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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도 등 섬에 들어가는 철부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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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 좋게 여행 삼아 간 섬. 공기 좋고 물 맑은데 한 가지 흠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해안가에 널브러진 쓰레기입니다. 속으로 ‘좀 치우지 왜 안치웠지’ 하지만 “청소를 해도 해안으로 밀려오는 쓰레기를 감당할 수가 없다” 합니다.
섬에서는 쓰레기 처리를 어떻게 하지? 궁금증을 갖고 있던 중, 18일 여수환경운동연합에서 진행 중인 ‘도서지역 간이 쓰레기 매립장 실태조사’에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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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곳곳에는 양식장이 즐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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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화정면 개도(蓋島)는 면적 9.46㎢에 1,300여 명이 농사와 전복양식, 멸치잡이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섬입니다. 개도는 주위에 작은 섬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뜻에서 덮을 개(蓋)를 써서 개도라 부릅니다.
해안에는 쓰레기가 군데군데 보입니다. 해양 쓰레기는 일반 쓰레기가 아닌 폐기물로 분류된다 합니다. 개도에는 여석ㆍ모전ㆍ호령 등 세 군데에 쓰레기 간이 매립장이 있으며, 월항리에 6월 가동 예정으로 농어촌 폐기물 종합처리시설이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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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은 멸치를 삶는 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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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매 이게 다 뭣이다냐. 폐기물 아녀?”
먼저 여석에 들렀습니다. 공장화된 멸치 가공이 아닌 예전 가내수공업 방법으로 멸치를 삶아 말리는 멸막이 눈에 들어옵니다. 옆을 지나니 꽃 섬 상화도가 아름드리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워~매, 이게 뭔 일인가 싶습니다. 매립장에 들어서니 기가 찹니다. 냉장고에서부터 세탁기, 깡통, 타이어, 폐비닐, 병, 박스, 철사, 고무통, 호스 등이 무더기로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게 다 뭣이다냐. 폐기물 아녀?”하는 소리가 절로 튀어 나옵니다. 생활 쓰레기와 해안 쓰레기가 섞여 있는 거지요.
그나마 벽으로 막아져 쓰레기의 바다로 빠져 나가지 않게 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만조 때 태풍 불면 소용없는 일이긴 허나 말입니다. 바다로 흘러드는 침출수가 어민들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기에 매립장 침출수 시료 채취는 여건이 맞지 않아 현황조사만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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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석 간이 쓰레기 매립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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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책 없는 섬 간이 쓰레기 매립장
모전으로 향합니다. 경치는 그만입니다. 말 그대로 아름다운 섬입니다. 하지만 이곳 매립장은 한쪽이 터져 있습니다. 물이 드나듦에 따라 쉽게 쓰레기가 이동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모전 주민 김경자 할머니는 “태풍이 오면 파도가 산만큼 몰아와 바닷물이 (방제파 구실을 하는) 멸막을 넘어 (마을까지) 온다”고 증언합니다. 이럴진대, 한쪽이 트여 엉성하기 짝이 없는 매립장이 제 구실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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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전 간이 쓰레기 매립장은 터져 있어 물이들면 쓰레기가 빠져 나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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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천래 박사는 “섬 간이 쓰레기 매립장은 정부에서 만들어 그대로 놔두고, 버리지 마라고만 하는데 (방치하는 자체가) 불법이다”면서 “더군다나 태우기까지 하고, (바다로) 쓰레기가 쓸려가기까지 하니 대책이 없다”고 한숨입니다.
조 박사는 대책에 대해 “도시(육지)로 가져가는 것, 자체에서 처리하는 방법, 지역단위로 묶어 소각장이 딸려 있는 매립장 형태로 많이 하고 있으나, 잠정적으로는 큰 보탬이 안 된다”며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일이라 정부와 지자체도 이를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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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전 몽돌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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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본적으로 매립장 없애는 정책 펼쳐야
여석리 김철주 어촌계장은 “어촌계에서 바다 청소를 해도 물이 들어오면 쓰레기도 동동 떠 와 소용없다”며 “그래도 청소해 수거한 쓰레기는 육지로 내간다”고 말합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조환익 사무국장은 “해안 폐기물만 육지로 가져갈 것이 아니라 간이 쓰레기 매립장에 묻힌 생활 쓰레기 파내 재활용할 것은 재활용하고 근본적으로 매립장을 없애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호령 매립장으로 옮깁니다. 선창에 있다던 매립장을 찾아보니 보이질 않습니다. 이곳은 “완전 매립되어 사용 중지 상태”라고 합니다. 불법인 것을 알고 매립했다 합니다. 다행스런 일이지만 한편으론 쓰레기 처리 어떻게 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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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령에서 본 바다 풍경과 모전 해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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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령 해안의 멸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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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시대를 준비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기
월항의 농어촌 폐기물 종합처리시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시설만 들어섰지 아직 가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개도리사무소 강동환 씨에 따르면 “돔을 씌워 실내에서 소각까지 가능하게 만들었고, 태운 재 등은 압축해 육지로 반출할 예정이다”고 합니다.
이게 가동되면 사정은 약간 달라지겠지요. 이걸 보고 나니 조금 안심입니다. 그제서야 월항 주변 풍경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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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어촌 폐기물 종합처리시설. 소각 쓰레기를 이곳에 모아 육지로 운반한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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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항은 지형세가 반달 모양같이 반원을 이루며, 달이 뜨는 목이라 하여 달리목(月項)이라 부릅니다. 시설 동쪽으로 월호도가 자리하고 서쪽으로는 옥돔이 많이 잡히는 고려여 오동여 등의 작은 섬이 달맞이를 기다리는 형국입니다.
이 개도는 큰 섬이라 폐기물 종합처리시설이 가능하지만 작은 섬들은 쓰레기처리가 고심일 것입니다. 육지나 섬이나 쓰레기 땜에 골칫거리인 건 매 한가지이네요. 해양의 시대를 준비하는 정책들이 간절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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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항 해안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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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롭고 여유로운 섬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