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설의고향
#09금
2화 - 예지의 아빠들 -
국내유수의 여성전문 잡지사 기자인 최모 기자가 편집장의 호출을 받았다.
편집장의 말인즉 기막힌 제보가 들어왔는데, p시의 00 교도소에서 전의 교도소장 주선으로
백여명의 장기수들이 주축이 되어 한 고아 계집애의 후원자가 되어 육년 이상 도와왔다는 것이다.
즉 미혼모인 예지 엄마가 어떤 범죄로 인해 죽자, 수인들을 교화시키려는 목적하에 결연을 한 것이란다.
해서 수백명의 수인들은 매달 푼돈을 걷어서 양육비와 교육비를 부담해왔는데
藝智는 구김살 없이 커서 어느덧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으니...
그런데 예지를 키우면서부터 그 교도소의 행정은 전국 최고의 교정사업으로
여러번 표창받았을 뿐만 아니라 수인들의 재범률도 전국 최저가 되었단다.
즉각 취재에 돌입한 최기자의 마음은 뛰었다.
그녀도 한때 결혼을 했었지만 이기심 덩어리인 남자와 헤어진지 몇 년째,
처음엔 아이가 없는 게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건만 어느덧 40을 바라보는 지금에 이르러선
귀엽고 예쁜 딸이 하나만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절감하고 있던 참이었던 것이다.
외로움도 덜할 거고 인생사는 보람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기자다운 직감으로 이 미담은 문제가 다소 있다고 보았다. 예지란 이름으로 보아 지적이고 매우 똘똘할 것 같았다.
거기다 예쁘다면...? 어쩌면 이건 특별한 인연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면담이 이뤄진 00교도소장은 그 미담을 인정하면서도 당혹하고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드라마니, 후원이니, 영화화니 고맙긴 하지만 기사화하는 건 정말 신중히 고려해주시오,
재소자들은 예지를 진짜 딸로 생각하고 있어요.
세상에 어느 아비가 자기 목숨보다 사랑하는 딸을 팔아 이득을 취하려 하겠소?
솔직히 말하면 기사화하는 건 절대로 반대합니다.
예지 아빠들은 더욱 결사반대 하겠지만..”
그러고 보니 소장실 벽에는 너덧살의 예쁜 계집애 사진이 확대되어 걸려있었다.
“바로 저애가 예지군요. 맞죠? 아주 똘똘하게 생겼군요.”
똑똑해보일 뿐만 아니라 마치 천사같이 예뻤다.
최기자는 사진을 몇장 찍고는 예지의 아빠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교도소의 복도와 곳곳에 예지가 그렸다는 그림들이 붙어있었고 사진과 편지들이 액자에 혹은 표구되어 걸려있었는데
‘압바, 에지는 압바가 보거 시퍼요. 압바 안넝흐거세요’ ‘미구게 여행 끈나먼 여지이 마나러 와주서요’정도의 괴발개발 그린듯한 편지였고 그림도 그리 특출한 점은 없었으나
재소자들은 그것들을 신주단지 같이 모시는 것 같았다.
예지가 멋진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 치는 사진,
산더미같은 장난감(재소자들이 정성껏 만들거나 사서 보내준 선물이란다)에 둘러싸인 행복한 모습의 사진,
자기 키보다도 큰 생일케익을 먹느라 온몸에 크림이 묻은 사진, 목욕하는 야한 사진까지도 있었다.
재소자들이 모은 돈으로 가정부와 보육사를 고용해 예질 양육해왔단다.
목공 작업장에 들러 기자라고 밝혔을 때부터 재소자들의 분위기가 험상궂어지더니.
기사화하고 ‘인간극장’으로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하자, 재소자들은 즉각 폭발했다.
“차아뿌라마! 대체 오데 있는 잡지사고? 내사마 칵 불을 싸질러 버릴끼다!”
“어서 이런 호랭이씹어물어갈 냄비가 튀어나와서 멍멍거리는겨”
“단 한 줄이라도 기사를 내보더라고, 밖에 있는 우리 아그들 시켜 칼침을 놓을랑게!”
당장 폭동이라도 날듯한 험악한 분위기에 더 이상 취재할 상황이 아니었다.
할 수없이 그만 물러나왔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재소자들의 입장도 이해는 갔다.
희망이 단절된 그들에게 있어 예지는 구원의 여신이자, 속죄의 상징이자, 유일한 보람일 터였다.
그런 예지를 세상에 공개한다던가 팔아버린다는 건 도저히 상상할 수없었다. 그렇다고 한사코 숨기는 예지의 주소를 알아내어 아이의 찬성을 얻어낼 사안도 아니었다.
며칠을 고민하다 최기자는 다시 교도소를 찾았다.
교도소장과 같이 험상궂은 재소자들 앞에 다시 선 최기자는 침착을 잃지 않고 설득했다.
“좋아요, 기사화하는 건 포기하겠어요. 하지만 당신들도 예지를 포기해야 돼요”
재소자들은 멍청해졌다
“포기라니, 지금 뭔 뜬금읎는 말이래유?”
“생각해봐요, 당신들이 예지를 놔주면 예진 분명 어디론가 입양될 거고 그림자만이 아닌 진짜 아빠, 아빠뿐 아니라 엄마도 생기고 잘하면 동생이나 언니도 생길 수 있어요, 안그래요?
지금은 몰라도 예지도 언젠가는 커요, 당연 아버지의 실체에 대해 알게 되겠죠,
자, 백수십명중 누구를 아버지라고 불러야 되죠? 예지 장래가 어떻게 될 것 같애요?
죄많은 죄수가 아버지라니 천사같은 예지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요?
무엇보다도 여자아이한테는 아버지보다도 엄마의 존재가 몇배 더 필요하단 말예요”
공황과 충격에 빠진 죄수들은 말을 잃고 멍청히 침묵에 빠져들었다...... 잠시 후....
“마, 맞는 말이야..우리가 만들어 보낸 장난감처럼 예지는 우리의 마스코트내지 노리개였어,
예지를 놓아주세..떠나보내세..예지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다, 내는 아이다, 니는 그랫을지 몰라도 내는 예지 없으몬 하루도 몬산다!”
“나도 마찬가지유, 포기라니, 예지가 물건인규? 누가 뭐래도 예진 내 딸인규”
“웜매, 환장해부리는 거, 참말로 억장이 무너지것구만이라”
“아프지만 보내야 돼...우린 지옥에서 박박기어도 좋지만 예지는 천국에서 잘 살아야 할 것 아닌가...”
대세가 기울고 있음을 안 최기자는 죄수들을 더 자극하지 않고 물러나왔다.
그리고 다음날, 재소자들이 예지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최기자는 편집장을 설득시키느라 진을 빼었고 약속대로 기사화는 없던 일이 되었다.
그래서 전설이 되고 만 것이다.
이런 건은 전설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로부터 일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겨우 이주일 후, 가을찬비가 내리던 날, 예지가 타고 있는 미국행 비행기는 기어이 이륙했고...
최기자는 눈물을 삼키며 쓸쓸히 돌아와야만 되었다.
왜..냐..고?... ...왜냐고라!
예지는 소아마비라서 잘 걷지도 못할뿐더러...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농아라서...........
외국말고 국내에서는 입양희망자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지 왜겠어 ....최기자마저도...
아아..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지만 쓰면서도 통곡이 나오누나..
.....+×@~%^&*☆♡.....
< 新 전설의 고향 2화 예지의 아빠 끝 >
2006,7 잠파노
- 그 썰이 진짜냐는 소리 듣기도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다.
내가 바로 그 교도소 예지아빠중의 한명이었다고 하면 온라인이 뒤집어질 거시고...
좋다. 양식이 한가마니도 넘게 있는 작가는 표절해놓고도 시침떼면 안되는 법이다.
그렇다. 비록 개작은 했지만 삼사십년전 일본의 모 텔레비전 단막극인
‘루미꼬여, 나의 딸’(정확한지는 장담못함)에서 원용했음을 자수한다.
뮤지컬?원작에서 루미꼬는 장애인도 아니며, 기사화를 포기하는 게 끝부분인 걸로 기억된다.
옛날과 달리 지구촌인 현대의 전설은 조선만이 아니라 일본에도, 미국에도, 우주에도,
심지어 지옥이나 천국에도 있을 수 있다.
아무러나 미담만 발굴해도 모자랄 판에 에로엽기...
아니면 이리 무지 슬픈 전설을 옮기는 무이는 천상 삼류인가 보다ㅜ
...아아~ 고아수출대국만은 벗어나야 동방의 예의지국일건데...
타씨말처럼 동방의 찬란한 빛이 될긴데..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