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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호주 간호사 원문보기 글쓴이: teaaa
전 한국 대학병원에서 꼬박 3년을 일했고, 호주 900병상의 병원에서 일한지도 이제 꼬박 3년이 되어갑니다.
한국에서 일도 해 봤고, 호주에서 일도 해 봤으니 어쩌면 제가 이러저러한 장단점을 말씀드려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호주 간호사를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 마음 정하거나, 이미 잡은 마음 다잡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돈(급여 & 생활비)
한국에서 2005년 3년차에 세금포함 3000만원 넘게 받았습니다. 한달에 실 수령액이 230만원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제가 호주 올 당시만해도 환율이 750원 안팎이었던터라 사실상 호주 3년차가 50,000달러(50K)를 받는다면 월급 차이는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간호사들이 얼마나 받는지 모르겠네요.
한국에서 경력 인정 받아 지금 7년차 급여를 받고 있는데요 밤근무는 안하고, 주말 근무는 제가 워낙 주말 근무를 좋아하는터라(일은 수월하고, 돈은 더 많이 주니까요.) 주말은 신청해서 꼬박 근무하려하는 편이고(그렇지만 신청해도 메니저가 안주는 경우도 있어요.) 오후 근무는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합니다. 그렇게해서... 7년차 연봉이 62K에서 63K정도 됩니다. 실 수령액은 주말근무 안하고, 오후 근무 안하고 그냥 평일 오전근무만 했을 경우 2주에 실 수령액 1900달러 받습니다. 주말 근무하고, 오후 근무 한두번하고 그러면 실수령액 2300~2500달러 받구요. 평일 오전 근무만 하는 간호사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러저러하게 시프트 근무한다고 따지면 보통 연봉 + $5,000~$15,000달러입니다. 보통 제 소득 수준에서 세금을 30%정도 내는 것 같은데 국립 병원에서 일할경우 세금 감면 장치가 있어서 제가 계산해본 바로는 20% 안팎으로 내는 것 같습니다. 대신 프라이벳 병원에서 일하면 연말이나 뭐 이런때 보너스를 주는 곳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국립병원에서 일하나 프라이벳에서 일하나 돈은 비슷합니다.
환율이 호주1달러당 1100원이라고만쳐도 수당 포함하지 않은 연봉만 7000만원 정도입니다. 2주급으로 계산하면 2주에 세후 실수령액이 200만원, 한달이면 실 수령액 430만원이고 수당까지 포함하면 실 수령액 550만원에서 600만원 정도 되네요.
한국에서 7년차가 한달에 실수령액 수당 포함 안하고 400 되나요? 아님 수당 포함 500만원이 넘나요?
사실 이 부분은 제가 요즘 한국 간호사 월급 사정을 잘 몰라서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 평간호사가 밤 근무하고 그래도 500까지 받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혹시??(^^)
급여는 8년차까지는 매년 오르는데 8년차 이후부터는 승진을 하지 않는 한 오르지 않습니다만...
사실상 8년차라고 해도 매년 오릅니다. 이유는 간호노조에서 급여 협상을 정부와 하는데 보통 매년 3~4%정도 오르거든요.
그래서 보통은 1년차에서 8년차 사이엔 일년에 연차 올라서 오르는 것 + 급여 협상으로 오르는 금액 해서 6% 정도 올랐던 것 같네요. 제 경우엔 연차 오르는게 1월 이었고 노조가 협상해서 오른 금액은 7월 쯤이여서 지난 3년간 매 6개월마다 급여가 올랐던 것 같습니다.
아... 연금 들어가는 돈은 제외한 금액입니다.
생활비 면에선... 밥값은 호주가 비쌉니다. 한국은 싼거 대충 먹음 5천원이지만 여기선 만원.
전세 개념도 없어 월새로 나가는 돈이 꽤 되지요.
하지만 한국 가보면 한국도 물가가 많이 올랐더군요.
호주 처음 왔을때만 해도 호주 엄청 비싼 것 같고 한국은 엄청 싼것 같았는데
매년 갈때마다 마트가보면 '헉'소리 나더군요.
한국에서 일 했고, 여기서 일 했던분들 말씀 들어보면
얼마를 버느냐에 상관없이 물가에 비례해 버는만큼 쓴다는거.
이를테면 한국에서 300받고 150 쓰고 150 저축 했다면
여기선 600받고, 300쓰고 300 저축 한다는 식입니다.
돈 엄청 받아 엄청 세이브 할것 같이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테고,
돈은 그냥 그런데 집세 때문에 남길 것 하나 없을 것 같이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실테고...
제 경우엔 한국에선 다들 그러니까 철마다 옷사고, 가방사고, 공연보고... 뭐 그런걸로 나가는 돈이 많았는데
여기선 누가 뭘 입던 상관도 안하고, 공연도 한국만큼 볼게 많은 것도 아니고 그래서 친구들과 외식 하는 것 외엔 별다르게 돈 나갈 일이 없어서 그런쪽으로 세이브 하는 돈이 집세로 나가 결국 그게 그거 되더군요.
2. 연장근무 혹은 초과근무, 점심시간, 휴식시간.
전 사실 이 부분이 제일 민감 했습니다.
아니 왜 삼십분 일찍 출근시키고, 퇴근은 기약도 없고... 오버타임 시키는거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병원에서 8시간 치이는 것도 짜증나는데 왜 돈도 안주면서, 좋은 소리도 안하면서 부려드시는지...
이 부분 때문에 전 한국 병원을 떠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여기서도 아주 칼 같이 쳐주지는 않습니다. 5분 더 일한거... 이런거 안쳐줍니다.
다른 병동은 모르겠으나 저희 병동은 15분 이상 일하면 그때부터 오버타임을 쳐줘서 장부에 기입해 뒀다가 나중에 급한일 있으면 쓰던가 아님 돈으로 달라고 클레임 하거나 그렇습니다.
오버타임은 처음 3시간은 1.5배가 나오구요 3시간 이후부터는 2배가 나옵니다.
한국에서 점심 미친 속도로 빨리 먹는 것도 짜증 났습니다.
윗년차가 빨리 먹고 일어서니 나도 속도 맞춰 먹고... 보통 점심은 10분에서 15분이었죠.
여긴 칼같이 30분 지키고 티 타임도 칼 같이 15분 지킵니다.
다들 어찌나 점심시간, 티타임에 목숨을 거는지 가끔은 코오디네이팅 하는 사람들이 애 먹기도 합니다.
안 챙겨주면 완전 살벌하게 난리 치거든요.
3. 일
일은 한국보다 훨씬 수월하다는게 거의 대부분 분들의 의견입니다.
스탭이 한국보다 많아서 당연하게 보는 환자수도 적고 별로 일 한것 같지도 않은데
호주 애들이 하도 엄살 떨어서 덩달아 일 적게 하고 그렇지요.
처음엔 뭣 모르고 열심히 했는데 나중엔 당연하게 게으른 호주 사람 스타일에 맞춰 지더군요.
한국에서 일 했던 경험 있으면 호주에서 일 하는건 정말 껌이라고 감히 말씀 드려 봅니다.
뭐... 것도 편하면 편한데로 적응하게되니 사실 처음엔 껌인데 갈수록 힘들어 지긴 합니다만 한국처럼 힘들진 않습니다.
가끔... 정말 속터져서 '니들이 한국가서 한번 일을 해 봐야 정신을 차리지... 쯧...'이런 생각도 듭니다. ^^;;
영어 때문에 힘든일도 있지만 일단 루틴에 한번 적응 하시면 응급상황이 터지건 뭐건 다 비슷하게 돌아갑니다.
쓰는 영어 다 비슷하구요.
영어 때문에 고생하는건 일 관련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일들을 말 할때나 가쉽거리 얘기할때... 뭐 그런때인 것 같아요.
4. 승진
승진이라는 개념이 한국과 좀 다릅니다.
한국에선 병원에 오래 남으려면 원하건 원하지 않건 승진을 해야 하잖아요.
몇년 되면 차지 되야 하고, 차지되면 수간 되야 하고... 그러다보면 줄을 타고 싶지 않아도 하나 골라 타야하고, 파벌에 휘말려야하고... 사실 뭐 겨우 3년 일했으니 그런 것 까지 말할 자격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틀리게 말하는 부분 있으면 고쳐주시기 바래요.
무튼... 호주에선 승진에 관심이 없으면 혹은 평간호사로 계속 남고 싶으면 그래도 됩니다.
아니면 수간호사 하다가 평간호사로 다시 일해도 상관 없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만 해도 평간호사로 정년 퇴직하는 간호사 할머니 분들 많습니다.
몇몇분은 수간호사로 일하다가 수간하면 뒷치닥거리 해야하는 일이 많아 짜증난다며 평간호사로 일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그에 반해 겨우 20대 후반, 30대 초반인데 간호 과장격의 자리에 올라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차지로 몇년 있었으니 수간 하고 수간으로 몇년 있었으니 기회봐 과장 올라가고 이런게 아니라
간호사들중에 메니지먼트에 관심이 있고 재능이 있는 사람이 그쪽 길을 가는 거지요.
파벌이 없다고 까지는 말 못하겠습니다.
분명 왕 메니져가 편애하는 주니어 메이져가 있고, 또 그 밑에 차지들이 있고... 그러니까요.
하지만 한국만큼 파벌 때문에 좌천 당하고, 누락당하고... 간호과장 바뀌었다고 수간들 싹 로테이션 당하고...
뭐 그런 일들은 덜 하다고 생각해요.
5. 휴가
보통 3개월 일하면 1주 휴가가 생깁니다.
거기다 추가로 시프트 근무를 할 경우 1년에 1주의 휴가가 더 생깁니다.
그럼 시프트 근무를 하는 간호사의 경우 1년에 5주의 휴가가 기본적으로 생기는 거지요.
그리고 간호사들은 공휴일에도 일 하는 대신 그걸 휴가로 모아 뒀다가 나중에 쓸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공휴일이 하루있으면 보통 직장인들은 4일 일을 하지요. 주말 이틀 쉬고 공휴일 하루 쉬고 해서요.
하지만 간호사들은 그냥 5일 다 일합니다. 대신 공휴일에 급여를 1.5배 주고 8시간을 따로 세이브해 줍니다.
그렇게 세이브되는게 보통 일년에 10일 즉 2주가 되지요.
이렇게 따지면 일년에 유급 휴가가 7주가 생기는 겁니다.
거기다 법정 근무시간이 일주일에 38시간인데 보통 병동 간호사들은 40시간 근무를 합니다.
8시간씩 5일이지요. 그러면 돈은 38시간 근무한걸로 주고 2시간은 따로 세이브 해 줍니다.
그렇게 생기는게 2주일에 4시간 일년이면 104시간 휴가로 따지면 2주하고 3일이 조금 넘습니다.
이것까지 하면 유급 휴가가 9주하고 3일이 되는 겁니다.
이 휴가를 쫙 몰아 쓰셔도 되고 시간 단위로 쪼개 써도 됩니다.
한국에선... 제 경우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이상 일주일 이상 휴가 못 받아봤네요.
환자 파악하는데 흐름 끊긴다고 3일이상 주지 않는 이상한 수간 얘기도 들었었어요. -_-;;
미국은 휴가가 2주라고 들었어요. 맞나요??
무튼... 여기다 10년을 일하면 롱 서비스 리브라고 특별히 3개월 더 휴가를 줍니다.
열심히 10년동안 한곳에서 일해줬으니 제대로 쉬어라. 이런 거지요.
사실 예전에 대부분 사람들이 영국에서 왔고 그땐 호주에서 영국 한번 다녀오기 힘들었으니 10년마다 3개월 휴가를 줘서 영국 한번 다녀오라고 줬던대서 유래했다고 누군가 말해줬던 기억이 납니다만 사실인지 장담은 못합니다. ^^;;
병가는 10일을 쓸 수 있습니다.
10일중에 5일은 그냥 전화해서 "나 아파서 오늘 못가"하면 됩니다.
나머지 5일은 진단서가 있어야 쓸 수 있습니다.
병가는 안쓰면 다음해로 넘어갑니다.
진단서가 있으면 상관 없지만 그냥 전화해서 아파서 못간다고 할 경우
병가를 오프에 이어서 쓰거나, 오프 바로 전에 붙여 쓰면 해당 하루의 급여가 안나옵니다.
그러나 4일 연속 근무중 중간 이틀째에 아파서 못가거나 그런경우엔 진단서가 없어도 급여가 나옵니다.
이 외에 뭔가... 오프를 받을 수 있는게 더 있었던가... 생각이 안나네요.
무튼 휴가만 최소 7주에서 9주. 병가 붙여쓰면 10주, 장기근속까지 하면 10년에 한번은 5~6달 이라는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
6. 정년
일을 미친듯 사랑하는 것 아닙니다만 사람에겐 가능한 오랫동안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5세까지는 일 해야죠.
개인 적으론 로또 맞아도 풀타임으로 빡세게 일할 필요는 없어도 꼭 간호사 일이 아니라도 소일거리는 필요한 것 같아요.
한국에선 간호사로 65세까지 일하기가 쉽지 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과장, 부장 되지 않는한 말이지요.
과장되고 부장되도 치고 올라오는 사람들에 치여 정년까지는 많이 못하시죠.
앞으로 이삽십년 후에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봐선 호주에선 정년까지 평간호사로 일하는데 아무 문제 없습니다.
정년 지나서도 일 하고 싶으면 파트 타임으로 일해도 됩니다.
정년이 길다는건... 제겐 중요한 일인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
7. 병원 행사(추가된 부분입니다.)
한국에선 이래저래 끌려다니는 일이 많았죠. 체육대회다, QI다, 회식이다...
한국에서 연말에 부서별 장기자랑 이런거 정말... 누구 좋으라고, 누구 보라고...
대체 누가 그런걸 계획하고 좋아라 하는건지 정말 짜증짜증 왕짜증이었습니다.
한국 병원에서 근무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실테니 이러저러한 한탄은 이만하겠습니다.
호주 병원에도 행사는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나 이스터때 병원 전체 행사가 있고, 부서별로도 행사가 따로 있습니다.
그러나 차이점은 참여 여부가 100% 개인 의지이며 강요되는건 없다는거죠.
저희 병원 같은 경우는 병원 행사때는 직원들만 아는 병원 뒤 잔디밭 같은 곳에서 바베큐 파티를 합니다.
이땐 과장, 부장, 병원장 뭐 이런 윗분들이 소세지 굽고 가서 먹고 싶은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가서 받아먹고 각자 부서로 돌아가고 그럽니다.
뒷처리며 준비... 이런 것 까지 그 윗분들이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랫 사람들이 따로 불려가 뭔가 하지 않는다는건 확실해요.
(애초에 위, 아래라는 개념이 별로 없으니... 어쩜 당연한건지도.)
부서 행사는 부서에 이를테면 모임같은게 있는데 회비를 걷습니다.
그 모임엔 가입 해도 되고 안해도 됩니다.
가입 할 경우엔 두세달에 한번씩 다 같이 와이너리 놀러가고, 어디 구경가고, 연말에 같이 밥먹고 그러더군요.
회원이 아니어도 그때그때 행사가 마음에 들면 따로 돈 내고 참여해도 됩니다.
저희 부서는 그 모임에서 크리스마스, 이스터때 매주 한번 씩 아침에 하는 회의가 있는데 그 회의 시간에 아침을 준비해서 주더군요. 공짜로 먹어도 되고 원하면 원하는 만큼 돈을 기부하고 먹어도 됩니다.
저희 병원엔 뭐... 이정도 행사라면 행사가 있는데 다른 병원들은 모르겠네요.
병동 혹은 과 주도 회식은... 없습니다. 그냥 일 끝나고 맘 맞는 사람끼리 한잔 마시러 가면 모를까...
대신 누가 관두거나, 출산 휴가 가거나... 그럴때 오후 티 타임 시간에 다들 케이크 같은거 구워와서 먹고 그래요.
이렇다보니... 한국에선 회식 정말 싫었는데 아주 가끔은 온몸에 고기냄새 배고 억지로 술마시고 했던 회식이 그립기도 합니다.
웃기죠...
대충 생각나는대로 적었는데... 또 뭐가 있을까요??
길고 지루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호주간호사 도전에 긍정적 자극이 되는 글이였기를 바랍니다.
PS; 위에 적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그립고 한국 음식과 문화가 그리워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듭니다만
한국에서 일 할 생각하면... 못 갈것 같습니다.
* 휴가 부분 수정되었습니다.
첫댓글 호주나 뉴질랜드나 시스템이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와아.. 한국에 오기 싫으실만 하겠어요.. 그런거 있죠.. 작은집에서 살다 큰집가면 잘 살겠는데, 큰집 살다 작은집 가면 엄청 불편한것 같은... 부럽네요.. 저도 얼른 대열에 합류해야겠어요...글 올려주셔서감사합니다. 실질적인 정보가 필요했었는데..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D
정말 현실적으로 퐉 와 닿는 부분입니다. 근데 호주 어느 지역에 계시는지도 궁금해요. 시드니인가요?? ㅎ
이 글읽고 다시한번 힘을 얻네요, 좌절했다가 다시 일어나는 기분이에요 13년엔 제가 호주에 가 있을수 있겠지요...
감사합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1인입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