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나로써는 소풍날 기다리는 초등학생 처럼 드디어 기다리던 동마가 왔다.
아침 6시30분에 기상해서 준비해둔 빵과 오렌지쥬스를 먹고 버스를 타고 종로1가에 내렸다. 광화문에 내려도 되지만 일부러 한정거장 더 가서 종로1가에 내린 것이다. 왜냐면 종로 쪽이 빌딩가라 화장실 가기가 편리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뛰어본 노하우라고나 할까?ㅎㅎ
광화문에 도착하니 7시 30분 수많은 달림이 들로 광화문 일대는 그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동호회에서 같이 운동하고 사진 찍고 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나는 달리기 중독자로
혼자서 친구도 없이 가방하나 딸랑매고 왔는데...옷을 탈의를 하고 밖으로 나서니 일기예보에서 영하 7도라고 하던데 그 한기가 느껴진다. 마라톤 복장을 삼각팬츠 하의와 2003년 춘마에서 준 짧은 팔 상의를 입고 와서 그런지 한기가 더 느껴지는것 같았다. ‘뛰다보면 추운줄 모를 거야’ 이런 생각을 하고 짧은 옷을 준비했는데 다른 달림이들을 보니 다들 나보다는 긴옷을 준비했다. 드디어 출발 존에 섰다. 출발존은 A존. 작년에 동마에서 3:23분에 뛰어서 A존 에 설수 있었다. 연습을 별로 안해 목표는 완주지만 그래도 3시간 10분대 들어오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드디어 엘리트 선수 들이 출발하고 나서 애국가를 합창한후 8시 8분경 출발했다. 남대문을 돌아 을지로로 가니 엘리트 선수들이 U턴 해서 반대편 에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마음속으로 좋은 성적 내라고 응원하면서 나도 U턴 지점을 돌아서 을지로 입구 쪽으로 달려오니 반대편에서 B,C 그룹이 달려오고 있었다. 서로 팔을 흔들며 “화이팅”,“힘”이라고 나도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달림이들도 서로에게 응원 하고 있었다. 달림이들의 진한 우정이 느껴진다. 종로쪽으로 우회전할무렵 11km 라는 안내표지판이 보였다. 이제 1/4 정도 뛴 것이다. 내 자신 내가 컨디션을 체크해 보았다. 난 마라톤 고수는 아니지만 중수는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계나 심박계등이 없어도 내가 달리는 속도, 컨디션·등을 어느정도 달리면 정확히는 아니지만 알수가 있다. 11km 지점 난 평소때 보다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는 속도에다가 몸 컨디션도 괞찮았다. 다른 A 그룹 달림이 한테 특별히 뒤쳐지지도 않는 속도였다. 이 페이스 계속 유지한다면 10분대 진입도 어렵지 않을 것같아 기분이 좋았다. 어디서 오셨는지는 모르지만 일요일 추운날씨에두 불구하고 국악대, 북치시는 분들, 교향악단 분들 이 응원해주시고 지나가는 시민분들이 팔을 흔들어 응원해주시니 힘과 용기가 생겨났다.
그래서 발걸음이 더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잠실대교를 지나 22km 지점에 이르니 뒤에서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것 같았다. 그래서 뒤를 돌아보니 3:15분 페이스메이커가 사람들을 이끌고 파란 풍선을 매단채 내 바로 바짝 뒤에 오고 있었다. 나는 뒤쳐지면 안될것 같아 달려봤지만 23km 지점에서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완전히 뒤처지기는 싫었다.
그래서 나두 3:15분 페이스메이커 무리속에 껴 따라 가리라 맘을 먹고 그 그룹과 발을 맞추었다. 15분 페이스메이커 그룹에는 여성2명과 머리에서 발끝까지 수퍼맨 복장을 한 달림이 등이 그룹을 지어 뛰고 있었다. 난 수퍼맨 복장하고 뛰기 힘들텐데 대단하다 생각하고 열심히 따라갔다. 하지만 결국 29km 지점 내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페이스메이커 파란 풍선이 내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난 맘속으로 따라 붙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으나 다리가 따라 주지를 않았다. 30km지점 점점 멀어진 풍선과 수퍼맨은 결국 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연습부족 이다. 난 남산에서 주로 연습했었는데(토요일날 연습하다 시청마라톤동우회도 플랭카드보고 우연히 알게됬음)왕복 2바퀴(12km) 몇 번하고 3월 6일 서울마라톤대회에서 20 km 한번 뛰어본게 다 이다. 30km 넘는 장거리 훈련(LSD) 은 한번도 안하고 뛰었으니 무리가 따르는것도 당연하다. 30km지점 체크판을 밟고 지나니 그때부터는 고통의 연속이자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발에 양말이 느슨해져 두겹으로 신발에 껴 있는것 같았다. 하지만 난 알고 있었다. 그건 양말이 문제가 아니라 발이 아픈거라고... 팔도 날씨탓인지 찬바람이 불자 팔도 저려왔다. 그래서 손바닥으로 팔을 쓰다드며 달리고 있었다. 오른쪽에 1km마다 서있는 표지판이 1km 가 훨씬 넘는 느낌이고 너무 멀게만 그껴졌다. 나를 앞질러 가는 달림이 들이 점점 많아 졌다. 점점 불안해져 갔다. 좀있으면 3:30분 페이스 메이커도 볼것 같았다. 걷는 달림이들도 눈에 띠게 많아졌다. 너무 힘들어 나도 걷고 싶었다. 아니 수송버스가 옆에 지나간다면 나도 타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하지만 난 걷지 않았다. 속도는 느려졌지만 뛰고 있었다. 걸으면 계속 걷고 싶기 때문에 뛰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적어도 3:30분 안에는 들어오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약 40 km 지점에 왔을때 코피가 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손으로 코를 만져보니 다행이 코피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몸에 무리가 와 코피가 코 근처까지는 온것 같다. 조금 더 뛰니 1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만 더뛰면 완주할 수있다고 생각하니 기뻤다.
그래서 기록을 좀더 내기위해 있는 힘을 다해 뛰었고 다른 달림이들도 속도를 높이는 것을 알수있었다. 그때 전광석과 같이 나와 다른 달림이들을 앞질러 가는 달림이가 있었으니 아까 23km 지점에서 3:15분 페이스메이커 따라뛰던 여성달림이었다. 얼마나 빨리 뛰던지 잠실운동장으로 우회전 할 무렵에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운동장 근처로 오니 박수를 치며 응원 해주는 분들 에게 나는 웃으며 손을 흔들며 젓먹던 힘까지 다해 스타디움을 돌아 골인했다. 기록은 3:27분 작년 기록(3:23분)은 못 미치만 30분 안에 들어 온것도 다행이고 완주한것도 행복하다. 근데 그 여성달림이가 골인 지점을 지나 쓰러져서 의료진들의 간호를 받고 있었다. 완주한 모든 달림이들과 그 여성달림이의 투지와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풀을 뛸때 항상 난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걸 왜 뛰나? 힘들은데.. 하지만 하루만 지나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 풀코스에 도전하고 또한 달리는것 자체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유동환 입니다. 전 이번주 토요일 1333에 못 나갈것 같네요. 이번 동마를 대비해 아식스 마라톤화를 비싸게주고 새로사서 신었는데 10km 연습할때는 괜찮더니 이번 동마를 뛰고 나서보니 양발에 물집이 생겼어요. 특히 왼쪽 발에는 혈관이 터져 피물집이 생겼네요. 비싼 신발이라고 좋은 신발이 아닌것 같습니다. 3만원 짜리 아디다스(쿠바토) 신었을때는 발에 물집도 안생기고 성적도 더 좋았는데요.. ^^* 발이 다 낮고 4월달에 1333 에는 꼭 나가겠습니다. 같이 달리는 행복한 시간 가지고 고수님들의 지도 부탁 드립니다.)
첫댓글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 한다는게 힘드니 도전 할 가치가 있는것 아닐까요? 쉽고 편하다면 또,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면 도전 할까요? 고통의 산을 넘으면 만족과 자부심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래서 다시 도전을 하지요. 그래서 계곡이 깊으면 산이 높지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좀더 열심히 노력하여 기록 단축하겠습니다
새벽이슬님 완주축하드립니다. 이번주토요일날 못오신다니 아쉽군요. 저도 지난대회때 착용한신발을 신고뛰었는데 왼쪽두번째 발가락끝지점에 물집이생겼는데 그렇게 심하지는 않군요. 토요일날 10k 만서서히 뛸려구요. 아직도 다리가 풀리지않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