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방 [ moth ]
곤충강 나비목[鱗翅目]에 속하는 종류 중 나비류를 제외한 나방류의 총칭.
나방은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고 약 18만의 종으로 이루어지며 약 80과(연구자에 따라 이것의 2배 정도로 보는 견해도 있다)로 나누어져 있다. 한국에는 약 1,500종이 알려져 있다. 나방의 크기는 종류에 따라 차가 심하여 작은 것은 편 날개길이가 4mm 정도인 것부터 큰 것은 140mm에 이르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며, 보통은 40~50mm의 종류가 많다.
몸의 구조는 기본적으로는 나비와 같은데, 일반적으로 2쌍의 막질의 날개가 있으며 몸과 부속기관의 일부가 비늘가루로 덮여 있고 큰턱은 거의 퇴화되었거나 소실되었으며 입틀은 작은턱이 양쪽에서 합쳐져서 긴 흡관(吸管:사용하지 않을 때는 용수철 모양으로 말려 있다)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더듬이는 실 또는 채찍 모양으로 끝 쪽이 가늘어지거나 깃과 빗살 모양으로 가지쳐져 있어 끝이 부풀어 있는 나비와는 모양이 다르다. 또한 몸이 굵고 몸에 비해 날개가 작으며 뒷날개에 앞날개와 연결하는 날개가시[翅刺]가 있는데 어느 것이나 예외가 있다.
생태면에서 볼 때, 나방은 정지하고 있을 때 날개를 배 위에 지붕 모양으로 합치거나 포개거나 몸의 축에 직각으로 편 채로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나비는 등쪽으로 날개를 수직으로 세워 합치는 것이 원칙이며 때로는 가로로 펴서 앉는 일도 있다. 나방 중에서도 뿔나비나방이나 자나방의 일부는 낮에 날아다니며 날개를 세우고 앉는다.
나방은 대부분이 야행성으로 등불에 모여들어 그 주위를 맴도는 것이 많다. 이와 같은 나비와 나방의 일반적인 차이는 계통적으로 볼 때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더구나 예외가 있으므로 오히려 생태적인 차이에서 생긴 2차적인 것으로 생각되므로 이 구별은 편의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1. 생태
나방의 성충은 입틀의 구조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꽃꿀 ·과즙 ·나무즙액 ·이슬 등의 액을 빨아먹는데, 적지 않은 종류가 입틀이 퇴화되었다. 큰턱이 발달하여 꽃가루를 먹는 가장 원시적인 잔날개류는 별도로 하고 낮에 활동하는 뿔나비나방 ·잠자리자나방 ·황나박각시 등은 꽃을 찾아 꿀을 빨아먹으며, 저녁에 날면서 꿀을 빨아먹는 일부 박각시류도 있으나 대부분의 나방은 야간에 활동하며 주간에는 나무의 줄기나 구멍 ·나무껍질 밑 ·잎 뒤 ·바위 틈 등에 정지한다. 나방의 앞날개는 일반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회색이나 갈색 등으로 무늬가 있는 것도 많고 정지하는 장소와 흡사한 빛깔이나 얼룩무늬가 있어 보호색의 예가 되는 것도 적지 않다.
밤에 나방이 등불에 모이는 것은 온도나 습도 등이 일정 조건에 이르면 빛에 반응하여 날아드는 것이며, 달밤에는 등불에 잘 모이지 않는다. 빛에 대하여는 자극을 받은 각도를 유지하면서 날므로 나선형으로 빛에 가까워져 등불의 주위를 돈다. 성충이 나타나는 시기는 종류에 따라 다르며 겨울자나방과 같이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산란은 하등한 박쥐나방과 같이 공중에서 알을 낳아 떨어뜨리는 것도 있으나 보통은 식물, 대부분은 유충이 먹는 식물에 낳아 붙이며, 불규칙하게 낳는 것도 있으나 규칙적으로 줄지어 낳는 것도 있다. 알을 분비물로 덮거나 또는 털 따위를 붙이는 것도 있다. 텐트나방 등은 잔가지 둘레를 고리 모양으로 돌아가면서 산란하며 래커 모양의 분비물로 덮는다. 주머니나방의 암컷은 눈도 날개도 없는 굼벵이 모양으로 일생 동안 지낸 주머니 속에 산란한다. 알수는 일반적으로 많으며 때로는 암컷 한 마리가 1,000개 이상의 알을 낳는 종류도 있다. 알은 보통 구형 또는 난형으로 한쪽 끝이 납작한 것, 움푹한 것, 고리나 과립이 있는 것 등 여러 가지이다.
유충은 대체로 같은 체제를 하고 있으며 3쌍의 가슴다리 외에 보통 복부에 2~5쌍의 2차적인 배다리가 있으나 환경이나 습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화되어 있다. 자벌레(자나방의 유충)는 배다리가 2~3쌍인데 마치 손가락으로 자를 재듯이 운동하며, 어떤 것은 배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정지하여 나뭇가지와 비슷한 자세를 취하며, 텐트나방의 유충은 집합하여 공동으로 실을 내어 천막을 친다. 또 잎말이나방의 유충은 잎을 말고 그 속에서 산다.
그 밖에 몸 표면에 가시나 돌기가 있는 것, 모양이나 빛깔이 주위와 비슷하게 닮거나 새의 똥과 비슷한 것도 있다. 가시나 털에 독이 있는 것, 몸의 앞부분에 눈 모양의 무늬가 있는 것, 또 잎이나 줄기 속을 파고 들어가는 것도 있다.
유충이 어떤 자극을 받으면 실을 토하여 공중에 매달리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유충은 몇 차례 탈피하여 성장하며 노숙함에 따라 굵고 짧아지며 동작도 둔해진다. 이것이 전용(前)이며 얼마 후 탈피하고 번데기가 된다. 이때 알몸으로 있는 것도 있으나 대부분은 땅속에 방을 만든다거나 고치를 만들어 그 속에서 번데기가 된다. 고치는 유충의 실샘[絹絲腺]에서 실을 토하여 만드는데 유충의 털 ·잎조각 등을 엮어 만드는 것도 있다.
번데기의 피하에서 성충체가 만들어지며 얼마 후 흉배부(胸背部)가 갈라져 성충이 나타난다. 월동은 알 ·유충 ·번데기 또는 성충의 단계에서 하나, 알 ·번데기가 월동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발육하지 않는 것도 있다. 또, 탈피는 전흉선(前胸腺) 호르몬에 의하여 일어나며, 알라타체 호르몬은 유충상태를 이어가게 하는 작용이 있다.
후자는 유충기의 말기에서 번데기의 중기까지 분비를 멈추게 하여 용화(化) ·우화(羽化)가 일어난다. 번데기의 동면은 뇌의 호르몬의 자극에 의하여 흉선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함으로써 발육이 재개되어 깨어난다.
2. 분류
나방은 잔날개나방아목(亞目)·단문(單門)아목·이문(二門)아목의 3아목으로 크게 분류하는데, 잔날개나방류는 큰턱이 발달되어 있으므로 다른 두 아목과 구별된다. 단문아목에는 박쥐나방 등이 속하며, 교미구(交尾口)와 산란구(産卵口)가 하나로 개구하고 있으나 잔날개나방아목과 함께 앞뒷날개의 맥이 거의 같고 하등한 날도래류와 매우 비슷하므로 등맥류(等脈類)라 하고, 다른 나방 전부를 이맥류(異脈類)로 대립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문아목은 대부분의 고등한 나방이나 나비를 포함하며 교미구와 산란구가 따로 있다. 여기에는 좀나방 ·사과좀나방 ·잎말이나방 ·명나방 ·알락나방 ·제비나방 ·자나방 ·갈고리나방 ·누에나방 ·밤나방 ·산누에나방 ·박각시 및 호랑나비 ·팔랑나비의 각 종류가 속하고 있어서 보통 우리들의 눈에 잘 띄는 나방은 거의 모두 포함된다.
3. 인간과의 관계
나방의 유충은 여러 가지 식물을 먹으므로 해충이 많으나 유용한 것도 있다. 즉, 누에가 만드는 고치는 생사의 원료가 되며, 현재는 잘 쓰이지 않지만 산누에나방 등의 실샘에서 얻는 텍스사(絲)는 낚싯줄로 쓰였다. 남아메리카의 일부 원주민은 나방의 유충 ·번데기 ·성충을 식용했다. 또, 드물게는 유해식물을 구제하기 위하여 나방의 유충을 이용하는 일도 있다.
해충은 매우 많아서 벼의 큰 해충인 이화명나방을 비롯하여 복숭아명나방 ·옥수수들명나방 등의 명나방(조 ·옥수수 등), 배추밤나방 등의 밤나방(대부분의 채소), 복숭아심식나방 ·사과순나방(복숭아 ·사과 ·살구 등), 각종 잎말이나방, 윌레만하늘나방 등 대부분의 하늘나방(벚나무 ·복숭아나무 ·사과나무 ·배나무 등), 매미나방 ·텐트나방(대부분의 수목) 등 많은 종류의 농림 및 원예의 해충이 있으며, 가로수 ·정원수를 해쳐서 화제가 된 미국흰불나방도 있다.
또, 고치 속에 떨어진 유충의 독모(毒毛)를 몸에 붙이고 날아와 인체에 피부염을 일으키는 독나방과 그 유충, 몸에 나 있는 털의 독침으로 사람을 쏘는 쐐기나방의 유충은 직접적인 위생해충이다. 저장곡물류 등 식품에 붙는 한점쌀명나방(저장곡물 등) ·보리나방(보리 ·밀 ·기장 ·옥수수 ·메밀 ·현미 등) ·밀가루줄명나방(곡류 ·곡물가루 등), 곡식좀명나방(곡류 ·건조과실 등), 검쌀명나방(곡류 ·과자 ·녹말 등) 등이 있으며 유충이 실을 토하여 가루 ·똥 등을 함께 엮기도 한다.
그 밖에 옷감의 해충으로는 옷좀나방 등이 있으며 모직물을 주로 식해한다. 특수한 것으로는 벌꿀부채명나방과 같이 꿀벌의 집 속에서 밀랍을 해치는 것도 있다.
(출처 : '나방의 수명은 얼마나 됩니까?' - 네이버 지식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