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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34
줄거리 :
신비와 함께 병자 진단에 나선 장금은,
자신이 약팍한 지식에 기대어 겸허한 마음으로 병의 완전한 모습을 보려 하지 않았음을 깨닿게 된다.
그런 장금에게 약재 구분 재시험의 기회가 주어지고,
신익필로 부터 의원은 총명한 사람보다 깊이 있는 사람이어야 함을 전해듣게 된다.
이후 더욱 더 의녀수련에 정진하게 된다.
하지만, 관기에 참여하지 않은 장금과 신비는 이현욱 교수로 부터 불통 세개를 받아
탈락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씬1 교육장 (앞에 생략)
장금 : 첫 번째병자와 두 번째 병자는 병이 같아보이나 원인과 처방이 완전히 다른 동병이치이고..
첫번째 병자와 세 번째 병자는 병이 달라 보이나 원인과 처방이 같은 이병동치의 병자였습니다.
모두 : ......
익필 : 어찌 알았느냐?
장금 : 신비가 알아냈습니다.
신비 : 아닙니다. 저는 잘 알지 못하여.. 병자들에게 묻기만 했을뿐..
원인과 처방을 알아낸 것은 모두 장금입니다.
장금 : 그래서 신비가 알아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저의 얄팍한 지식에 기대어.. 겸허한 마음으로
병의 완전한 모습을 보려하지 않고.. 너무 건방지게.. 너무 가벼이 보려했습니다.
허나.. 신비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익필 : ......
신비 : ......
초복 : ......
조동 : ......
장금 : ......
익필 : ..난 아직도 네가 진정 깨달았는지 알 수가 없다.
장금 : ......
익필 : 지금 다시 이 자리에서 약재 구분시험을 보겠다. 모두 종이를 펴거라!
모두.. 웅성대며.. 종이를 펴고..
익필 : 약재와 독재를 아는 대로 구분하여 쓰거라
이번에 틀리면 3불통으로 의녀 교육에서 탈락되는 사람이 이 자리에 한 명이 있다
장금 : ...
익필 : 그게 누군 지는 당사자가 알 것이다
신비 : ...
초복 :
조동 :
장금 : ..
모두.. 다시 붓을 들고는 시험을 치르는데..
진지하게 붓을 들고 쓰는 장금의 모습(33부 엔딩)
컷.
익필이 수련생들 사이를 걸으며 시험지를 하나하나 걷고 있다.
익필.. 장금의 시험지를 걷는다.
장금도 보고..
익필도 본다.
익필.. 장금의 시험지를 본다..
빽빽이 적은 장금의 종이..
익필.. 걷은 시험지를 들고는 앞으로 간다.
보는 수련생들..
익필 : (장금에게) 장금이는 약재와 독재를 구분하여 말해보거라!
장금 : ......
신비 : ......
초복 : ......
조동 : ......
장금 : 약재와 독재를 따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익필 : 어째서 그러냐?
장금 : 약이란 모두 각각의 효능이 있어 병에 맞추어 그 약을 쓰면 약재요
잘못 진단하여 잘못 쓰면 독재입니다.
익필 : ......
장금 : 물조차도 모두에게 언제나 이로운 듯이 보이나 밤늦게 새벽에 먹는 물은 독이 됩니다.
익필 : 그렇다 하여 첫 번째 약재와 독재 구분시험에서 비록 몇 개 쓰지는 못했으나
각 약재마다 효능과 부작용을 나열한 신비만 통과한 것이다.
신비 : ......
장금 : ......
익필 : 같은 변비라 하여도 한로 인한 변비에 쓰는 파두는 약이나
열로 인한 변비에 파두를 쓰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독이 된다.
장금 : ......
익필 : 의원이란 그런 것이다. 같은 약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
장금 : ......
익필 : 하여 의원에겐 무식도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특히나 나는 안다는 자만은 더더욱 용납되지 않는다.
장금 : ......
익필 : 자만이 단정을 낳는 것이고 의원의 단정에는 사람이 달려있다.
장금 : ......
익필 : 명의는 없다. 병에 대해 겸허하여 병의 모든 것을 알아내려 하는 의원
사람에 대해 겸허하여 사람의 모든 것을 알아내려는 의원
자연에 대해 겸허하여 자연의 모든 것을 알아내려는 의원
즉 겸의(謙醫)만이 의원이다.
장금 : ......
익필 : ......
씬2 교육장 외각
무리를 지어 나오는 수련생들.
그 속에 장금과 신비도 끼어 나온다..
신비를 보는 장금의 시선.
다른 아이들은 부러운 눈으로 장금에게 한 마디씩 던지고 가는데..
초복 : (장금에게) 또 불통 받았으면 떨어지는 건데 잘됐다.
장금 : ......
신비 : ......
조동 : 쟤는 잘 될 거라 그랬잖아요 관상이 그렇더라구요
초복 : 관상?
조동 : 예 내가 관상을 좀 봐요
초복 : (비아냥) 넌 대체 못하는 게 뭐냐?
조동 : 글쎄.. 뭐 (생글 웃으며) 없죠 우리 어머니께서 열 재주 가진 놈이 밥 굶긴다고 했는데..
나는 너무 재주가 많아서..
초복 : (으이구 하는 표정으로 가는데)
다른 아이들도 가는데..
조동은 왜들 그러나.. 하는 표정으로 따라가고..
신비와 장금 둘만 남게 되는데..
장금 : 고마워.
신비 : 무슨 소리야? 내가 고맙지. 너 없었으면 나는 처방도 못 냈을텐데..
장금 : 교수 나으리 말씀 못 들었어? 너는 처방을 못내는 게 아니라 늦게 낼 뿐이야.
대신 남들보다 정확히
신비 : ..아냐 나는 너무 모자라서
장금 : (그런 신비를 물끄러미 보는데)......
저쪽에 신교수가 간다. 그리로 가는 장금
씬3 일각
익필의 앞에 서는 장금..
장금 : 아는 병이라며 겁없이 덤벼들었던 제 행동이 크게 잘못되었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익필 : 이번 일로 깨달았다 착각하지 마라.
장금 : ......
익필 : 사람의 근본은 그리 쉬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특히나 총명한 것들은 더욱 그래.
장금 : ......
익필 : 그래서 의원은 총명한 사람 보다.. 깊은 사람이 해야한다.
장금 : ......
익필 : 깊어지거라. 그러지 않으면 난 언제든 네게 또 불통을 줄 것이다.
장금 : ......
익필 : 뼈에 새기고 네 혈에 흐르도록 하거라.
장금 : ......
그런 둘의 모습을 보는 신비..
익필은 가고..
장금은 멍하니 서서 생각에 잠기는데.. 신비가 다가온다.
신비 : 말씀은 저래도 너를 믿으시는 거야.
장금 : ......
씬4 일각
장금과 신비가 앉아서..
신비 : 어렸을 때 난 몸이 많이 아팠어.
장금 : ......
신비 : 집안은 넉넉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도 이게 죽음으로 가는 거구나 두려웠어.
장금 : ......
신비 : 그렇게 버려져 있는데 감영을 들렀던 의원이 보고는 시료를 해주셨어.
장금 : .......
신비 : 어머니는 뭐라도 드리고 싶었지만 드릴 건 없었고.. 그나마 나으리의 존함이라도 알아서
나중에 꼭 은혜를 갚겠다 했지만 한사코 마다하시면서 나를 보고는..
장금 : ......
신비 : 너도 내게 고마우냐? 하시기에 예.. 했더니 허면 세상에 갚거라 하시고는 떠나셨어.
장금 : ......
신비 : 그래서 의녀가 되고싶어.
장금 : ......
신비의 말을 듣곤 생각에 잠기는 장금. 그 위로..
익필 : (E) 이번 일로 깨달았다 착각하지 마라.
익필 : (E) 사람의 근본은 그리 쉬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특히나 총명한 것들은 더욱 그래.
익필 : (E) 그래서 의원은 총명한 사람 보다 깊은 사람이 해야한다.
익필 : (E) 깊어지거라.
신비 : 뭘 그리 생각해?
장금 : 어.. 아..아냐.
신비 : ......?
장금 : 가자.
기분 좋게 웃고 일어서는 장금과 신비.
예전과 다르게 한층 더 가까워진 듯 간다.
씬5 처소
장금과 신비 들어가는데..
조동이와 초복이 등등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조동 : (허풍) 내가 감영 있을 때 애를 한 스무 번도 넘게 받아봤는데..
그 중에 한번은 정말 난산이었어요.
초복 : 정말?
조동 : 애가 나올 면 뒤집어 져야하는데 뒤집어 지지를 않은 거죠.
초복 : 그래서?
조동 : 그냥 받아보려고 했는데 팔이 걸린 거죠.
모두들 : 그래서?
조동 : 그걸 내가 아무튼..
하고는 조동이는 얘기를 하고..
아이들은 옛날 얘기 듣듯이 하는데..
씬6 혜민서 내 조산실
산고를 지켜보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조동.
초복이 부축을 하는데.. 보면..
아기를 낳고 있는 여인과 받는 혜민서 의녀들..
뒤에서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수련생들..
조동이 거품을 물고는 쓰러지자 우왕좌왕하고..
혜민서 의녀들이 화를 내자 조동을 끌고 나가는 초복 그간 조동의 허풍을 그제야 깨닿고..
초복 : 내가 또 속았어 또.
씬7 혜민서 병사
병자들이 즐비하게 누워있는데
수련의녀들이 병자 한 명씩을 맡아 병 수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장금과 신비도 정성을 다하여 수발하고..
익필이 돌아다니며 감독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
초복에게 불호령을 치면 다들 놀라서 그 모습에 주시하고.
신익필 : 흉통이 있는 병자를 어찌 그리 누여?
초복 : 자..잘못했습니다.
신익필 : 말을 하지 못한다하여 병자의 아픔을 모른다면 의녀가 될 자격이 없다.
초복 : ......
신익필 : (모두에게) 병자의 몸을 내 몸처럼 살피거라. 병자의 아픔을 몰라선 절대 의녀가 될 수 없다.
익필의 말에 모두들 바짝 긴장해서
다들 더욱 극진히 병자를 살피는 모습에서..
씬8 전의감 서고
조동이 주위로 몇몇이 몰려 들어있고
장금과 신비도 안절부절 기다리고 있는 모습인데..
다른 한 쪽도 비슷한 형상이다.
초복 : 시간 됐어.
조동 : 아직 못 봤단 말이야요.
초복 : 서너 권 밖에 없는 책 너 혼자 볼 거야? 그래서 너 혼자 붙을 라고? 어?
조동 : 글이 어려워 늦는데 어떡해요 그럼?
초복 : 사서에 삼경에 논어에 맹자까지 다 뗐다며? 근데 이깟 의서에 적힌 글이 어려워?
조동 : 그..그건 그거고..
초복 : 핑계대지 말고 빨리 내놔.
조동과 초복 책을 잡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이고..
장금과 신비 다른 쪽을 기웃거려 보지만.. 역시 몇몇이 책을 보려고 줄을 서서 있다.
신비 포기하고 서첩을 꺼내 서서 공부를 하는데..
씬9 혜민서 병사(응급실 분위기)
떨어지거나 찢겨진 병자(군졸)들이 무수히 들어오고
혜민서 의녀와 의관들이 바삐 움직이는 가운데..
장금과 신비.. 및.. 수련생들도 한명씩 맡아..
조동은 붕대를 감고..
초복은 피를 닦아내고..
신비는 자상을 시료하고..
장금은 뼈를 맞추는 모습이다.
남자의 뼈를 맞추는 것이라 힘에 부쳐보이는 장금..
익필이 와서는 맞춰주고..
분주하고도.. 긴급한 상황..
씬10 교육장
시험을 알리는 신익필.
동시에 수련의녀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종이에 답을 적어 내려가는데..
장금은 자신 있게 써 내려가고..
신비도 아는 문제인지 미소 띤 얼굴로 쓰기 시작하고..
조동이는 인상이 구겨지고..
초복이도 역시..
씬11 식당
밥을 먹고 있는 장금과 신비.
신비 : 의녀되는 게 이렇게 힘든 줄은 몰랐어.
장금 : 나두 그래.
신비 : 그래두 넌 정말 대단해. 불통 두 개 받은 거 빼고는 전부 대통이잖아.
장금 : ......
신비 : 넌 분명 내의원으로 가게 될 거야.
장금 : 너도.
신비 : 나야 겨우겨우 따라 갔는데 뭐.
장금 : 아냐 두고봐.
이때 조동이 곁으로 와서는..
조동 : 장금아.
장금 : (보면)
조동 : 누가 찾더라.
장금 : 누가?
씬12 훈련장 일각
장금이 궁금한 얼굴로 걸어 나온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장덕 : (E) 아직 안 떨어지고 잘 붙어 있구나.
장금 : (보면 장덕이고 반가운 기색이 얼굴에 확 돌면서) 수의녀님.
장덕 : 뭘 그리 뻔히 봐.
장금 : (그냥 좋아서 웃고만 있는데)
장덕 : 봤으면 인사라도 해라! 이것아.
장금 : 어찌된 겁니까? 어찌 한양까지 오셨습니까? 혼자 오신 겁니까? 언제 오셨습니까?
장덕 : 그년 참 성질 급한 건 여전하구나.
장금 : (씩 웃고)
씬13 여각 방
장금과 장덕 지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장덕 : 하도 안 내려와 내 의녀시험 있다 알려주려고 단숨에 달려왔다.
장금 : 근데 수련이 다 끝난 이제야 오십니까?
장덕 : 수련이 다 끝났는지 내 알게 뭐냐. 알렸으면 되는 거지.
장금 : ......
장덕 : 근데 어디보자 (하곤 얼굴 빤히 보곤 장금의 맥도 잡아보고)
장금 : 왜 그러십니까?
장덕 : 왜 그러긴?
장금 : .......
장덕 : (맥을 놓더니만) 이년의 병은 알 수가 없단 말이야.
장금 : 예? 제가 무슨?
장덕 : 나같은 선머슴도 의녀 수련받는 동안에 초죽음이 됐는데.. 넌 어찌 이리 심신이 멀쩡해.
무슨 병이 아니고서야 이리 멀쩡할 수가 있어?
장금 : ......
장금과 장덕 오랜만에 정겨운 얘기에 흥겨워하고 있는데..
주모 : (E) 밖에서 웬 의관 나으리가 찾으시우.
장금 : .....?
장덕 : 드시라 하게.
장금 : ......?
장덕 : 정주분가 별주분가 그 나으리 말이다. 그래도 한양까지 왔는데 봐야하지 않겠냐.
장금 : ......
장덕 : 그래서 연통을 취해놓았다.
운백 들어오면 모두 일어나 맞는데..
정운백 : (장금을 보더니) 안 그래도 널 보려했다만..
컷.
장금 : 네?
정운백 : 너도 몰랐던 게냐?
장금 : 불통이 세 개라뇨?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정운백 : ......
장금 :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정운백 : ......
장덕 : ......
씬14 교육장 안
수련의녀들 삼삼오오 모여 떠들고 있는데..
장금이 뛰어들어온다.
아이들은 모두 알고 있는 듯..
조동 : (장금과 신비에게) 그러게 둘이 왜 나서? 그러니까 둘 다 낙향을 하는 거지.
장금 : (신비도? 하는 표정으로 보며) 너는 불통이 하나도 없었잖아.
신비 : ......
조동 : 이현욱 교수나으리가 세 개를 한꺼번에 주신거지.
장금 : .....!
조동 : 반가의 규수도 아니고 관비신분의 의년데 관기 잠깐 나가는 게 뭐 대수라고..
초복 : 시끄러!
조동 : 그러게 사람이라는 게 순리에 따라 살아야..
초복 : 시끄럽다 그랬다.
장금과 신비 조용히 자리에 앉으면.. 이현욱이 들어오는데..
모두 이현욱에게 집중하면..
이현욱 : 이제 내일이면 수련의녀 생활이 끝난다.
모두들 : ......
이현욱 : 처음부터 의술은 신교수 담당이고 의녀로서 갖춰야할 학문과 소양은 내가 가리는 것이다.
장금 : ......
신비 : ......
이현욱 : 결과는 너희들이 한만큼 줬다. (하고는 장금과 신비를 보며) 성적은 모두들 알고 있지?
장금 : ......
신비 : ......
이현욱 : 오늘.. 최종 집계를 하여 내일 최종발표를 할 것이니 진시에 모두 모이도록 하여라.
장금 : ......
신비 : ......
이현욱 : 허면 이만..
자리를 뜨는데..
나가면서 장금과 눈빛이 마주친다.
장금을 비웃듯 보고는 나가버리는 이현욱.
장금.. 잠시 앉아있다가는 나간다.
씬15 교수 집무실 밖
장금이 분에 찬 눈빛으로 걸어오고 있다.
열린 집무실로 들어가려는 순간.
신익필 : (E) 어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씬16 교수 집무실 안
익필이 대들 듯이 이현욱에게 따지고 있다.
보는 장금의 모습
이현욱 : 어찌 라니? 도대체 뭐가 문젠가?
신익필 : 장금이와 신비는 뛰어난 수련생들입니다.
이현욱 : 의술에서는 그랬나보지.
신익필 : 나으리!
이현욱 : 왜 그러는가? 의술에서 성적을 주는 것은 자네 권한이나 학문과 소양 성적은 내 권한일세.
신익필 : 압니다.
이현욱 : 헌데 어찌 내가 판단할 문제에 자네가 끼어 들어.
신익필 : 나으리가 보는 의녀의 소양은 대체 무엇입니까?
이현욱 : 그건 내가 판단할 문제라니까.
신익필 : 의녀의 소양을 관기차출 여부로 가리십니까?
이현욱 : 뭐야?
신익필 : 더구나 수련생 및 의녀를 기녀로 쓰지 말라는 전하의 전교까지 있으신 마당에요?
이현욱 : 그래서? 상소라도 올릴 생각인가?
신익필 : ......
이현욱 : 올리게. 아마 상소가 올라가기도 전에 자네는 파직을 당할 걸세.
신익필 : ......
이현욱 : 아니 상소도 필요 없지.
신익필 : ......
이현욱 : 오만과 잘난 척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승승장구하던 자네가 왜 의학교수를 자청하여
이곳으로 왔는지 전하께서도 궁금해하시지 않으시겠는가? 전하께 그걸 알려드려야겠어.
장금 : (밖에서 보고있는 장금)
이현욱 : 전하께서 총애하시던 대감을 오진하여 죽음으로 몰아간 것을 아시면
아마도 자네를 그냥 두시지는 않을 걸세.
장금 : ......
이현욱 : (말투를 바꿔 협박조로) 의기랍시고 내 권위에 도전할 시각이 있거든.. 진맥 수련이나 더 하게.
의관놈이 어디 내 권위에 기어올라 사사건건 트집이야.
신익필 : ......
이현욱 : (앞에 있던 자신의 점수지를 휙 던지며) 합산이나 잘 하여 내일 차질 없이 발표나 하게!
나가는 이현욱.
남은 신익필.
씬17 집무실 밖
바깥에 있던 장금.
이현욱이 나오는데.. 마주친다.
이현욱 : 전하의 전교만 없었어도 너희들은 반상의 법도를 어긴 죄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건방진 것들..
하고는 가는데..
장금.. 얼어붙은 듯 서있고..
열린 문을 사이로..
서로 바라보는 장금과 신익필.
울분과 답답함만 가득한데.. 장금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씬18 교육장 외각
처소로 돌아가는 장금의 힘없는 발길.
하늘이 무너진 듯 체념으로 투벅투벅 가는데..
정운백 : (E) 장금아.
장금 : (보면 운백이고)..
정운백 : ......
씬19 주막 방
실의에 빠진 장금은 풀이 죽어 앉아있고.
그런 장금을 안스럽게 보고 있는 운백.
화가 난 표정으로 씩씩거리고 있는 장덕.
정운백 : 신교수도 어쩔 수 없는 일일뿐더러..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장금 : ......
정운백 : 다른 방법으로 불이익을 줬다면 따져나 보겠으나.. 이는 고유의 권한인 성적의 문제다.
누구도 트집을 잡을 수가 없어.
장금 : ......
장덕 : 내 그럴 줄 알았다. 얼굴도 반반한 니가 그런 관원의 눈에 안들 리가 없지.
장금 : ......
장덕 : 들어보니 이젠 어쩔 수 없다. 의녀를 올해만 뽑고 다신 안 뽑는 것도 아니니
그렇게 풀 죽어 있을 것도 없다.
장금 : ......
장덕 : 허긴 다시 뽑으면 뭘 하누.
장금 : ......
장덕 : 늘상 벌어지는 일인 것을..
장금 : ......
씬20 저자거리
맥이 풀려 걷고 있는 장금.
어수선한 저자거리를 아무 생각 없이 실의에 잠겨 걷고 있는 장금.
그러다 문득 발길을 멈춘다.
그리고는 다시 오던 길을 돌아가는데..
씬21 민정호 집 앞
장금이 하인과 얘길 하고 있는데..
하인 : 뭐가 그리 바쁘신지 저도 얼굴을 못 뵌지 꽤 됐수.
장금 : 허면 집에도 잠시 안 들리십니까?
하인 : 말두마슈. 등청하시는 날은 그렇다쳐도.. 등청이 없는 날도 허구헌날 어딜 그렇게 다니시는지..
장금 : ......
하인 : 뭐 꼭 전할 말이라도 있으면 내게 남기시우. 오면 전해드리리다.
장금 : ..아닙니다.
발길을 돌려 가는 장금.. 실의만이 가득하다.
씬22 교수 집무실 안
정운백과 신익필 무거운 표정으로 있는데.
정운백 : 글쎄 자네가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건 나보다 자네가 더 잘 알잖는가?
신익필 : ......
정운백 : 자네가 도제조대감께 직소를 한다하여도 이현욱 나으리와 기녀로 갔던 수련생들이
발뺌을 하면 그만일세.
신익필 : ......
정운백 : 소양이 부족하여 성적을 그리 줬다하면 그만이야.
신익필 : ......
정운백 : 점수를 주는 것은 교수의 권한이야. 누가 그걸 뭐라고 할 수 있는가?
신익필 : .....
정운백 : 자네가 다치더라도 뜻을 이룰 수 있다면 말리지 않을 걸세.
헌데 이건 뜻도 이루지 못한 채 자네만 다쳐 불을 보듯 뻔한 일이야.
신익필 : ......
씬23 교육장 마당
맥이 풀린 장금 힘없이 들어서는데.. 익필과 마주친다.
익필을 말 없이 바라보는 장금.
장금을 보는 익필.
장금 : 나으리 정녕.. (더는 하소연을 못하겠는데)
익필 : ......
장금 : ......
익필.. 장금의 눈길을 더는 참지못한 채..
시선을 뒤로 하고.. 가는 익필..
바라만 보는 장금..
씬24 교수 집무실(밤)
고뇌에 빠진 익필. 그 위로..
- 장금이 빨래 하는 모습.
- 장금의 재능이 돋보이는 모습. 아무리 생각해도 익필의 마음은 무겁기만 한데..
씬25 교육장안
장금, 텅빈 교육장 안.. 한가운데.. 꼿꼿이 앉아있다.
씬26 교수 집무실
익필 여전히 고뇌에 빠진 얼굴이다.
못내 괴로워 하다가 돌연 뭔가를 결심한 얼굴이다.
그리고는 묵묵히 먹을 갈기 시작한다.
다 갈아진 먹을 보고는 붓을 잡는 익필.
잠시 생각하다 이내 붓에 먹물을 듬뿍 찍는다.
결의 찬 익필의 모습.
씬27 교육장안
수련의녀들 모두 모여있다.
장금은 한숨도 자질 못했는지 시무룩한 얼굴이고..
신비 또한 맥없이 있다.
한 편으로 다른 수련의녀들은 이제 의부(의녀 자격증)를 받기만 하면 된다는 들뜬 얼굴들이고..
이 때 익필과 현욱이 들어선다.
웅성이던 분위기는 이내 조용해지고..
현욱 : 오늘은 너희들이 이 교육장에 마지막으로 서는 날이자
떠날 자와 남을 자를 정하는 날이기도 하다.
장금 : .......
현욱 : 발표하게.
신익필 : .......
현욱이 자리를 내어주면 익필이 나서서는.. 수련의녀들을 주욱 돌아본다.
그러다가 장금과 시선이 마주치고..
장금과 시선이 마주친 익필은 굳은 표정으로 발표를 하기 시작한다.
신익필 : 신비.
신비 : ......
신익필 : 불통 셋. 귀향.
신비 : .......
신익필 : 다음 장금.
장금 : .......
신익필 : 불통 셋. 귀향
장금 : .......
신익필 : 초복.
초복 : (당연히 붙을 거란 얼굴로 기다리는데)
신익필 : 불통 셋. 귀향..
초복 :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놀라는)
이현욱 : (뭔가 이상하여 익필을 보는데)
신익필 : 조동.
조동 : (난 붙었겠지 하는 빛인데)
신익필 : 불통 셋. 귀향..
조동 : (금방 울상이 되선 대체 어찌 된 일이냐는 듯)
이현욱 : (조금 더 놀라 익필을 보고)
장금 : (뭔가 이상한)
신비 : (역시)
신익필 : 한비. 불통 셋. 귀향
한비 : (울상이고)
컷.
관원 : (부글부글 화가 치밀어 오르는 얼굴인데)
익필 : (전 보다 더 과감한 말투로) 시은이 불통 셋. 귀향.. 미금이.. 불통 셋. 귀향..
장금 : (뭔가 이상하지만 조금은 희망적인 느낌이다)
신비 : (역시)
익필.. 발표를 모두 마쳤는지 책을 덮고는 장금과 시선이 마주치는 익필.
이현욱 : (화가 난 표정으로) 자네?
익필 : 의술에 대한 성적은 제 권한이라 하셨지요?
이현욱 : ......
익필 : 점수를 내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현욱 : ......
익필 : 가시지요 도제조대감께서 보고하라는 명이 있으셨답니다.
하고는 가는 익필.
울그락 불그락 하며 따라가는 이현욱.
그런 둘을 보는 수련생들..
둘이 나가자.. 어찌 된거냐며 웅성거리고..
장금과 신비는 서로를 본다.
장금.. 나간 익필쪽을 본다.
도제조 : (E) 이게 대체 어찌 된일이야?
씬28 전의감 집무실
익필과 이현욱이 앉아있고.. 전의감 의관 두명 정도가 있다.
도도제조는 화를 내고 있다.
도제조 : 이번 수련의녀들은 들어올 때 뛰어난 아이들이 많았다. 헌데 어찌하여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
익필 : ......
이현욱 : ......
도제조 : 분명 공정하게 점수를 준 것인가?
익필 : ..예.
이현욱 : ..예.
도제조 : 나라에서 큰 돈을 들여 일부러 교육을 하는 의녀다.
육개월이나 먹이고 입혀 아무도 뽑아 쓸 수 없다는 상주를 어찌 전하께 올린단 말인가?
익필 : ......
이현욱 : ......
도제조 : 안되겠다. (전의감 의관들에게) 다시 준비를 하여라! 내가 직접 뽑겠다!
익필 : ......
이현욱 : ......
도제조와 의관들이 나가면..
이현욱이 익필을 노려보는데..
익필은 무심히 나가고..
씬29 혜민서 병사
병자 스무명정도가 누워있고..
병자마다 수련의녀들 하나씩이 옆에 앉아있다.
도제조는 가운데 앉아있고..
의관들은 옆에 있다.
도제조 : 시작하라!
하면.. 수련의녀들이 병자를 진맥하고..
신중히 진맥하는 장금.
옆에 놓인 종이에 진맥한 결과를 적는다.
일정시간이 흐르면..
의관1 : 다음!
하면.. 스무명의 수련의녀들 동시에 일어나 다음 병자에게 가 진맥을 한다.
씬30 교육장
오십여가지의 약재를 간격을 두고 죽 늘어 놓았고.. 역시 약재 하나마다 수련의녀들이 하나씩 앉아있다.
수련의녀들.. 약재의 이름과 약효를 역시 종이에 쓴다.
의관1 : 다음!
역시.. 수련 의녀들.. 동시에 일어나 다음 약재로 간다.
보고 쓰고.. ‘다음’ 하면 보고.. 쓰고.. 모르는 아이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가운데..
장금과 신비는 확신에 차 답을 적는다.
씬31 전의감 시험장
도제조가 앞에 있고..
장금과 신비, 초복, 조동, 수련1, 수련2가 앉아있다.
도제조가 시선을 수시로 바꿔가며 파상질문을 하고 있다.
도제조 : (초복에게) 기수란 무엇이냐?
초복 : 희노애락 애오욕으로 인하여 생긴 기침으로 마치 헌솜 같거나 매화씨 같은 것이
목구멍에 붙어있으면서 뱉으려고 해도 나오지 않고 삼키려해도 삼켜지지 않습니다.
청룡산을 씁니다.
도제조 : (수련2에게) 족궐음간경을 외워보아라
수련2 : 대돈.. 행간.. 태충.. 중.. (하고는 더듬대면)
도제조 : (신비에게) 태공왈 물이귀기이천인 물이자대이멸소 물이지용이경적이라 했다 무슨 뜻이냐?
신비 : 태공이 말하기를, 나를 귀하게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기가 크다고 해서 남의 작은 것을 업신여기지 말며
용맹을 믿고서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 것이니라
도제조 : (조동을 보자)
조동 :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놀라는데)
도제조 : 임신여부를 아는 맥을 대거라
조동 : (아는게 나온 거 같다 신나서) 족소음맥이 세게 나오거나
삼부맥을 약하게 짚을 때나 세게 짚을때나 같이 나타나면서 멎지 않는 경우입니다.
도제조 : (장금을 보며) 맹자께서 양나라 혜왕을 찾아갔을 때의 문구를 말하거라
장금 : 양혜왕 말하길 선생님께서 천리를 마다하지 않고 오셨군요.
장차 내 나라를 이롭게 할 것이 있겠습니까?
이에 맹자께서 답하되, 폐하! 왜 하필이면 이로움을 말씀하십니까?
어짊과 올바름이 있을 뿐입니다. 하셨습니다.
씬32 전의감 집무실
도제조 앉아있고 익필과 이현욱이 있는데..
이미 재시험에 대한 평가를 마친 상태다.
도제조 : (야단치듯) 이게 어찌 된 것인가!
이현욱 : (못마땅하고)......
익필 : (담담하고)......
도제조 : 다른 때 수련의녀들보다 더 뛰어나지 않는가!
익필 : ......
이현욱 : ......
도제조 : 더구나 (현욱을 보며) 자네에게서 불통을 받은 아이들의 학문은 놀라웠어.
장금이란 아이는 맹자를 줄줄 외웠네.
이현욱 : ......
도제조 : 의술실력도 훌륭하였어!
익필 : ......
도제조 : (익필에게) 무슨 연유로 장금이에게 불통 두개를 주었나?
익필 : 장금이가 의녀과장에 오기 전 이미 의술을 행하였다 합니다.
의부를 받지 못한 자의 시술을 나라에서 막고 있는데다 또한
의술을 행하는 자의 오만을 없애야겠기에 첫 번째 불통을 주었습니다.
도제조 : ......
익필 : 또한 약초 구분 시험에서 약재와 독재의 쓰임이 정해진 바 없다는 것을 가르치고자 함이었는데
장금이는 그것을 확연히 구분하였습니다.
그 또한 오만이라 생각되어 두 번째 불통을 주었습니다.
도제조 : ......
익필 : 제가 점수를 주는 기준이었기에 그리 하였습니다.
현욱 : ......
익필 : 허나 병자를 시술하는 시험에서 그것을 깨달았기에 불통을 사해주었어야 하나
점수란 공정성이 있어야겠기에 그냥 두었습니다.
도제조 : (인정하는 표정을 짓고는 이번에는 현욱에게)
그럼 자네가 장금이 에게 불통을 준 연유는 무엇인가?
현욱 : (바로 대답을 못하고 뜸을 들이다가는) 그것은 의녀로서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하다 사료되어..
도제조 : 그 소양은 무얼 말하는 것인가?
현욱 : 배우는 태도에 있어 스승인 저에게도 고분고분 하지 않고.. 말을 잘 안 들어 그리하였습니다.
익필 : .......
도제조 : 말을 안 들었다?
현욱 : ..예.
도제조 : (뭔가 석연치 않다 생각하고는 익필에게) 보니 첫 번 째 사례진단시험에서
장금이와 신비를 빼고는 모두 불통이었다. 그 연유는 무엇이냐?
익필 : 병사에 제 시각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도제조 : 왜?
익필 : ......
이현욱 : (불안한 표정이다)
도제조 : (뭔가 낌새를 챘다..그리고는 익필에게) 자네는 나가보게.
익필 : (인사를 하고 나간다)
이현욱 : (도제조의 눈치를 보고)
도제조 : 자네 혹 의녀 수련생들을 기녀로 차출하였는가?
관원 : (아무말 못하는데)
민정호 : (E) 예?
씬33 사헌부 앞
정운백과 민정호가 있는데..
민정호 운백에게서 그 간의 사연을 들은 듯 하다.
민정호 :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정운백 : 예.. 하여 나으리를 뵙고자 하였는데 지방에 일을 보신다하여..
민정호 : 그럼 어찌 되는 것입니까? 서나인은 다시 제주로 가야 하는 겁니까?
정운백 : 도제조영감이 어찌 처결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민정호 : (생각하다가는) 가봐야겠습니다.
정운백 : (인사하고) 그리하시지요.
민정호 급히 가는데..
씬34 대전
중종 오겸호, 전의감 도제조가 있는데..
중종 : 듣자하니 이번 의녀수련생의 실력이 모자라 모두 귀향조치가 내려졌다는 소리를 들었소.
사실이오?
도제조 : 그것이 아니오라 점수를 주는 두 사람의 견해차이가 있어 그리되었사옵니다.
중종 : 그게 무슨 말이오?
도제조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아직도 의녀들을 기녀로 차출을 하여 그것을 평가기준으로 삼은
관원이 있어 이에 응하지 않은 의녀들에게 불통을 주는 바람에..
중종 : 뭐라! 그럼 그런 기준으로 의녀를 선발한 것이오?
도제조 : 아니옵니다. 신교수는 이와 반대로 기녀로 간 의녀들에게 불통을 주는 바람에
모두가 불통이 되는..
중종 : 이런, 이런 아직도 연산조의 폐단이 없어지질 않았단 말이냐!
도제조 : ......
오겸호 : ......
중종 : 내 뜻을 표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그런 관행이 있단 말이오?
도제조 : ......
오겸호 : 하오나 전하! 창기까지 혁파하시고 의녀들까지 기녀로 쓰지 못하게 하심은
너무 하신 처사이십니다. 이는 신료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기녀를 엄히 금하면 부녀자들에게 의롭지 못한 비행이 생기게 됩니다.
관행을 무 자르듯 없애시면..
중종 : 연산조 때 생긴 관행이오! 아바마마이신 성종대왕 때도 없었던 일 아니오?
더구나 의녀제도를 만든 이유가 무엇이오?
도제조 : ......
오겸호 : ......
중종 : 남녀 유별이 지극히 엄한 이 나라에서 부인들의 병을 남자 의원이 진맥하고 시료하는 것을
꺼려하여 그 안타까움에 의녀를 두어 백성들의 안위를 보살피고자 함이었소.
헌데 자꾸 관행을 들어 이 같은 일이 생긴다면 의녀들의 실력이 나아지겠냔 말이오?
나 또한 어마마마와 많은 내명부 식솔들의 안위를 의녀에게 맡기고 있는 처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오!
오겸호 : ......
도제조 : 하여 이후에도 그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담당 관원을 파직시키는 주청을 드리러 온 것입니다.
중종 : 그리하시오!
오겸호 : ......
중종 : 또한 사대부가의 연회나 나라의 연회에도 의녀를 기녀로 참연 시키는 것은 엄히 금하도록
사헌부에 명하고 절목(節目)을 마련토록 하시오!
이에 반하는 자는 물론 그에 응한 의녀도 중벌로 다스릴 것이오!
나의 본뜻을 잊지 말도록 하시오!
도제조 : 예. 전하.
오겸호 : 예. 전하.
씬35 대전 밖
전의감 도제조가 나오는데 민정호가 온다.
같이 나오던 오겸호 그런 둘을 보고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는 가는데..
도제조 :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민정호 : 의녀 수련생들의 말을 듣고 왔습니다. 어찌 되었는지요?
도제조 : 전하께서 우리의 뜻을 가납해 주셨네.
이후로는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하명하셨네.
민정호 : (다행스러워) 현명하신 처사시옵니다. (하며 장금을 생각하는데)
씬36 교육장 외각 마당
졸업식장 분위기로..
의녀 수련생들.. 모두 서있는 가운데.. 중앙에 익필과 몇몇 의관들이 서있다.
수련의녀들.. 한명씩 나오는데.. 초복이 나온다.
익필 : (초복에게 의부를 건넨다)
초복 : (의부를 받아들고는 감격하는데)
익필 : 혜민서 사환의녀로 명한다.
초복 : 내의원이 아니구요?
익필 : ......
초복 가면.. 수련2가 온다.
그런 모습을 보는 장금의 모습..
익필 : 아쉽게도 넌 그냥 귀향이다.
수련2 : (바로 눈물이 찔끔 나며) 예.
익필 : 더 수련하여 오너라.
수련2 : ..예.
하고는 수련2 인사하고 가면 조동이가 온다.
역시 보는 장금의 모습
익필 : (의부를 주면)
조동 : (역시 감동하여 받고)
익필 : 혜민서 사환의녀로 명한다.
조동 : 그럴 줄 알았습니다.
익필 : ......
조동, 인사하고 가고.. 수련1이 오면..
역시.. 보는 장금의 모습..
익필 : (의부를 준다)
수련1 : 정말 제게도 의부를 주시는 겁니까?
익필 : 경상감영의 의녀로 명한다.
수련1 : 감영이면 어떻고 한양이면 어떻습니까?
수련1 가고.. 장금이가 온다.
익필 : (의부를 준다)
장금 : (말없이 받는다)
익필 : (어디로 명한다는 말이 없이 한부(궐 통행증)를 내민다)
장금 : (받지 못한 채 감격하여 보기만 하는데)
익필 : 궐을 출입하는 한부다.
장금 : (아직도 받지 못하는데)
익필 : 내일부터 내의원으로 가거라. 내의녀 사환의녀로 명한다.
장금 : (그제서야 떨리는 손으로 받는데)
익필 : 뼈에.. 혈에.. 새기라는 말 잊지 말거라.
장금 : ......
장금.. 가면.. 신비 오는데.. 돌아선 장금의 모습위로..
익필이 ‘너도 역시 내의녀 사환의녀로 명한다’는 말이 들리나..
장금은 돌아선 채 우는지 뭘하는 지 아직 돌아서 있다.
이때.. 모두에게 나누어 주고는..
익필 : 이제 전의감의 교육은 끝이 났다 모두 부디.. 사람을 살리는 훌륭한 의녀가 되기를 바란다.
하고는 나가는 익필..
그런 익필의 뒷모습을 보는 장금..
장금.. 익필을 따라나가는데..
씬37 교육장 밖
장금이 나오는데 익필이 없다.
장금이 보면.. 익필이 교육장안에서 동인(銅人)을 들고는 나온다.
장금.. 다가간다
장금.. 익필에게 다가가 아무 말 없이 동인을 살짝 뺏어 드는데..
익필은 그런 장금을 보다가는 다시 동인을 뺏어들더니.. 말없이 간다.
그런 익필을 보는 장금.
씬38 마당 다른 일각
아이들 모여있는데.. 장금이 온다.
초복 : (신비에게) 더 열심히 해서 내가 그 자리로 갈 거니까 기다리고 있어.
신비 : ..그래..
초복 : 이것들이 내 말을 우습게 아네. 분명 니네 둘 다음이 나였을거야.
장금 : (그냥 미소짓고)......
조동 :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나였겠지요.
초복 : 애 낳는 거 보고 쓰러지는 애가 어떻게 혜민서에는 있을라나 몰라.
조동 : 그 날은 기가 허해서 그런거지.. (말 바꾸며) 아주머니는 경상감영으로 돌아가서 어떡해요?
수련1 : 어떡하긴 좋지.. 의부만 있으면.. 자식새끼들 잘 먹여 살릴 수 있고.. 궁(宮)보다 난 더 좋다.
수련2 : (울상으로) 맞아요. 의부라도 있으면 되죠 뭐..
나는 다시 관비로 가서 일할 거 생각하니까 눈앞이 캄캄해요..
조동 : (그런 수련2 안아주며) 걱정 마! 내가 보니까 넌 그렇게 살 관상은 아냐..
수련2 : (더 울고)
초복 : 아무튼 모두 정들었는데.. 이제 헤어진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아쉽다
수련2 : (더 울고)
조동 : 너까지 왜 그래 (하면서 눈물보이고)
모두들 아쉬움과 시원섭섭함이 느껴지는 가운데 작별을 하는데..
씬39 장금 처소
짐을 싸고 있는 장금.
짐을 들고 떠나려고 하니.. 그동안의 일이 생각나는 듯 한번 둘러보고는 나오는데..
씬40 전의감 밖
장금이 나오는데.. 민정호가 기다리고 있다.
장금 : (놀란다)
민정호 : 어찌 되셨습니까?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정호를 보는 장금.
정호.. 장금이 별 말이 없자 다시 묻지는 못하는데..
장금.. 손에 쥐어진 한부를 가만히 펴 정호에게 보여주면
정호.. 기쁜 얼굴로 장금을 바라보고..
장금도 정호를 보고 미소짓는데..
민정호 : 선비들은 책하나를 떼면 책걸이로 떡이라도 돌리는데 무엇을 해 드려야할지?
장금 : 저도 해주십시오.
민정호 : 제가 떡은 못합니다.
장금 : (그냥 웃고)
씬41 길
장금과 정호가 가는데.. 둘이 말은 하지 않은 채 걷는다. 그 위로..
민정호 : (E) 기쁘십니까?
장금 : (E) 슬픕니다.
민정호 : (E) 슬프십니까?
장금 : (E) 기쁩니다.
민정호 : (E) 두려우십니까?
장금 : (E) 설렙니다.
민정호 : (E) 설레십니까?
장금 : (E) 두렵습니다.
그렇게 가는 둘.
씬42 공터
장덕이 그냥 그곳을 보고 있다.
씬43 다른 빈집
역시 장덕이 보고 있다.
씬44 덕구네 집 앞길
장덕이 생각에 빠진 채 걸어오고 있는데..
씬45 덕구네 마당
술도가에 손님 두어 명 있고
덕구처는 마냥 신이 난 듯 술을 팔고 있는데..
손님1 : 이게 신선 고본주라고?
덕구처 : (술을 주면서 대단한듯) 예.. 이게 만병을 치료하고 허한 것을 보하는 술로 알려져 있는
바로 그 신선 고본줍니다.
덕구 : 이게 우슬 하수오 구기자 천문동 맥문동 생지황 숙지황 당귀 인삼을 넣어 만든
그 유명한 신선 고본주라니까요.
손님1 : 알았으니 하나 주게.
장덕 : (어느새 와서) 뿐만아니라! 신선 고본주를 오랫동안 마시면 장수하여 흰머리가 검어지고
늙은이를 소년으로 만들 정도로 약효가 뛰어납니다!
손님들 : (놀라는데)
덕구 : (장덕이 거들어 주자 기쁘고)
덕구처 : (기분 좋은데)
장덕 : 신선 고본주라면 그렇다는 것이지요.
덕구처 : (놀라고)
덕구 : (놀라고)
손님들 : 에? 그럼 이건 신선고본주가 아니오?
장덕 : 다른 약재는 똑같으나 인삼이 빠졌으니..
이는 신선고본주가 아니라 신선은 빼고 고본주라 해야하나?
덕구처 : (장덕을 째려보고)
덕구 : (놀라는데)
손님1 : (덕구처에게) 그럼 뭐야? 거짓말을 한 거야?
덕구처 : 아니.. 그게 아니라.. (쩔쩔 매는데)
장덕 : 술맛은 그만입니다. 술맛만 보고 사시든지요..
하고는 방으로 들어가는 장덕.
술도가에 있던 사람들 술을 사려다가는 ‘에에 속을뻔했네’하는 표정으로 그냥 가버리는데..
화가난 덕구처 방으로 급히 가는데..
씬46 덕구네 장덕방
장덕이 앉아있고.. 급히 들어오는 덕구처.
덕구처 : 왜 그래? 뭐가 불만이라 남이 잘되는 꼴을 못봐. 그냥 보기만 하면 되지 왜 초를 쳐!
장덕 : 잘되는걸 못보는 게 아니라 잘못된 걸 바로잡는 거지요.
이때.. 덕구 방문을 살짝 열고 둘의 상황을 보는데..
덕구처 : 됐어! 다른 말 할거 없고 당장 나가!
장덕 : (꿈쩍안 할 기세고)
덕구 : .....!
덕구처 : 내가 장금이 봐서 그냥 지내라고 한 건데 안되겠어. 나가!
장덕 : 못나갑니다.
덕구처 : 뭐? 못나가? 나가!
장덕 : 그럼 돈을 내십시오.
덕구 : .....!
덕구처 : (속에서 신비나고) 뭐? 돈을 내라고? 내집에서 나가라는데 돈을 내라고?
장덕 : 장금이가 예 있으라 해서 있는데 싫으시다니 돈을 내면 나가드리겠습니다.
덕구처 :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장덕 : 아니면 마십시오..
하고는 벌렁 누우며..
장덕 : 나도 밥 한 공기도 돈 내고 먹었습니다.
덕구처 : (화가 나 뒤로 넘어갈 지경이고)
씬47 덕구네 마당
덕구처 나오는데..
덕구처의 눈치를 보는 덕구.
덕구처 :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가슴이야.. (덕구에게) 물!
덕구 : (쪼르르 가서 물을 한 사발 가져오고) 괜찮어?
덕구처 :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는) 지금 이게 괜찮아 보여? 눈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보고도 몰라?
당신은 왜 아무 말 못해 응?
덕구 : 그러니까.. 그게.. 그러게.. 왜 짠지까지 돈을 받고 먹여?
덕구처 : 뭐?
덕구 : 아니.. (혼잣말로) 당신보다 더한 사람은 처음 봐서 그런 구경은 쉽게 못하니까..
이때.. 장금과 민정호 들어오는데..
덕구 : (반갑게) 장금아! 때마침 잘왔다.. 방안에 저 요상한 여편네 좀 내쫓아다오..
장금 : (의아한 표정을 짓고)
민정호 : ......
덕구 : 그나저나 붙었냐 붙었어?
장금 : (웃고)
덕구 : 그럼 그렇지 그럼 그렇지..
씬48 덕구네 방
장금 민정호 덕구 있는데.. 술잔을 돌리고.. 장덕과 덕구처는 양끝으로 앉아있다.
화기애애하게 다들 즐겁고 장금을 축하하는 분위기인데..
덕구 : 장금이가 누굴 닮아 저리도 똑똑한지.. 아마도 저희가 어려서부터 잘 가르친 탓 아니겠습니까?
민정호 : (웃고)
덕구처 : 그나저나 그럼 이제 다시 녹봉을 받는 것이냐?
장금 : ......
장덕 : 또 시작이구만 또 시작이야.
덕구처 : 아니.. 근데 저 여편네는 나하고 살이 꼈나.. 내가 뭔 소리만 하면 끼어들어 초를 쳐?
장덕 : (장금에게) 너 궁녀였을 때 녹봉 다 갖다바쳤지?
장금 : ......
덕구처 : ......
장덕 : 어렸을 때는 일만 부려먹었지?
장금 : ......
덕구처 : 아이구 더워! 아이구..
장덕 : 열증엔 냉수 한사발이 제격이오.
덕구처 : 아이구 아이구..
하면.. 장금.. 웃으며 없어진 음식그릇을 들고는 나간다.
씬49 부엌
들어온 장금.. 오랜만에 김치전을 하는데..
음식을 막 하다가는 생각에 잠기는데..
순간.. 한상궁과 음식을 하던 장면이 플래시백 된다.
장덕 : (E) 전 다 타겠다.
장금 : (놀라 얼른 꺼낸다)
장덕 : 음식하다 말고 뭔 생각이야?
장금 : 내일 궁에 간다 생각하니 수랏간 생각이 나서요.
장덕 : 너무 좋아는 마.
장금 : .....?
장덕 : 니 생각하고 많이 다를거다. 특히나 궁에서의 의녀 생활은..
장금 : ......
장덕 : 의녀는 의원이 아니야.
장금 : ......
장덕 : 원수가 제주에 유배를 와서 내려간 것도 있지만 궁은 정말 내게 안 맞았다.
의원으로서의 발전이 없었어.
장금 : .....
장덕 : 내 널 아는데 니 성격으로도 쉽진 않을거다.
장금 : ......
장덕 : 뛰어난 의원이 되는 것은 애시당초 포기해야 할지도 몰라.
장금 : ......
장덕 : 그래도 가야겠지?
장금 : ......
장덕 : ......
장금 : 제주에는 언제 가실겁니까?
장덕 : 안 간다
장금 : 네?
장덕 : 내 신분도 회복이 되었고 또 네가 둘 다 이루는지 지켜도 봐야지.
장금 : 허면 내의녀로?
장덕 : 그건 안 맞는다니까.
장금 : ......
장덕 : ..(뭔가 다른 생각이 있는듯)
씬50 냇가
생각에 잠긴 장금. 이때 민정호가 오는데..
민정호 : 궁(宮)으로 다시 들어가시면 무엇부터 하실겁니까?
장금 : 무엇부터 할지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민정호 : 궁녀로서 있었던 궁(宮)과 의녀로 있는 궁(宮)은 많이 다를 겁니다.
장금 : 압니다.
민정호 : 아셔도 당하시면..
장금 : 천한 신분인 의녀로 들어가 어찌하면 분노를 풀 수 있을까? 매일 밤을 생각했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될지 안될지 알 수 없으나 방법은 오로지 하나였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능력이 안될 수도 운이 따라주지 않을 수도 또 때에 따라서는 모든 걸 걸어야할 수도 있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하지만 생각한 곳으로 도달할 때까지는 견딜 것입니다.
민정호 : ......
씬51 장금의 방(장덕의방)
장덕이 자고 있는데..
장금이 일어나 앉아있다
씬52 궁 전경(새벽)
씬53 궁문 앞
경계를 서고 있는데.. 한부를 보여주며 당당히 들어서는 장금.
씬54 궁 안 일각
들어오는 장금.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본다.
그리고는 수랏간 쪽을 바라본다.
이때.. 멀리 한쪽으로 궁녀들이 처소에서 출근하는 모습이 보인다.
장금.. ‘혹시 연생이가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보다가는 발길을 돌려 내의원 쪽으로 간다.
씬55 내의원 의녀집무실
장금과 신비.. 있고..
내의녀 비선이 있다.
비선 : 난 내의녀 비선(非先)이다.
장금 : (인사하고)
신비 : (인사하고)
비선 : 너희들은 아직 의녀가 아니다.
장금 : ......
신비 : ......
비선 : 사환의녀(使喚醫女)일 뿐이야. 여기도 전의감 수련 때처럼 앞으로 1년간 수련을 할거고
불통을 3개 받으면 다시 혜민서로 가야한다. 거기서도 또 못하면 감영으로 가야하고..
장금 : ......
신비 : ......
비선 : 침구며 진맥은 따로 교육을 받는 의관들이 정해질 것이고
그 외 수련은 선배의녀들이 알려 줄 것이니 그에 따르면 된다.
장금 : .....
신비 : .....
비선 : 다만 내의원의 의녀는 궁안의 궁녀들은 물론 종친가와 대비마마 중전마마까지
윗전들을 보살피는 곳이니 모든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알겠느냐?
장금 : ..예..
신비 : ..예..
이때.. 은비 들어오는데..
비선 : (은비에게) 사환의녀들이다. 세세한 것들을 일러주거라.
은비 : 예..
비선 : (나가고)
은비 : 수련과정 중에는 실습과 견학이 많아. 윗전마마들의 시료는 주로 견학을 할거고
장금 : (눈이 반짝이는데)
은비 : 실습은 궁녀들을 대상으로 해. 앞으로 아주 중한 병이 아니고는 궁녀들의 시료는
모두 너희들 몫이야.
장금 : ......
은비 : 그것도 모두 점수를 내는 것이니 잘들 해.
장금 : 예..
신비 : 예..
은비 : 일단 궁녀처소에서 연통이 왔으니까 둘이 가봐.
신비 : 저희만 갑니까?
은비 : 응 큰일이 아니니 어려운 거 없을 거야.
장금 : 예..
신비 : 예..
하고는 장금과 신비 나가면..
은비 : (기쁜듯) 휴! 살았다. 이제 난 끝났다. 내가 이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다구! 니들도 당해봐라..
은비.. 그동안의 일에 해방이라도 된 듯 좋아하는데..
씬56 궁녀 처소
어이없는 표정의 장금과 신비..
보면.. 14-5세 정도의 생각시가 앉아서는
궁녀 : 못 들었어? 얼굴 좀 만져 달라구!
장금 : (반말부터가 거슬리는데)
신비 : ......
장금 : ......
궁녀 : 어제 번을 섰더니 얼굴이 거칠어졌어. 오이를 붙이든 율무를 붙이든 해줘.
장금 : .....!
신비 : .....!
궁녀 : 무슨 말인지 몰라?
신비 : 항아님! 이런 일이라면 의녀를 부르시지 않아도..
궁녀 : 그럼 누가 해? 내가 해?
장금 : ......
신비 : 저희는 의녑니다.
궁녀 : 그러니까 하라구! 다른 의녀들은 아무 말 않고 하는데 니들은 왜 그래?
장금 : (갈등)......
신비 : 아프신 게 아니면 저희는 그만 가겠습니다.
궁녀 : 뭐! 지금 뭐라고 한 거야? 그냥 가겠다고? (화나서 벼개를 신비에게 던지며)
신비 : ......
장금 : (역시 갈등).....
궁녀 : 어디서 의녀 따위가 궁녀가 시키는 일에 토를 달고 못 하겠다는거야?
의녀수련을 받기는 한 거야?
신비 : ......
장금 : ......
궁녀 : 정 못하겠으면 나가!
신비 : (당장이라도 나갈 것 같은데)
장금 : (갈등하고)......
궁녀 : 나가보라구!
장금 : 아닙니다. 하겠습니다..
신비 : (장금을 보는데)
장금 : 저희가 처음이라 아직 익숙치 않아 그렇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궁녀 : ......
신비.. 화가 난 눈빛으로 장금을 보면
장금.. 그런 신비를 데리고 나오는데..
씬57 처소 밖
장금과 신비 나오는데..
신비.. 화가 나는데.
신비 : 난 병자를 고치기 위해 의녀가 됐어.
장금 : 나도 그래.
신비 : 헌데?
장금 : 이게 현실이야.
신비 : ......
장금 : 그리고 난 궁녀였어.
신비 : ......
장금 어딘 가로 가는데..
그런 장금을 보는 신비.. 여태까지 보아온 장금의 모습이 아니자 조금 놀라는데..
씬58 처소 일각
정성스레 요강을 씻는 장금..
그 안에 쑥을 넣는 장금..
한켠에서 보고만 있는 신비
씬59 궁녀 처소
장금이 요강을 들고 들어와서 안에 불을 넣어 연기가 나게 하는데..
장금 : 쑥의 김을 쐬십시오
궁녀 : (의아하게 보면)
장금 : 얼굴이 건조하실 때 해주면 오랫동안 촉촉하게 해줍니다. 쑥은 특히 여성에게 좋습니다.
진통이나 염증 또한 가라앉힙니다.
궁녀 : (의심스러운 듯) 나 골탕먹이려는 건 아니지?
장금 : 아닙니다.
궁녀 : 그럼 발부터 좀 씻겨줄래? 하루종일 서 있었더니 너무 힘들어.
신비 : (정말 화나는데)
장금은 나간다.
컷.
장금이 대야에 물을 떠와서는 궁녀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보는 신비.
컷.
궁녀처소에 다섯 명의 궁녀들이 주르르 쑥김이 나는 요강에 얼굴을 대고 있다.
장금은 그런 그들을 어깨를 주물러 주고..
신비도 할 수 없이 어깨를 주물러 주는데..
장금 : (정말.. 뭔가 다잡은 표정으로) 백복령은 기미와 검버섯을 없앱니다. 꿀에 개어 바르십시오.
궁녀1 : 그래?
장금 : 뽕나무 태운 재는 주근깨와 사마귀를 없앱니다
궁녀2 : 정말?
장금 : 복분자는 얼굴빛을 좋게 하니 늘 드시구요
궁녀들 : (좋아하며 듣고)
신비 : (그런 장금을 보고)
장금 : 그러나 무엇보다 얼굴이 촉촉해지는 것은 밥솥에서 나는 김입니다. 늘 쐬십시오.
신비 : ......
장금 : 쌀뜨물도 좋습니다. 허면 얼굴이 하얗고 매끄럽게 됩니다.
궁녀들 : (장금을 좋아하며 새겨듣는데)
신비 : ......
장금 : ......
씬60 궁 일각(밤)
장금과 신비 지친 얼굴로 내의원으로 향해 걸어가는데..
신비 : 이런 걸 알면서 왔다는 거지?
장금 : ......
신비 : 왜?
장금 : ......
씬60-1 중궁전(밤)
중전이 몸이 아픈 듯 보료에 비스듬이 누워있다
내의녀 한명이 중전의 이마에 물수건을 갈아대고 있다
사환의녀 한사람이 시중을 들고 있고..
중전 : 됐다 그만하거라! 그리고 의관을 들라하라!
내의녀 : 예 중전마마!
씬61 내의원 일각
장금과 신비 오고있는데 그들 뒤로 대전별감 막개와 의원들 몇이 급히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뭔가 일이 난 분위기인데..
씬62 내의원 의녀집무실(밤)
장금과 신비 들어오는데..
은비만이 있는데.. 발을 동동 구르고 있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은비 : 너희들 여태 잡혀있었던 거야?
장금 : 무슨 일이 있습니까?
은비 : 중전마마께서 갑자기 병이 나셔서.
장금 : ......
이때.. 비선과 정운백이 들어오는데..
장금과 운백이 잠깐 눈빛 교차하고..
정운백 : (은비에게) 열이는 어디있느냐?
은비 : 퇴궐했습니다.
정운백 : ......
비선 : (운백에게) 우선 가시지요.
정운백 : 그러지.(급히 나가고)
비선 : (은비에게) 은비는 따라오너라. (급히 나가고)
은비 : 예.. (장금과 신비에게) 너희도 따라와서 봐.
장금 : 예..
신비 : 예..
씬63 궁 일각
은비가 앞장서고 장금과 신비 뒤따라가는데..
신비 궁금하여 장금에게 물으면..
신비 : (작은소리로) 어디 가는 거야?
장금 : 소집이 된 것 같아..
신비 : 소집이라니?
장금 : 윗전마마께서 탈이 나시면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대책을 논해.
내시부 내관, 내의원 의관 (의미심장하게) 수라간 최고상궁마마님까지
신비 : 그래?
장금 : 응..
모두가 모이는 자리에서 최상궁과 마주칠 생각을 하자
비장한 마음을 먹는 장금.
씬64 집무실
내시 한명과 정운백..
비선과 은비는 끝자리에 앉아있고..
장금과 신비는 구석에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서있는데..
들어오는 장번내시 장금을 의식하지 못한 채 들어와 앉고..
장번내 : (정운백에게) 수랏간 최고상궁은 아직인가?
정운백 : 급하다 전하였습니다. 곧 들것입니다.
하면.. 인기척이 들리며 누군가 들어오는데..
보면.. 금영이다.
금영 들어오다가는 서있는 의녀들을 흘깃 보고는 지나쳐 가려는데.. 뭔가 이상하다.
다시 한번 돌아보는데..
장금도 시선이 느껴지는지 고개를 살짝 들어 보는데
금영이 놀란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
장금 역시.. 금영을 보고는 얼굴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