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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넘긴 장기투쟁 속에서 용역깡패, 손배 가압류, 부당해고, 직장폐쇄, 자해공갈 등 산전수전 다 겪으며 강고히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뭉쳤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한국까르푸·시그네틱스·천지·태광·방지거병원·한국로슈·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SBS 미디어넷 등 장기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8개 노동조합과 민주노동당, 학생조직 등과 함께 '서울지역 장기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를 조직하고, 그 첫 투쟁으로 21일 '장기사업장 집중 순회투쟁'을 진행했다.
이날 투쟁에 참가한 8개 사업장의 노동자 400여명과 학생들은 강남 포스코사거리 한국로슈본사앞 집회를 시작으로, 역삼역 한국 까르푸 본사 앞, 강남역 천지산업 본사앞, 논현역 영풍그룹 본사앞 집회를 진행하면서 시민들에게 배달호 열사의 죽음과 두산중공업의 노조탄압, 장기투쟁사업장 사용자의 노조탄압 실상을 선전했다.
서울본부 고종환 본부장은 "8개 사업장이 해를 넘겨 장기투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달호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연대투쟁을 조직해 들불처럼 일어나 투쟁해야 한다"며 "오늘 첫 순회 투쟁에 이어 2,3차 투쟁들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종환 본부장은 또한 "대부분 장기투쟁사업장들은 소규모 영세사업장이거나 비정규직 사업장으로 열악한 조건 속에서 심각한 노동탄압을 받고 있다"며 "규모가 작고, 투쟁동력이 약한 사업장들의 승리를 위해서는 연대투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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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쟁사업장 상황개요]
△한국까르푸 노조설립 6년이 되도록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까르푸노조는 스스로 자해를 하고 노조 간부를 폭행으로 고발한 크리스티앙 드날 점장의 자해공갈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노조활동 인정, 단체협약 체결, 부당해고 철회'를 위해 200여일을 훌쩍 넘겨 투쟁하고 있는 까르푸 노조는 일산점 기욤 부베 점장의 부당노동행위 선고를 받았으나, 여전히 해고자 복직, 노조 활동 인정 등 현안에 있어 까르푸 사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그네틱스 두해를 넘겨 벌써 파업 550여일째를 향하며 장기투쟁사업장의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꼽히고 있는 시그네틱스지회는 영풍자본의 일방적인 파주공장 이전에 맞서 쇠파이프를 든 구사대에 맨몸으로 맞서 싸우며, 구속, 수배, 농성장 침탈, 어린이집 강제철거에도 꺽이지 않고 노숙, 단식, 고공시위 등을 진행하는 강고한 투쟁사업장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시그네틱스지회 투쟁과 함께 영풍그룹의 석포제련소의 비인간적인 노동조건을 폭로하는 투쟁도 진행하고 있는 시그네틱스지회는 "회사 경영상태가 너무 안좋아 안을 고민해보겠다"며 여전히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는 영풍그룹에 맞선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 태광 작년 여름 20여명도 안되는 노조원들의 임단협 투쟁을 탄압하기 위해 1백여명의 용역깡패를 동원해 구로공단을 투쟁의 열기로 뜨겁게 달구었던 천지-태광 공동투쟁본부 역시 2003년인 지금까지 노조를 말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측에 맞서 투쟁을 진행 중이다. 태광하이텍노조는 연말연시 동안 사측이 조합원 전원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통보하며, 비조합원들로 징계위원회 노조측 위원을 선정하려해 징계위원회 개최기도를 막으며 새해를 맞이해야 했다. 천지 또한 해고자 복직, 상여금 200% 반납을 고집하는 천지 사측과 맞선 투쟁을 계속 진행 중이다.
△방지거병원 방지거병원지부는 재단측의 고의부도와 폐업신고로 인해 10개월여가 넘게 '체불임금 해결, 고용승계보장, 병원 정상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신행과 서재길은 방지거병원 양도양수 계약 체결 후 계약금 지급 등 어떠한 약속 이행도 하지 않은 채 근로자 대표 선출을 요구하는 등 노동조합와해를 시도하고, 지난 11월 5일 병원폐업신고를 접수했다. 지부는 결국 이신행, 서재길의 병원 양도양수를 막아냈으나 이후 병원의 공공병원화와 부당폐업 철회 등을 요구하며 노동부앞 집회 등 투쟁을 진행 중이다. 또한 1월 24일 오후3시부터는 지하철 기술지부, 도시철도 기술본부와 함께 '방지거병원노조 후원 일일주점'을 한양대역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로슈 한국로슈는 제약기업인 스위스 로슈사의 자회사로 사리돈, 제니칼과 항암제 등을 발매하고 있다. 한국로슈 사측은 02년 임단협에서 임금인상, 노조활동 보장, 인사제도 개선 등 노조의 모든 요구안을 거부해 노조가 02년 10월 31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사측은 파업 84일째인 현재까지 단 한차례만 교섭에 응했으며, 파업이전인 02년 6월에는 대자보를 부착했다는 이유로 노조사무실 폐쇄 신청을 했다 취하하는 해프닝까지 벌였다. 현재 위원장 등 노조원 4명을 폭력혐의로 고발했으며 '이번 기회에 노조를 깨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84일간의 파업 내내 '96명 전 조합원 중 단 한명의 복귀자도 없다'는 로슈노조 정경호 위원장은 "사측이 전임자의 식권 지급을 중단하는 등 시시콜콜 노조의 활동을 방해하는 등 조합원 모두가 너무 많이 당해왔다"며 "사측이 계속 우리의 요구를 전면 거부하고, 협상에 임하지 않는 한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로슈노조는 22일 파업 돌입 이후 두 번째 교섭을 앞두고 위원장 삭발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분회 작년 한해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장애인들을 동원해 민주노총 중앙본부, 서울본부, 복지관 등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해 물의를 빚었던 시각장애인연합회는 지난 12월 26일 시각장애인연합회 분회가 '사업반납 저지 및 계약만료 철회를 위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자 1월 8일 조합원에 대한 직장폐쇄를 통보했다. 연합회는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지난 8월 '1588 장애인전화' 사업을 반납한 데 이어 11월에는 '직업재활센터, 직업활동시설' 등 장애인 복지사업을 반납하고 관련 계약직 노동자 6명에 대한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분회는 사측의 직장폐쇄에도 복지관 내 집회를 강행하며 복지관 앞 컨테이너 농성에 돌입했으며, 노원구청과 서울시청 앞에서 사업반납 및 계약만료 철회 촉구,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지도감독의 강화를 요구하는 1인 시위 등을 진행하고 있다.
△SBS 미디어넷지부 파업선포 2시간만에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으로 유명한 SBS 미디어넷은 여전히 "회사측은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법원의 판결로 조합원들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막을 법적 근거가 사라지자 지난 1월 6일 일방적으로 노조 사무실 집기를 들어내 1층 창고로 옮겨 다시한번 물의를 빚고 있다. 사측은 노조 사무실 집기를 옮긴 이후 1층 창고와 일반 사무실을 연결하는 모든 통로를 폐쇄해 노조원과 비노조원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지난 12월 3일 전조합원을 해고한 SBS스포츠채널은 해고된 집행부 5인에게 각각 1억 2천만원씩, 조합원에게 수천만원씩의 부동산 및 임금, 퇴직금 등 총 4억 8천만원여의 가압류를 신청하고, 조합원 33명을 특수협박, 모욕,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조합원 전원이 정리해고된 12월 3일부터 여의도 SBS 본사앞 노숙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미디어넷지부는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와 매서운 강바람에도 노숙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태강 독산동 우시장에 위치한 태강은 도축업 회사로, 회사 매각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버티며 노조와의 교섭도 거부하고 있다. 현재 50여명의 노동자들이 작년 11월 5일부터 투쟁 중이며 대부분 15년에서 많게는 20년간 태강에서 일한 5,60대의 노동자들이다. 이날 순회투쟁에 함께 했던 태강노조 김근갑(51세)씨는 "회사 사주들이 마음대로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협상도 거부하면서 직원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는 딸린 가족들이 있으니 체불임금을 지급해달라는 것뿐"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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