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본동초등학교19,20회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스크랩 손정완(51) 디자이너 - 2010.9.29.조선
하늘나라(홍순창20) 추천 0 조회 569 11.03.30 19:0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그 사람의 공간] 디자이너 손정완의 신발장과 거실

"패션의 마침표는 구두"…30년 모은 300켤레 빼곡


1만~2만원대 제품 많아… 결혼전 데이트 때 신발 등 하나하나에 추억 깃들어
보라·연노랑·살구·녹갈색… 거실은 달콤한 '색의 향연'

패션 디자이너들은 대개 옷장을 공개하지 않으려고 한다. 명색이 디자이너이니 대중은 이들의 옷장을 두고 상상의 날개를 펴지만, 그 기대치에 미칠 만큼 옷장을 잘 관리하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디자이너 손정완(51)도 예외는 아니다. '낭만적 옷의 선구자', '여자를 가장 여자답게 만드는 옷을 만든다'는 평을 듣는 그녀지만, 옷장은 정리가 안 돼 어지럽다고 했다. 사무실 직원들이 귀띔했다. "대신 신발장이 좀 남다른데…." 신발장? 손정완은 말했다. "패션의 마침표는 구두니까. 난 옷 한 벌을 만들 때도 시작 스케치보다는 마무리단계 마침표를 더 중시하는 사람이니까." 그 마침표를 확인하기 위해 집을 찾았다.

 

다채로운 마침표, 손정완의 신발장

손정완은 2년 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이사를 했다. 2m가량 되는 긴 현관 복도와 높은 천장에 반했다고 했다. 손정완은 "긴 현관 복도에 신발장이 들어선 게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여기에 제 추억도 함께 있어요.”작은 방처럼 생긴 디자이너 손정완의 신발장. 벽에 칸칸이 붙여놓은 긴 선반엔 지난 30년 동안 하나씩 사 모은 구두가 줄지어 서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구두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그녀가 아끼고 사랑한 물건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생일 선물로 받은 빨간 에나멜 신발에 묻은 먼지를 털곤 했다."엄마가 불편하다 말려도 늘 예쁜 구두만 신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발이 아파도 꾹꾹 참고 걷다 보니 발가락에 티눈이 박혀 초등학교 5학년 무렵엔 수술을 한 적도 있다."

구두에 어울리는 옷을 직접 만들겠다 우긴 적도 있다. 1970년대 엄마 손을 잡고 찾아간 양장점 '송옥'. 아이는 속이 비치는 민소매 점퍼에 지퍼를 달고, 지퍼 끝엔 손잡이처럼 큰 링을 달아달라고 우겼다. 양장점 주인은 "어린 녀석이 취향이 예사롭지 않다"며 혀를 찼다. "엿장수가 가위질하는 소리에 맞춰 거리에서 춤도 췄고, 옷도 어릴 때부터 직접 골라 입었으니 보통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손정완의 회상이다.

숙명여대 산업공예과를 입학해선 미대 입시생에게 회화를 가르치며 용돈을 벌었다. 첫 월급을 받자마자 찾아간 게 당시 명동에 있던 구두점 '리차드'. 이곳에서 3만원을 주고 마(麻)줄기를 꼬아 굽을 장식한 소위 '에스파드류(Espadrille)' 한 켤레를 샀다고 했다.

"발목에 친친 감는 긴 끈이 달린 신발이었다. 지금 같으면 귀찮아서 절대 안 신을 텐데, 그땐 그렇게 튀는 게 좋았다. 그 자의식이 결국 날 디자이너로 이끈 것 같다."

열아홉 살 때부터 그렇게 하나씩 사 모은 구두가 이젠 약 300켤레. 페라가모·프라다·구찌처럼 누구나 아는 명품 브랜드 구두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잘 안 사는 편이다. 마치 숨바꼭질하듯 사람들이 잘 모르는 상표 제품을 건져내는 기쁨을 더 즐긴다. 가진 것 중 1만~2만원짜리 신발이 많고, 오래 신어도 발이 아프지 않은 편한 제품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신발을 신다 보니 무조건 모양이 독특하고 예쁜 것보다는 전체적인 옷을 받쳐주는 안정적인 제품이 좋다는 걸 알게 됐다. 비싼 신발을 사는 것보다 잘 간수하는 게 더 중요하단 사실도." 신발장에 신경 쓴 것도 이때부터다.

신발장은 작은 방처럼 생겼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 안에 추억이 깃든 오래된 신발이 나란히 짝 맞춰 서 있다. 180㎝가 넘는 남편 키에 맞추기 위해 결혼 전 데이트할 때마다 아껴 신었다는 굽이 아찔한 하이힐, 벼룩시장에서 건진 낡은 가죽부츠까지.

부츠엔 플라스틱 페트병 몸통을 잘라 끼워놓았고, 구두마다 신문지를 구겨 넣어 습기에 젖는 걸 막아놓았다. 칸칸이 받침대를 세워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옷은 해마다 세탁소에 맡겨 보관하면서도 정작 구두는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정리하고 관리하려고 노력한다. 이 한 켤레 한 켤레가 그동안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줬고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존재니까."

색깔 조화가 돋보이는 거실. 체리·보라·올리브색이 어우러져 화사하지만, 여백을 강조한 덕에 넘치는 느낌이 없다. /오종찬 기자

달콤한 옷, 달콤한 거실

손정완의 거실은 특유의 디자인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또다른 공간이다. 가장 중요한 건 색(色)과 빛이다. 부드러운 살구색, 투명한 초록과 파랑, 햇살을 담뿍 빨아들인 올리브와 체리빛, 아찔한 보랏빛을 옷 위에 종종 담아내는 그녀다. 거실 역시 이런 빛깔의 조화를 보여주는 곳으로 꾸몄다.

미국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Warhol·1928~1987)이 그린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초상화를 우연한 기회에 구입한 그녀는 그 분홍색 그림에 맞춰 보라색 수납장과 올리브 빛깔 식탁을 골랐다. 그림 아래엔 미국 건축가 찰스 임스(Eames)가 만든 의자 미니어처와 벼룩시장에서 사들인 낡은 보석함을 놓았다. 벽과 바닥은 부드러운 크림색. 여백을 충분히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여자들이 사고 싶어하는 옷과 꿈꾸는 공간은 알고 보면 닮아 있다. 넘치게 화려하지도, 무덤덤하지도 않은 것. 보는 순간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이 거실에서 난 그 설렘을 매일 아침 수혈받는다."

 

 

●손정완은…

 

1959년생. 숙명여대 산업공예과 졸업. 학창시절부터 옷을 남다르게 입고 다니기로 유명했다. "넌 화실 차리지 말고 디자이너를 해야겠다"는 친구 말에 국제복장학원에 등록, 의류 회사를 다니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손정완'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냈다. 1990년 갤러리아백화점에 입점했고, 1993년 황금바늘상, 2005년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받았다. 2006년엔 파리 캐주얼 의류 전시회 '후즈 넥스트(Who's next)'에 외국인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초청돼 단독 패션쇼를 열었다. 2011년 봄엔 미국 뉴욕에서 새 패션쇼를 열 예정이다. 손정완은 "더 늦기 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논현동에 있는 패션 디자이너 손정완의 집을 찾았다. 색깔 조화가 돋보이는 거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오종찬 기자

 

 

[한국의 디자이너를 말하다] [7] '낭만적 옷'의 선구자 손정완 2010. 4. 30 (금)
손정완(51)은 특유의 균형감각으로...그런 옷이다." 손정완 디자이너의 말이다.김태희...하지 못한다"는 게 손정완의 주장이다.숙명여대 산업공예학과를...
조선일보 > 문화 | 송혜진기자 | 관련기사
2009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선보인 은색 드레스. 광택 있는 소재에 풍성한 털을 소매에 덧대어, 미래적인 느낌을 입힌 로맨티시즘을 제안했다. / 손정완 부티크 제공

 

 

소녀, 여인으로... 여인, 거장으로2011. 3. 30 (수)
...했다 그때, 운명처럼 만난 손정완과 '소녀시대' 제시카...있겠다' 싶었다."(손정완)"선생님을 먼저 찾은 건...quot;(제시카)디자이너 손정완(52)과 아이돌 그룹 '소녀...
조선일보 > 문화 | 송혜진기자 | 관련기사
제시카가 손정완 디자이너의 어깨에 손을 걸치고 한껏 도도한 표정을 짓는다.“ 저 좀 달라 보이죠”라고 묻는 것 같다. 제시카가 입은 옷은 올 2월 손씨가 뉴욕패션위크 무대에 올렸던 누드 베이지 실크 드레스. 허리 주름 아래로 떨어지는 선이 유혹적이다. /조세현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