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 모음집은 희망교실 네트워크에서 교실문화탐방을 하며 나누었던 이야기들입니다. 처음 희망교실 문을 열 때에 지역 초등 교사들과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그 설렘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한두 번 만나고 나니 이 설렘은 다음 만남에 대한 기다림으로 바뀌었습니다.
30여 개 학교 60여 명 선생님들이 모여 이런 기다림과 만남으로 한 학기를 살았습니다. 더 자주 만나고도 싶었지만 각자 바쁜 학교살이를 한 달에 한 번밖에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쉬움은 다음 만남을 더 기다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만났습니다. 그 만남 의 끝에 이렇게 교실문화탐방을 하며 나누었던 소중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1학기 동안 진행된 배움의 과정 중에 우리는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강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들뜨게 했던 것은 교실문화탐방이었습니다. 네다섯 명의 소모임으로 주제 이야기를 정한 후에 다른 학교의 교실에 찾아가 수업 이야기, 아이 이야기, 학교 이야기들을 나누며 녹녹치 않은 학교살이에 위안도 삼고 새로운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런 배움은 우리에게 어떤 연수와 장학보다 강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교실을 마실 다니며 나누었던 이 이야기들을 보다 많은 선생님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맞춤형연수도 좋지만 컨설팅 장학 운영에 이런 방식이 도입된다면 그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해방 이후 우리의 장학은 전문가가 코칭해주는 시스템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평가의 성격이 짙고 이런 부담 때문에 장학을 부담스러워하는 현장교사들이 많습니다. 이런 부담을 해소하기 위하여 컨설팅의 원리를 장학에 도입했지만 핵심원리라 내세우고 있는 자발성이 많이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희망교실 네트워크에서 나누었던 교실 이야기처럼 지도, 조언이 아니라 보고 배우며 나누는 동료장학이 지역 차원에서, 나아가 도 차원에서 장학으로 이루어진다면 긍정적인 학교문화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희망교실 네트워크는 열린 교실, 배움 교실, 나눔 교실을 지향하는 지역 초등 교사들의 교육공동체입니다. 이 모임이 가능했던 것은 전라북도교육청 교육혁신과에서 운영하는 토론 협력형 수업선도학교에 선정된 왕궁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지역 초등 교사들과 함께 이를 엮어가자는 제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에 전라북도교육연수원에서 주관하는 현장맞춤형연수와 연계하여 훨씬 내실 있는 배움을 일구어 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익산교육지원청에서 연수 장소를 마련해주고 워크숍 등에 후원을 해줌으로써 더 풍성한 자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2학기에도 더 열고, 더 나누고, 더 배우며 희망교실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희망교실 이야기.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