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외대는 아름다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98년 외대는 승리했습니다. 그 승리의 감동을 기억하십니까?
87년 외대의 설립자인 고 김흥배 박사가 돌아가시고 외대는 그의 부인인 이숙경 전 이사장에게 넘겨집니다. 나이도 나이고 도저히 한 학교의 재단을 운영해 나갈 능력이 없었던 이숙경 전 이사장은 자신의 외조카인 박승준이라 사람을 전무이사라는 직책을 주어 재단의 실질적 운영자로 앞세웁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콩고물을 받아먹던 박승준은 시간이 흐르며 점점 외대의 재단을 독점화하고 비리의 규모를 키워나갑니다. 전무이사라는 자리에 만족하지 못한 박승준은 마침내 98년 1월 이숙경 전이사장에게 이사장 자리를 넘겨 줄 것을 요구하고 이숙경과의 불화가 시작됩니다. 자신의 자리가 불안해진 이숙경은 학생들과 손을 잡았고 98년 3월 30일 3.30선언을 발표해 박승준을 전무이사 자리에서 해고합니다. 하지만 물러설 수 없었던 박승준은 국회인사들과 여러 정치인들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사고할 능력 조차 없었던 이숙경을 설득하게 되고 이틀만이 4월 1일 만우절 선언.. 박승준의 재단 복귀..를 발표합니다. 학생들의 진정한 싸움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도저히 비리 재단에 학교가 넘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던 7300외대인들은 그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수업권마저 포기한 채 총파업을 결의 하고 투표를 통해 총파업에 들어갑니다. 또한 하루가 멀다하고 20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교육부를 찾아가고 노천에 모여 우리의 요구를 당당히 밝혀나갑니다. 또한 또다른 학원의 주인인 교수분들과 직원분들도 함께 싸움을 벌여나갑니다. 그 결과 교육부 감사가 시작되었고 마침내 5월 초 교육부는 재단 이사진 전원에 대한 승인 취소를 결정하고 관선이사진을 파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외대는 잠깐의 승리를 맛보게 됩니다.
하지만 2년여가 흐른 올해 12월로써 관선이사진의 임기가 끝나게 됩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고 김흥배 박사의 친조카인 김종국(현 외대 건설본부장)이 외대의 재단 이사진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습니다. 김종국 건설본장에 대해 먼저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가 아직까지 외대에서 크게 비리를 저지른 적은 없었습니다. 바로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죠. 87년까지 외대에서 박승준과 차기를 노리며 권력싸움을 하던 김종국 건설 본부장은 그러나 김흥배 박사가 작고한 후 이숙경이 이사장이 되자 박승준 전무이사과의 권력 싸움에서 밀려나 외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98년 박승준이 위기에 몰리자 다시 외대로 들어오려 했으나 학생들의 요구에 눌려 또다시 밀려나게 됩니다. 이러한 김종국 건설 본부장은 이미 방학기간을 통해 교수들에 대한 정치인들에 대한 회합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러한 사실은 지난 9월 개강인사차 총장님을 만나갔던 학부 부총학생회장님과 대학원 부총학생회장님을 통해 사실로 들어났습니다. 개강인사 자리에서 총장님은 "차기 이사진에 대한 논의는 이미 김종국 건설 본부장과 이야기 되었고 그 중 어느 정도는 얘기가 끝난 상태다"라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말씀을 하신 겁니다. 바로 밀실답합으로써 차기 재단 이사진의 구성을 하려 했던 것입니다. 98년 투쟁을 함께 했던 동지인 총장님의 이러한 발언에 학생들은 분개할 수 밖에 없었고 " 김종구, 김씨 종친회 반대!!', '민주적 재단이사진 구성'이라는 투쟁의 기치를 더욱더 높이 들고 김종국과 김씨 종친회, 그리고 학교 당국과 싸워 나갑니다. 수많은 '확대운영윈원회 회의'를 성공시켜내고 실로 수년만에 1000여명에 달하는 엄청난 학우들의 호응속에 '비상학생총회'를 성사시켜 냅니다. 또한 총장님의 망언에 분개하여 총장실을 점거하고 폐쇠하기에 이르고 폐쇠 상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학교당국과 김씨 종친회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2년여만에 교육부 방문 투쟁을 성공시켜 냅니다. 또한 교수협의회에서 이러한 학생들의 투쟁에 동참하고자 평의원회 투표를 통해 '김종구과 김씨종친회 재단집입 반대'를 발표합니다.하지만 저들의 반항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김종국 건설 본부장은 자신이 재단 이사장에 들어 올것임을 외대학보를 통해 공공연히 드러냈고 총장과 교무 협의회에서는 학생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공고를 발표하게 됩니다. 또한 싸움의 결과에 따라 생사가 걸리게 될 직원 분들은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다소 눈치보기식의 성명을 발표합니다.
외대는 민주화 되어야 합니다. 어느 일족의 소유로 사유화 되어서는 안됩니다. 학교의 재단이 사유화 된다면 그 재단은 학교 운영에 관여하려 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학교를 하나의 기업으로 바라보게 되고 학교라는 기업을 통해 이익을 뽑아내려 할 것입니다. 지금 사립학교법이 그것을 보장해 주고 있습니다. 사립학교 법에서는 학교재단의 사유화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비리재단들의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사립학교 재단의 이사 출신의국회위원들이 만들어 놓은 법이 사립학교 법인데 오죽 하겠습니까?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구 재단의 일족인 김종국과 김시 종친회가 재단의 사유화 하려는 것입니다. 일족이 재단을 사유화 할때 민주사학 외대는 꿈꿀 수 없습니다. 또한 더욱더 중요한 것은 관선이사진 이후의 재단이사진 구성의 학원의 3주체인 학생, 교수, 직원들의 요구에 의해서 이루어 져야 합니다. 그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정한 외대 발전의 길을 이야기 해야하고 그 논의 과정에서 외대의 재단 이사진 구성이 결성되어야 합니다. 학원의 3주체인 학생, 교수, 직원이 진정한 학원의 주인으로 거듭날 때 그들의 요구 속에서 재단이 구성될 때 외대는 진정한 민족대학 민주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지난 11월 1일 한겨레 신문 18면에는 외대의 상황과 외대의 갈길을 알리는 조그마한 광고가 하나 실렸습니다. 그 조그마한 신문광고를 내기 위해 일꾼들은 모금함을 들고 강의실을 찾아다녔고 학우들은 자신의 용돈을 쏟아 부었습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외대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모교 외대가 일족의 소유로 넘어가는 꼴을 볼 수 없다는 외대 구성원들의 마음입니다. 우리가 지킵시다. 저들은 힘과 돈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오직 사람 뿐입니다. 외대를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 그것 뿐입니다. 사랑하는 열혈 독일어교육과 학우 그리고 졸업생 여러분, 이 아름다운 싸움에 우리도 함께 합시다.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싸울 때 그 싸움은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