이 나타나지만 생식기는 여전히 작고 덜 발달되어 있다.
정신지체(精神遲滯)는 일부에서만 발견될 뿐 대부분은 정상지능을 갖고 있고 심지어 조숙하기도 하다.
10세가 되기 전에 광범위한 동맥경화증과 심장질환이 발생하며, 30세 이전에 대부분 사망한다.
평균수명은 13세이다.
소아조로증을 유전적인 것으로 여겨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없으며, 아직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베르너증후군은 성인조로증이라고도 부르며, 주로 청년기에 발생하나 드물게는 사춘기에 생기기도 한다.
노화의 양상은 소아조로증보다는 다소 미약해서 나이보다 30년 정도 더 늙어 보인다.
이미 성장이 끝난 뒤라 왜소증은 나타나지 않으며 평균키를 넘지는 못한다. 성적(性的)으로 성숙하지만 2차성징(二次性徵)은 뚜렷하지 않다.
겉으로 드러나는 노화증상인 너무 이른 탈모와 백발, 이와 청력 소실, 백내장, 급성관절염, 피부궤양, 골다공증(osteoporosis:골조직이 소실되는 병) 등이 나타난다. 심장질환·당뇨병·암 발생빈도가 증가하며, 평균수명은 47세이다.
조로증은 열성형질로 유전되지만 그 근본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