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세계 제일의 태권도장’에서 설성란 사범을 만났습니다.
‘관장’이 아닌 ‘사범’이라 불리길 원하는 설성란 사범
[국기원 연수원에서 외국인 사범들에게 품새 시범을 보이고 있는 설성란 사범] 설성란 사범이 다른 관장들에게 자신을 ‘사범’이라고 소개하면 “아직도 사범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합니다. 설 사범이 ‘사범’으로 불리길 원하는 이유는 사범이 최고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설성란 사범] 박영수 기자 (이하 ‘박’). 설성란 사범이 태권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설성란 사범 (이하 ‘설 사범’).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는데 몸이 너무 약해 친구들에게 매일 맞고 울고 다녔습니다. 그걸 보신 어머니가 제 손을 잡고 도장으로 끌고 가셨습니다. 도장을 다니면서 기초체력도 많이 좋아지고 학교 대표로 계주도 뛰게 되면서 저의 운동실력을 알게 되고,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사회성도 기르게 되었습니다. 설 사범. 사실 전 집안 형편상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직장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남편을 만나 아이들을 낳고 평범한 삶을 보내 있던 어느 날, 커튼을 바로 잡으려다가 베란다가 없는 4층에서 콘크리트 바닥으로 뚝 떨어졌어요. 그 사고로 발가락 끝부터 턱까지 많은 골절이 생겼습니다. 물리 치료,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남편이 제게 ‘도대체 무엇을 해주면 좋겠느냐?’고 물었는데, 툭 내뱉은 말이 ‘도장 차려줘’였습니다. 그렇게 96년에 송탄에서 태권도장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할 줄 아는 건 태권도 밖에 없었으니까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첫 수련생으로 등록했는데 운동경험이 전혀 없어서 제가 준비운동부터 직접 시범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수련생에게 몸 푸는 동작을 가르쳐주면서 수련생 몸이 건강해지는 것뿐 아니라 제 몸의 재활도 시작되더군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제가 더 건강해졌습니다. 그 방법과 원리를 연구하여 수련생에게 전수하다 보니 효율적인 운동시스템을 갖춘 도장이 되었습니다.
박. 태권도 지도자를 지도하는 위치에 서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설 사범. 2002년 국제여자태권도오픈대회에서 품새 금메달, 2006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2008년 체육발전 유공자 훈장 기린장을 수상한 뒤 그 해에 국기원 품새 실기강사로 발탁되었습니다.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 지도법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운동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운동역학, 생리학, 해부학 등 체육 관련 서적을 직접 보고 연구하면서 저만의 지도법을 만들었습니다. 내가 가르치는 지도법이 정말 정답인지, 남에게도 이 지도법이 통용되는 것인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2006년도 늦은 나이에 대학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제가 배운 것들을 증명도 할 수 있었고, 틀린 부분을 수정할 수도 있었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었습니다. 제자 또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다 보니 ‘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수준 있고 깊이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 도장 특징은 무엇입니까? 설 사범. 도장 관훈은 ‘바른 정신’입니다. 바른 정신이 있으면, 올바른 몸가짐과 올바른 마음가짐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제 태권도 지도 목표는 지도하는 아이들이 최고의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금메달이 목표가 아닌 최고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수련하다 보면 메달은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균형 발판를 이용한 옆차기 균형 잡기 운동 (김아라. 18)] 실제로 도장 운동시간은 자유로웠습니다. 수련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체육관으로 모여 함께 밥을 먹고 체육관 청소를 하고 운동을 준비했습니다. 함께 스트레칭을 마친 후에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연습합니다.
[손목 힘을 기르기 위해 물병을 이용한 품새 동작 훈련 (윤은혜. 18)] 전문적인 품새 교육을 받고 싶어서 인터넷 검색하여 도장을 찾게 되었다는 오주열 군(16)을 만났습니다.
[수련생 오주열(16)] "동작 하나하나에도 이렇게 진지한 분위기는 처음입니다. '태권도를 한다'고 했을 때 부끄럽지 않을 만큼 기본기를 충실하게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누군가에게 태권도를 설명하고 지도할 때에도 충분히 교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련생 공지행] "11년 전, 사범이 처음 시작한 송탄 도장 때부터 지도 받았습니다. 지금도 송탄에 살지만 오로지 설성란 사범에게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서울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좋은 품새 실력을 만들어서 태권도학과에 입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태권도를 지도해주시는 사범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도장 수련생 단체 사진] 단 한번이라도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올바른 지도 방법 설 사범은 ‘태권도 지도자들 역할은 운동을 일상적인 습관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합니다. ‘관장으로서 ‘운영’보다는, 태권도 사범으로서 아이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올바른 지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설성란 사범이 아이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도장 수련생 단체사진] 현재 설성란 사범 체육관에는 태국 선수들이 교육받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대구, 강릉, 대전, 청주, 춘천, 진주 등 각 지역에서 교육받으러 옵니다.
[세계제일의 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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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에고 제 사진에 팔과 다리의 옷깃을 접은 것은요, 더워서가 아니고 손목과 발의 움직임을 정확히 보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박영수 기자님 감사합니다.
그 사진보고 딱~~ 알아봤습니다!!!! 일반인들은 오해 할 수도 있는 사진입니다~ ㅋㅋㅋ
역시 울감독님 최고이십니다!!!
감독님의 노력과 열정.. 그대로 본받고 청출어람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자세히 기사를 쓴 기자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설사범님! 화이팅!!!
加油~! (파이팅~!)
넘 멋지고 감동입니다 사범님 ㅜ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
역시 울 감독님이 세계 최고 지도자이십니다. 감독님의 제자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너무 뿌듯하고 감사합니다. 정말 훌륭한 지도자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