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이며 절기로는
농가마다 봄 일을 시작하는 청명이라
협착된 허리 무시하고 화단을 정돈합니다.
추운 겨울 이겨내려니
냉이며 질경이, 개망초.., 땅 속 깊이
알뜰한 제 뿌리들을 숨겨놓았는지
금새 새싹을 퍼트리고
이윽고 잔디를 위협합니다.
농장에서 구입한 수국으로부터
오스카, 키세스, 가자니아.., 월동하는 친구들을
화단 새로운 멤버로 초대하였지요
시력이 신통치않은 현직이라
콧대높은 냉이에 겨우살이하는
수선화인지 히아신스인지 모를 욘석이
하마터면 호미에 걷어체일 뻔했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이맘때 대조동집 동네에선 라일락이
숨통을 좌지우지하지요
뿐이겠어요
대호지 지인은 어김없이 올해에도
실멸치 한 타레로 송두리째 오감을
훔쳐버리겠지요
두 닢에 의지한 꽃대 하나
그리고 시리도록 고운 꽃
뿌리는 냉이에 기생하였으니
마늘보다 독한 기운였을거에요
뚫어져라 녀석을 보고 있었습니다
남용하여 가인이라 기꺼운 키세스도
잊어버린체로요
히아신스인가봐요
시리도록 고운 하얀꽃잎이 봄비에 젖더니
카멜레온처럼 붉은색으로 변하네요
순수한 사랑을 거쳐거쳐
유희로 저를 즐기시나봐요
제 꽃말이라나요
녀석을 지켜보다
오아시스 봄비에 녹아들고
구름 뒤에 잠시 쉬어가는
해거름 석양의 물질(海女)마저
나는 잊어버렸지요
봄비 걷힌 화단,
울긋불긋 제맘대로인 변강쇠들이
외톨이꽃을 혹 꺾어버릴까요?
소망을 품습니다.
희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이 역린임도 잘 압니다
녀석들의 품성은
보이지않는 손처럼
흙 속에서 제 스스로를
다듬습니다.
나는 무엇일까요?
수선화도 키세스도 아닌 나는
그저 오늘은 변함없이
흙인가 봅니다.
흩날리는 바람과 함께
네가 눈물인지
내가 비인지 모를 경계
또다시 찾아온 밤 안에서
Ennah Casablanca가 얄궂지요
볼륨은 무거운 수증기 위로
두꺼운 구름이 됩니다.
내일..,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2023. 4. 5일 봄비 내리네
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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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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