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꿈 속에서라도 자주 가 보고 싶은 곳이다. 이미 돌아가셔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보고 싶고 내가 어렸을 때 돌아가신 어머니도 보고 싶다.
몇 시간이면 갈 수 있지만 고향방문도 그리 쉽지 않은 것이 세상살이인가 보다.
벌초한다는 고향의 현우 큰아빠의 연락을 받고 이번에는 꼭 가보고 싶었다. 서울 일원동 건이네 좌탁을 갔다 드릴겸 고향을 방문하게 되었다.
일가친척들이 모여서 벌초를 끝낸 다음 우리 식구는 강화 할아버지를 모시고 나들이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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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전경은 강화의 고향집에서 걸어서15분 거리에 있는 연미정이라는 곳이다. 지금부터 이곳을 소개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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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 중에 장무공 황형장군(1459-1520)이 기거하시던 곳이다. 초등학교 국사에도 나오는 인물이지만 이순신 장군처럼 유명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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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무공의 후예인 우리 현우도 할아버지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이곳은 해병대 소대가 주둔중이어서 반드시 초병에게 신고를 하고 올라가야 한다. 저 경고문 넘어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왜냐하면 바로 북한이 한 눈에 보이는 휴전선이기 때문이다. 바다로 약 2키로미터 전도 떨어진 곳에 황해도개풍군이 한 눈에 보이지만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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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미정에는 수령이 510년이 된 느티나무가 몇 그루 서있다. 나도 돌아다니면서 많은 느티나무를 보았지만 이처럼 큰 나무는 보지 못한 것 같다. 이곳에 오르면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시원한 바람에 금방 시원해 지는데 아마 바다와 육지의 사이에 있는 외딴 언덕의 정상이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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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미정의 정자는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누각형태인데... 일정시대와 해방이후에 황씨들이 그 중요성을 모르고 관리하지 못한 탓에 다 무너지기 일보직전에 강화군이 관광유적지개발의 일환으로 다시 중건 보수하였다.
연미정이 유명한 것은 우리 조상 황형 장군의 유적지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곳은 한강 하구에 위치해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인천의 제물포 황해도 해주나 평양의 진남포 등에서 오는 배는 반드시 이곳에서 쉬었다 가야했다고 한다. 아시다시피 강화앞바다의 조수간만의 차이는 거의 9미터라고 한다. 그래서 조력발전소도 계획중이다. 이곳 연미정 앞까지 온 배가 한강으로 올라서 마포나 영등포를 가려고 하면 밀물때여만 가능하다. 그래서 밀물을 기다리느라 이곳에는 배들이 늘 정박해야 했고 때문에 수많은 여관과 술집들이 강화읍보다 훨씬 많았다고 아버님이 말씀해 주셨다.
내 생각에는 통일이 되면 연미정은 유명한 관광코스가 될게 분명하다. 지금처럼 자동차나 비행기로 빠르게 여행할 수도 있지만 여객선을 타고 유람을 하는 멋은 그 어느 것에 비할 수 있으라! 나도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아버지를 따라 처음 서울 구경을 하고선 인천 제물포에서 강화 초지까지 배를 타고 온 기억이 난다. 강화도에서 연미정을 구경하지 않으면 강화도를 여행했다고 이야기하면 안될 정도로 멋진 곳이다.
우리 식구는 강화할아버지와 함께 연미정에서 다시 강화읍 풍물시장에 들어서 전어회와 낙지회를 맛있게 먹고 농협에서 사료를 서너포 사가지고 고향집에서 하루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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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현우 할아버지는 사슴에게 줄 풀을 베어서 지게로 지고 오셨다. 형님 내외분과 함께 살고 계시지만 78세이신 할아버지는 정정하셔서 농사일을 다 추스리고 계시다. 평소에는 형님과 함께 하시지만 요즘 형님이 농협조합장 4선에 출마하시고 선거운동중이시라 바쁘셔서... 나도 이 날은 아버님과 함께 오랜만에 논두렁의 풀을 깍으면서 오랜만에 함께 일을 해 보았다. 실로 20년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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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에서 할아버지와 손주 현우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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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침에 떠나오기 전에 현우 할아버지는 강화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가시려고 채비를 하셨다. 그래서 기념촬영! 돌아가시면 다시 못 뵐 분이니 자꾸 찍어놓으려하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우는 아빠는 사진만 찍는다고 툴툴거린다.
돌아오는 길에 깊포 하성면 개곡리에 위치한 애기봉에서 북한을 구경하였다. 이곳에서는 500원만 넣으면 북한주민들의 실생활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집사람의 본 고향은 황해도 곡산이다. 부모님이 육이오때 남하해서 포항에서 정착하신 것이다. 그래서인지 현우 엄마는 직접 북한 땅을 보더니 남다른 감회에 젖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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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가 촬영한 북한땅이다. 남쪽의 산하와 똑같지만 산이 헐벗은게 다르다. 아직도 땔감을 나무로 사용하는 북한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강화도를 가거든 꼭 가볼만한 곳이 애기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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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울로 와서 다음날 아침 서울 구룡초등학교에 등교하는 현우의 모습 나는 거의 보름만에 보아서인지 그 사이에 많이 커진 거 같다.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 주고 다시 추석때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덕유산골로 돌아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고향 나들이가 나에겐 너무도 좋은 시간이었다. 아마 앞으로 몇 달 간은 그 힘으로 힘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2007년 늦여름에 쓴 글이라서 계절 감각에 좀 안 어울리네^^) |
첫댓글 ^^* 그래...이렇게 쓰면서 지난 시간을 기억하며..그리워도 해보는 우리...^^* 좋지 않은가
^^* 지나고 보면 
것도 아닐 일들이 우리를 늘...복잡한 생각으로 만들때가 많은것 같아.^^ 그러고 보니 현우는 서울서 학교를 다니는가 보네.^^ 아직은 아버님이 건강하게 살아계서서 그나마 행복한거야.^^* 부모님 살아 계셨을 때...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할 때면...마음이 아프단다.^^*
참 좋은 것 같어
누군가에게 아무런 사심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어도 아무런 흉어물이 되지 않는다는게....아쉬운 지난 시간이지만 남은 시간이 더 소중하니 이렇게 나누면서 살자구요.^* 미영 부모님 모습이 사진에 보이던데 너무나 이쁜 소년같은 모습하구 
. 현우는 이곳에서 학교에 다니다가 엄마와 함께 서울로 갔어. 덕분에 나는 국내판 기러기 아빠구....물론 언제든 가고싶으면 갈 수 있으니 독수리 아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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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아빠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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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은 아들 다 커서 나처럼 애키우는 재미 다 잃어버렸지? ㅎㅎ 늦둥이라도 하나 더 낳으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