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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화)
1. 올 농사계획을 마쳐간다. 이번 주까지 주요한 내용을 모두 정리하고 다음 주부터는 밭에 가기로 한다. 2월부터 사과나무 전정에 들어가고 이번 달에는 논과 밭 주변 나무들의 아래 가지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울창한 나무들은 그림자를 많이 만든다. 나무의 키는 그대로 두고 아래 가지들을 정리하여 나무가 곧게 자라도록 한다.
2. 올 겨울에도 우려했던 대로 눈이 적다. 눈은 비에 비하여 땅위에 오래 머물며 땅속으로 서서히 습기를 내려 보낸다. 눈이 많이 와야 봄에 가물지 않는다. 보리며 호밀이며 또 양파 등도 눈 속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올 겨울에는 눈이 적다. 한번 밖에 오지 않았다. 기온은 제법 낮은 편이어서 평년과 같은 기온을 보인다.
3. 회원들에게 선호도를 조사하는 설문지를 만들어 보낸다. 논밭에 있는 모든 채소와 곡식들을 올렸다. 조금 더 소통을 늘리고 주는 대로 먹어야하는 곤혹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한다.
1월 14일(수)
기술센터에서 산채교육이 있었다. 충주농업기술센터 김수복과장의 강의였다. 산밭의 중단과 상단 지역을 산채 위주로 꾸려가려는 생각에 부합한 강의였다. 일단 다른 곳보다 해발이 높고 음습하므로 산채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곰취, 산마늘, 나무두릅, 흰민들레, 쑥부쟁이, 영야자, 초롱채 등을 검토해 본다.
1월 17일(토)
1. 오후에 농장에 가서 논매의 연못 쪽에 서있는 뽕나무의 가지를 잘랐다. 나무가 많이 커서 논매에 그늘을 많이 만든다. 가지들을 제법 많이 잘라냈다. 그런데 정작 잘라야 하는 것은 서있는 두 줄기중 논쪽으로 휘어져 있는 줄기였다. 논쪽으로 휘어져 있는 줄기는 몇년 가지 못하고 쓰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너무 굵어 자르지 못했다. 자른 가지중 굵은 것은 연못가 표고골목 받침용으로 쓰고 중간가지와 잔가지는 골목아래에 깔아놓는 용으로 쓴다. 골목아래 잔가지들을 깔아놓으면 수분유지에 좋을 것 같다.
2. 병철할머니댁에서 어제 만든 메주를 가져왔다. 건조기 판을 두겹으로 해서 볏짚을 깔고 말린다. 온도는 최저설정온도인 20도, 통풍구를 열어 최대한 초겨울처럼 선선한 바람으로 말린다.
3. 병철할머니와 벼 육묘와 모내기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올해 도입하려하는 깊은 삽목판 육묘에 관하여. 병철할머니의 의견은,
3-1. 삽목판이 45~50일간 육묘하면 뿌리가 많이 자라 서로 엉키기 때문에 모를 찢어 심기가 매우 힘들 것.
3-2. 구멍당 드문드문 모가 자라 여러 개를 뽑아서 큰 뿌리 덩어리를 심어야 했던 처음 모내기하던 때와 달리 5알씩 넣어 제대로 자란다면 트레이 모내기가 더 좋겠다.
3-3. 트레이의 큰 뿌리덩어리를 수직으로 곧게 심으려면 봉으로 구멍을 뚫어 심는 것이 좋겠다. 이러려면 여자 2명에 남자 1명이 조를 이루어 작업해야 한다.
1월 18일(일)
1. 벼 육묘는 162구 트레이로 결정했다. 예상보다는 트레이 숫자가 많지 않다. 다시 한번 검토해보기 한다.
2. 산채 정리를 마쳤다. 일단 지금하고 있는 산마늘, 곰취, 두릅, 산민들레, 냉이로 결정했다. 길밭에 자생하고 있는 달래, 씀바귀 등을 잘 관리하고 산밭 상단이랑을 정리하여 산채 전용구역으로 삼으려 한다. 사과밭 단1~3이랑의 과수들, 복숭아, 자두, 매실 등을 정리하고 두릅나무를 심을까 생각중이다.
3. 논매 연못쪽 뽕나무 정리를 했다. 다 끝내지 못했다. 중간가지는 밭에서 쓸까해서 따로 골라두고 있다.
1월 19일(월)
1. 어제밤에 눈이 약 10cm 왔다. 고마운 눈이다. 봄가뭄이 들까 은근히 걱정이 되었는데 두 번째 눈이 와주었다. 오늘 아침 날이 따뜻하여 잘 녹는다.
2. 올해 농사계획을 일단 마무리했다.
2-1. 올해에는 정식시기에 관한 고민이 컸는데 대안을 찾아 문제를 잘 해결한 느낌이다. 적어도 계획상으로는. 해마다 새로운 문제를 깨닫게 되고 또 해결방안을 찾아간다. 언제까지일까.
2-2. 또 올해는 산채에 관하여 확고한 마음가짐이 생겨 본격적으로 시도한다. 기존에 있었던 산마늘을 비롯하여 곰취, 민들레, 섬초롱꽃 그리고 두릅이다. 늘 어딘가 어정쩡했던 산밭에 식물을 들여야 하는 것도 늘 부담이었는데 적당한 재배지를 찾았으니 시작해본다. 마음에 와닿지 않는 식물을 심는 것은 그 자체로 무리이다.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내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2-3. 산채 두릅나무를 시작하면서 블루베리로 함께 시작하기로 한다. 사과밭 단이랑 2개를 정리하고 두릅과 블루베리를 심기로 했다. 단이랑1, 2번에 복숭아나무만 남기고 나머지 과수를 정리하고 새로운 나무를 앉힌다.
1월 21일(수)
1. 어제는 CB졸업식이라는 데에 갔었다. 연천군청 대회의실에서 한다고해서 병석이와 같이 갔다. 나는 초대를 받지 못했으나 그냥 갔다. Community Business 주민들을 대상으로 DMZ와 인근한 자원을 활용하여 일거리를 만들어 보고자하는, 건국대에서 작년부터 주관했다. 작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일거리가 될 만한, 수익이 될 만한 아이디어는 별로 없는 듯했다. 어디 그리 쉽겠는가. 늘 이런 교육을 마치면서 ‘시작’해 보았다는데 의미를 둔다.
2. 오늘은 기술센터에서 농업6차산업이라는 주제로 강의가 있었다. 6차산업. 이렇게 저렇게 정부에서는 지원의 방향을 바꾼다. 개인에서 마을단위로, 다시 법인에게로, 가족농에게로 바뀌는 듯한 분위기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사업의 주체가 얼마나 노력하는가와 그런 노력을 잘 헤아려줄 수 있는 정부인가 하는 것같다. 여러 곳의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는 강의였다. 자료를 부탁해서 받았다. 검토해본다.
3. 올해 계획을 마무리하고 일정도 잡았다. 작년에 비해 더 일이 많아진 듯하다. 늘 그렇지만.
1월 25일(일)
1. 엽양채류 계획을 보강하여 고급채소라는 아스파라거스와 아티초크, 신맛이 나는 루바르 그리고 아열대 자양강장 3총사로 오크라에 이어 말라바(인디언)시금치를 더했다. 아스파라거스는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3년 준비과정이 필요하므로 일단 시도한다. 아키초크는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에서 노지 월동을 하는데, 길밭의 경우 비슷한 종인 엉겅퀴가 자생하므로 볏짚보온으로 월동이 가능할 듯하다. 루바브는 신맛이 나는 신기한 채소로 역시 재배 가능성이 보인다. 말라바 시금치는 수세미가 자라던 곳에 덩굴지게 심기로 한다.
2. 계획했던 봄쌈류 채종종자 채취는 일단 보류한다. 국화과 식물은 자가수분과 타가수분을 겸하므로 200m이상의 격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지금 채종대상인 청치마상추/적축면상추/양상추/생채/로메인/오크린/레드치커리가 여기에 속하므로 모아놓은종자는사과밭 인근에 폐기하기로 한다. 쌈샐류 종자는 매년 새로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채종은 1종씩만 채종해본다.
3. 23일 그제 미니파프리카 빨간색 종자를 샀다. 미리 주문하여 받은 터라 좋긴 하지만 가격이 무척 비싸다. 100알 20만원. 죽인다.
4. 농사계획을 다시 검토한다. 아무래도 느낌이 별로다. 오늘 열매뿌리류부터 다시 시작했다. 가지과 채소를 끝냈다. 조금 더 세밀하게 계획을 잡는다.
1월 27일(화)
1. 어제 하루 종일 2015년 농사계획을 다시 보았다. 약간의 오류를 찾아 고치고 구체적인 작업일자를 넣었다. 가지과 작물들에 좀더 욕심을 내어 조금 더 다양한 정식시기와 육묘기간에 관한 실험을 해보기로 한다. 실험이란 내년에 좀 더 나은 농사를 위한 방법을 찾으려는 것인데 시도하려는 항목이 실효성이 있는지, 농사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를 두고 고민했다. 무엇보다도 기준이 되는 시점에서 실험결과를 관찰하고 잘 기록을 해 놓아야 활용할 수 있다.
1-1. 매년 문제가 되는 것들을 발견하고 농사 기간 중 고민하다가 겨울에 대안을 찾는다. 지금까지 다행히 결론을 내긴하지만 그것으로 문제가 풀릴지는 알 수 없다. 지난 과정에서 그랬고 올해도 또 지내봐야한다. 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 관행농의 경우, 많은 연구자가 있고 주변에도 똑같은 농가들이 실천하고 있으니 갖가지 방법이 또 나온다. 경험에 의해 검증된 것이니 그렇게만 따라하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거의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딱한 자연농, 올해도 내년에도 끝없이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리라 생각한다.
2. 어제 몇 년전 다녀간 홍성의 젊은 농부가 전화를 했다. “전화로 될른지요...”하며서 말문을 열었는데, 몇 년전에 만났을 때에도 기계장비를 사용하여 농사를 짓는 것이 회의스럽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제도 무경운 벼농사를 위하여 내가 한 것처럼 논바닥에 고랑을 파고자 한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이렇게 저렇게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그는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야기하면서 나는 내가 참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전달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설명이 부족한 면도 있겠으나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시도를 사전에 머리로만 상상하는 것이 잘 와 닿지 않는 듯 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농사에 적용해보는 모든 과정들을 원인과 결과로 분석해 보지 않은 것이 이론적으로 설명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해보지 않은 일을 상상하고 계획한다는 일은 참 어렵다. 공감이 가도록 말하고 글을 쓴다는 게 새삼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작년에 쓰고 남은 종자의 재고를 파악했다. 올해는 신규로 시작하는 채소류도 많아 2월초쯤 농자재와 함께 한꺼번에 구입해야겠다.
1월 29일(목)
1. 어제와 오늘 올해 쓸 종자와 자재류를 점검하고 구입품목을 확정지었다
1-1. 아시아종묘를 위주로 작년처럼 주문할 계획이다. 양배추류와 쌈샐류를 보충하고 새로 심을 아스파라거스, 아티초크 등을 주문한다. 미리 사놓은 미니파프리카 빨간색은 동부팜한농, 루바브는 꽃씨몰에서 구입하고 나머지는 모두 아시아종묘에서 구입한다. 아시아종묘의 종자대금은 150,000원 내외이다. 다 합쳐도 미니파프라카보다 적다.
1-2. 산채로는 곰취, 민들레의 종자는 확보했다. 곰취는 아시아종묘에서 구입하고 흰민들레는 작년에 마당에서 씨앗을 거두었다. 원래는 잎 수확용으로 노란색 산민들레를 심고자 했으나 품종이 불분명하고 종자를 구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섬초롱꽃의 종자를 구하지 못해 울릉군농업기술센터에 문의했으나 재배농가가 없어 종자를 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올해 영농교육 산채강사로 나온 충주농업기술센터 김수복과장께 구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섬초롱꽃을 구하지 못하면 잎을 따 먹을 수 있는 당귀를 심기로 한다. 산밭의 산채류는 곰취, 민들레, 섬초롱꽃/당귀, 산마늘 4종으로 한다.
1-3. 새로 계획하는 블루베리는 장남의 김정환에게 묘목을 사기로 했다. 극조생종으로 장마전 6초에 수확하는 듀크를 20주 심기로 했다. 재식시 필요한 피트모스 4포도 함께 구입한다. 하우스 앞에 구멍을 파놓은 곳에는 소동장님께 부탁하여 블루베리 4~6년생 성목을 5~6주 심기로 한다.
1-4. 사과밭에 심기로 한 두릅나무와 논죽 윗둑에 심으려는 오미자는 충북농원에서 구입한다. 두릅나무는 삽목 2년생 36주, 오미자는 실생 1년생 50주이다. 오미자는 논둑 입구와 끝쪽을 제외하고 가운데를 중심으로 20m 정도 심는데 재식거리를 조금 넓혀 40cm간격으로 한다. 논둑 아래 턱진 곳 경사면에 바짝 붙여 1.5m간격으로 유인틀을 세우고 유인망을 덮어 재식한다. 심기 전 경사면 아래쪽을 조금 깍아내려 대강의 오미자 두둑을 만들고 구덩이를 파지 않고 오미자 뿌리를 놓고 흙을 덮는 방식으로 얕게 심는다.
1-5. 농자재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16호대포트 1박스(2,000개)와 양배추류를 중심으로 사용할 중간크기 14호중포트 1박스, 포기류 육묘를 위한 50구트레이 40개와 벼재배용 162구트레이 2박스(200개)를 구입한다. 트레이는 가격이 조금 비싼 은트레이로 한다. 부직포 못자리를 위한 40g짜리 부직포와 지온상승용 폭90cm 얇은 비닐을 구입한다. 그 외 트레이 깔판과 높은 엉덩이 방석 등을 구입한다.
1-6. 원예상토는 작년과 같이 신기상토를 30포 구입한다.
1-7. 벼 물주기를 위한 수중모터와 롤전선, 물호스 그리고 온상운영을 위한 전열선 등은 일단 구입을 유보한다.
2. 아침에 든 생각인데, 낮은 지온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얕게 심기가 있다. 왜 진작 생각이 나지 않았는지. 정식시 현재 계획하고 있는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고 모든 모종을 지표면 위로 20~30%정도 나오도록 심고 그 위로 복토하는 방법을 취한다.
3. 어제 한병석과 복합농장조성사업의 이야기 하는 중 아나스타샤 독자들을 대상으로 가원을 확대하는데 합의 했다. 한씨가원, 적성 양봉가 그리고 해땅물이 초기 가원 공동체가 된다. 1년에 50~60명이상 가원공동체의 방문을 추진하고, 년 1회 전국 1만여 독자를 대상으로 7월하순경 ‘지구의 날’을 정해 함께 모이는 행사를 갖는다. 행사는 몇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하여 무리함이 없이 구성하는데, 주로 놀고, 수영하고, 삼삼오오 작은 토론을 열고, 환경 에너지 등에 관한 강연을 듣고, 예술을 즐긴다. 참가비는 조금 거두어 준비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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