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 실시를 앞두고 사람들마다 개인적인 입장 차이에 따라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다. 울상을 짓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수혜자로 예상되는 집단은 기대에 부풀어 있으며 특히 레저스포츠와 여행산업 분야는 특수 기대가 크다.
스쿠바 다이빙 스포츠는 분명히 레저스포츠 산업에 속하며 다이빙 투어를 동반하고 있어서 여행산업에도 속한다. 이렇게 스쿠바 다이빙 레포츠가 최대 수혜산업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된다는 특수성은 더욱 고무적인 것일텐데 과연 그럴까? 원칙론에서 보면 그것이 맞기는 맞다.
사회발전과정을 비교분석할 때 우리는 일본을 예로 드는 일이 많다. 우리 사회에 어떤 발전된 변화가 오면 일본이 십수년 전에 바로 그러했다 하고 지금 일본의 좋지 않은 상황도 앞으로 우리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고 하는 우려들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는 어렵게 우리의 경제발전 패러다임이 일본의 그것을 많이 본떴기 때문일 지 모른다.
주5일 근무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요즈음 1990년대 초의 필리핀 등 동남아 열대지방의 바닷가 풍경이 새롭게 떠오른다. ‘88 올림픽을 계기로 실현된 해외여행자유화 덕분으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사이판, 팔라우, 인도네시아 등으로 초기에 해외 다이빙 투어를 나가 본 한국의 다이버들은 해외 리조트들이 대부분 일본인 다이버들로 북적대고 있음을 목격하면서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점령하고 있었던 세계지도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아 기가 죽었다.
일본에서 주 40시간 근무제가 시도된 것은 1988년부터라고 하며 강제규정이 없었다가 1999년 까지 11년간 점진적으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보도자료에 보면 일본은 1990년부터 레저산업이 매년 20% 씩 성장했고 1990년에 해외여행자가 처음으로 1천만명을 넘어서면서 여행업이 매년 11% 씩 성장했다고 하니 동남아 열대바다에서 일본 다이버들의 성시를 보고 놀랐던 때가 바로 이 시기였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미국이나 서구의 스쿠바 다이빙 장비 메이커들과 다이빙 교육단체들이 일본을 집중 공략했으며 또한 일본의 다이빙 시장이 성장 곡선의 피크에 올라갔던 때도 이 시기인 1990년을 전후해서 였다.
그 후 일본의 다이빙 산업은 불황의 시작으로 서서히 조용해졌지만 갑작스럽지는 않았으며 남성 대신 여성을 다이빙계로 대거 끌어들이면서 장기화되기 시작한 불황에 한동안 견디어 나갔다.
지금 열대바다의 다이빙 리조트 시장은 어떠한가? 사이판에선 콧대 높던 일본업체들이 거의 전멸된 상태이며 오히려 한국인 업체와 제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라고 하며 필리핀에서는 테러의 세계적인 유행과 사스 여파로 백인들까지 뜸해져서 한국인 다이빙 업체들과 한국인 다이버들이 판을 치고(?) 있다. 그러나 명확히 분석하고 있어야 할 것은 한국 다이빙계가 경기가 좋거나 한국경제가 힘이 강해져서가 아니라 일본 다이빙계(또는 일본의 경기)가 너무 힘을 잃은 나머지 후퇴한 빈 자리가 많아지고 백인들 까지 여행을 조심해서 한국인들이 그 자리에 쉽게 들어가 앉았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최근 몇년 간) 한국 다이빙계도 결코 호황은 아니었다는 데서 이 분석이 옳은 것이다. 일본의 경기가 아무리 안 좋아도 국민소득이 우리와 비교가 안되는데 열대지방에서 한국인들에게 밀리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아이러니하며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현상인지 의심이 간다.
국내 여러 언론 매체들의 분석기사들은 주5일 근무제는 일본의 예처럼 일단 레저스포츠와 여행업의 성장(붐)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본다. 여기서 다이빙계가 조심해야 할 생각은 일본이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어 있지만 여가산업은 역시 불황에는 견디지 못했다는 사실과 한국에서 여가문화의 붐이 일어난다고 해도 여기에 스쿠바 다이빙 종목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편승할 수 있는가는 따로이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여론조사를 보면 주5일 근무가 시작되면 아직 즐기지 못했던 레포츠를 즐기겠다는 사람이 26.3%, 주말여행을 즐기겠다는 사람이 22.6%이다. 이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동경만 해왔을 뿐 실제로 해보지 못한 레포츠와 여행을 하겠다는 뜻인데 좧가장 하고 싶은 레포츠 중에서 스쿠바 다이빙이 최고좩라는 수년 전의 어떤 여론조사 결과를 위 수치에 환산시켜 본다면 다이빙계에 큰 일이 날 결과가 계산된다. 이것은 아전인수격의 숫자놀음에 불과함으로 흥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보다는 인구의 4~5% 정도가 다이빙하는 나라가 세계에서 다이빙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라는 사실과(우리나라 인구를 4천 5백만으로 잡는다면 1백 8십만 명~ 2백 2십 5만 명이다) 스쿠바 다이빙은 돈과 시간 및 개인의 모험성이 모두 균형을 이루어야 즐길 수 있는 것이어서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다 해도 선뜻 스쿠바 다이빙에 입문할 조건 갖춘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5일 근무제는 틀림없이 다이빙 인구증가에 한 몫을 할 것이다. 그러나 제 몫을 찾아먹을 것인가는 다이빙계가 그동안 얼마나 준비가 잘되어 왔는가에 달려 있다. 이번 여름철에 필자는 KBS TV 같은 주요 공중파 방송들이 황금시간대 뉴스에서 약 1주일 간격을 두고 두 번이나 다이버 사망 뉴스를 내보내는 것을 우연히 들었는데 필자가 시청하지 못한 또 다른 사건보도가 더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과거에는 지국 범위 내에서나 뉴스에 나왔지 전국망 공중파 방송이 다이빙 사망사고를 뉴스에 포함시키는 일이 거의 없었다. 옛날에 영화 <죠스>가 세계 다이빙 산업에 입힌 대단했던 타격을 생각해볼 때 걱정스러운 뉴스였다.
해수욕을 하다가도 낚시를 하다가도 사람들은 희생된다. 그래도 사람들이 계속하는 것은 죽을 만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으며 따라서 나는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쿠바 다이빙 사고도 그 원인을 대중이 이해해야 하는데 이해해 보았더니 우리 다이빙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내재해 있기 때문임으로 다이빙 자체를 배워서는 안되는 것이구나 라는 좧이해좩가 나오면 이것이야 말로 큰 일이다. 레저스포츠가 각광을 받는 시대가 오면 관련 인구가 많지 않아서 매스컴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다이빙 사고도 인기있는? 뉴스거리가 될게 뻔하다. 여늬 스포츠처럼 다이빙하다가도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것이지 문제가 많은 다이빙이기 때문에 사고를 당한 것은 아니라고 이해되지 않는다면 주5일 근무제는 전복위화가 될 것이다. 불량교육, 무책임한 다이빙 오퍼레이션, 전문가들의 비숙련, 다이빙 관련 과학지식 보급의 심화 등등 다방면에서 점검이 필요한 때이다.
다이빙계가 준비가 잘 되어있는 지는 지역특화발전특구 유치경쟁에서도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주5일 근무제에 대비하여 지자체들은 수많은 특구를 정부에 신청하고 있는데 그 내용들에 보면 바다나 호수를 끼고 있는 지자체들은 어김 없이 헤양레저나 갯벌생태체험, 워터스포츠 등 다이빙과 관련이 있는 특구를 신청하고 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에 스쿠바 다이빙 종목이 들어가 있는지는 의문이며 상상컨데 제주도의 일부 지자체들 외에는 거의 없으리라고 본다.
특구를 기획하는 지자체 공무원들 중에 스쿠바 다이빙에 관해 잘 아는 사람들이 드물 것임으로 기획안에 다이빙이 설계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특구 기획단계에서 해당지역의 다이빙 업자들이 실례를 무릎쓰고 끼어들어 조언이나 호소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특구라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한 기반시설(인프라)이 만들어진다는 뜻임으로 특정 레포츠 발전에 매우 중요한 사안일 것이다. 일찌기 낚시어선법에 다이빙 종목이 끼지 못했던 것도 바로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하여 스쿠바 다이빙계가 분석해 볼 일은 생활패턴이 달라진 사람들 중 어떤 계층을 마켓팅 대상으로 정할 것인가이다.
돈, 시간, 모험심 3가지 요소 중에서 시간만 없었던 사람들 중 상위 고소득자들은 자영업자나 고위 간부 및 중소업체의 소유주들이다. 이 사람들 중에 주5일 근무제 영향을 받아 시간이 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이 그룹은 수는 적을 지 몰라도 부가가치가 높으며 스쿠바 다이빙의 이미지를 고급화시켜 하위 계층으로 하여금 뒤따르게 하는 견인효과가 있다. 매우 중요한 마켓팅 타킷이다.
노동자들의 소득격차가 커져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현상은 논외로 할 때 그 다음 타킷은 역시 ‘귀족 노동자’들이다. 여론조사에 보면 주5일제 근무로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의 주당 지출은 20만원~50만원 사이라고 하는데 이 지출은 귀족 노동자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액수이며 이 금액이면 스쿠바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3대 요소 중 좧돈좩 요소를 충분히 채운다. 또한 귀족 노동자들은 평균 연령이 젊어서 모험성 요소에서도 우량한 편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초중고교의 주5일 수업이다. 현재 1.5%의 학교들이 실시 중이며 2005년부터는 전 학교가 월1회를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가족 단위로 즐기는 여가활동이 활성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기성 다이버들 중에는 가족을 버리고 도망가다시피 다이빙 투어를 다닌 사람들이 많을텐데 ‘가족 분위기 주말’이 사회적으로 점점 확대되면 가장이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가족단위 활동으로서의 다이빙은 현재까지의 다이빙 패턴과 상당히 달라야 한다. 풍랑을 무릎쓰고 먼 바다로 나가는 보트 다이빙 보다는 다이빙과 스노클링이 동시에 가능한 안전한 해변의 비치다이빙이 개발되어야 하며 다이빙 투어 중에 성인들끼리 환락가를 섭렵하는 패키지 보다는 조용한 패밀리 형 리조트가 많이 소개되어야 한다.
또한 어린이나 노약자가 가족활동에 참가할 수 있도록 스노클링 레포츠를 활성화시켜야 될 것인데 최근 산호수중의 윤상필 강사가 선두에 나서고 있는 스노클링 활성화 캠페인은 시의에 딱 들어맞고 있다. 다이빙 프로들이 이것을 붐으로 승화시키는데 협력하여야 할 때이다.
가족단위 여가일 때 중요해지는 것에는 해양생물학 지식도 있다. 스노클링을 하든 다이빙을 하든 아이들이 물속에서 본 것을 어른이 설명할 수 없다면 흥미가 이어지기 어렵다. 이 부분은 본지 같은 전문 출판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나 간편하게 단행본으로 정리되어 나온 것들이 아직은 부족해서 안타깝다. 본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작업을 계속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성의만 있다면 급한대로 본지 과월호 자료에서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자녀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가족단위 활동에서는 수중카메라나 비디오도 중요해진다. 비록 가족 모두가 스쿠바 다이빙을 못하더라도 스노클링 활동 중 가족을 수중촬영하는 재미는 여행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이 부문도 과거보다 훨씬 용이해지고 있다.
결론을 정리해 보자. 주5일 근무제가 일반화된다고 해도 스쿠바 다이빙 레저는 아무나 선택하지 못함으로 마켓팅 타킷을 선별해야 한다.
주5일 근무제는 분명히 다이빙 인구 증가에 크게 기여하기는 할 것이지만 전문성에서 준비가 덜된 상태로 덤벼들었다가는 오히려 없었던 것만 못한 낭패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안전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설명했듯이 가족을 다이빙 레저에 초대할 수 있는 준비와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주말 연휴시대가 온다해도 일본의 예에서 보듯(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이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다이빙 업계도 불황에 허덕일 것이므로 너무 기대에 부풀어서도 안될 것이다. 그리고 호기가 온다해도 개별적으로는 시장의 승자와 패자가 엄연히 가려질 것임으로 각자의 자기계발(啓發)과 노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