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도자아카데미 지도자들!
포스코 견학을 다녀와서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
한국지도자아카데미 제14기와 제15기 교육생들(52명, 인솔자 : 박석빈 부원장)은 1박 2일(2008. 4. 19. - 4. 20.)동안 포스코(POSCO) 견학을 다녀왔다. 출발날짜가 ‘4. 19혁명 기념일’이어서 더욱 뜻 깊었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수학여행 때 견학 후 20여 년 만에 찾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대한민국 안의 포항종합제철소였다. 지금은 포스코라는 세계 속의 ‘철의 왕국’으로 우뚝 서 있다고 했다. 그 모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견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포스코는 1968년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를 설립 된 후 역사가 시작한 기업이며 2000년 10월에 민영화되었다. 본사와 포항제철소는 ‘포구와 항구의 도시’ 포항시 영일만 자락에 약270여만 평 규모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광양제철소는 전라남도 광양만 갯벌을 매립 한 후 500여만 평 규모에 조성되었다.
견학 첫날 일정은 홍보센터 브리핑 → 포항제철소 → 홍보관 및 역사관 → 호미곶 → 인재개발원 숙소로 이어졌다. 둘째 날은 포항가속기연구소 → 포스코 주택단지 → 청암학술정보관 → 포항공과대학교의 견학 순서로 진행되었다. 일정을 보면 견학적인 의미보다 ‘산업시찰’이라는 뜻이 더 깊게 스며있는 것 같았다.
한 두 시간의 단순한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의 견학인 아닌 이틀 간 체류하면서 포스코의 전체 역사와 현장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들이었다. 어쩌면 한국지도자아카데미 지도자들만이 특혜를 받는 느낌이 들어 이루 형용할 수 없는 벅찬 가슴으로 다가서게 되었다. 그 전체적인 견학비용이 포스코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만큼 더 열심히 배우고 학습하는데 열중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배운 것을 몇 가지로 나누어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포스코 이념처럼 ‘자원은 유한하고 인간의 창조력은 무한함’을 배웠다.
철의 기본적인 원료는 철광석, 유연탄 및 석회석이다. 석회석은 우리나라에서 다량 생산되지만 철광석과 유연탄의 생산량은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천연자원이 매우 빈약한 나라에서 회사를 설립 한 후 약 20여년 만에 세계 3위의 철강생산회사가 되었으니 경이적인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하자원이 부족하고 인적자원이 풍부하다. 자연과 인력을 어떻게 조화롭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산 교훈을 일깨워준 곳이 포스코였다. 입지조건 또한 제철산업의 특성상 산업단지가 즐비한 경상도지역의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 경제적이며 효율적이었다. 정말 인간의 창조정신은 ‘불가능이란 없다’는 말을 실감나게 하였다. 우리 아카데미의 이념인 ‘자율, 협동, 창조’와도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듯 했다.
둘째, 지도자의 지도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한국지도자아카데미의 1년 교육과정중 유일하게 견학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포스코 견학이다. 처음에는 김일주 원장께서 박태준 명예회장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알선되어 도전과 개척정신을 배우라는 뜻으로만 여기며 참여하게 되었다. 하지만 포항제철소에서 출발하였지만 화력발전소, 광양제철소, 포항공대,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 건설, 청암학술정보관에서 가속기연구소에 이르기까지 기초과학 산업분야의 투자와 인재양성은 거시적인 안목과 리더의 정신을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하였다. 비로소 견학코스의 의미를 느꼈다고나 할까. 포스코는 포항 외딴 해변가의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척박한 땅을 인간 박태준의 탁월한 혼(魂) 리더십과 직원들의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개척정신이 일궤 낸 인간신화드라마였다. 이래저래 지도자를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한국지도자아카데미와 포스코는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특히 국가적 애국심(愛國心)과 개인적 자긍심(自矜心)을 고취하는 측면에서 볼 때 금번 견학은 그 의의를 충분히 완수하고 있었다.
셋째, 철(鐵)은 사람 몸속의 피와 같은 존재로서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해야할 기초산업임을 절실히 느끼었다.
철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산업에서 주택, 냉장고, 볼펜 등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활용되고 내용물의 성질이 그대로 유지되는 지구상의 유일한 물질’이라 하였다. 버릴 것 하나 없이 사람에게 유익함을 주는 물질임을 알 수 있었다. 산업의 비타민이자 사람의 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는 보배이다. 그동안 철강으로 만든 제품이 너무 흔해서 그 귀중함을 간과했었나보다. 아니면 철을 가지고 제철소에서 철강으로 만들어지는 쓰임새 과정(제선-제강-압연, 고로공법)을 잘 몰라서 도외시하지 않았을까. 포스코를 견학하면서 1960년대에 경제발전계획을 추진하며 왜 포항제철소 건설을 위하여 국가차원에서 전력 투자했는지 밑그림이 그려졌다. 어려서부터 산업발전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현장 교육이 필요함을 다시금 실감하였다. 기초산업분야의 국가차원에서 육성 및 발전이 꼭 필요한지 몸소 느끼는 시간이었다.
끝으로 포스코와 포항 지역사회와의 연계와 소통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었다.
회사의 본사는 포항시 포항제철소 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었다. 대부분 대기업의 공장들이 지방에 있고, 본사는 서울에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포스코는 세금을 포항시에 납부하기에 이곳의 재정수입이 증대되어 시민의 생활은 더 풍요롭다 하겠다. 직원과 포항시 소외계층과의 결연과 후원사업, 포항제철 축구단 운영과 축구전용구장 개방, 포항공과대학교와 포항공업고등학교 교육투자, 청암학술정보관 설립, 문화공연…. 다른 한편 기업은 경영을 통해 이윤추구 과정에서 환경오염 등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갈등관계를 잉태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기업이 지역사회에 더 다가가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업 이익의 일부분을 이해관계에 따른 사회 환원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할 때 기업과 지역사회의 관계는 더 돈독해 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포스코는 세수, 경제, 문화, 스포츠 등에 있어서 인구 505천명의 포항시와 연계와 소통이 잘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기업과 지역의 윈-윈 이다. 나만의 단견이 아니길 바란다.
포스코 견학을 끝마치고 개인적인 희망사항이 있어 건의하고자 한다.
먼저, 포스코의 홍보물이 너무 추상적으로 되어 있어 과연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견학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고등학교때 견학을 유추해 봐도 그렇다. 견학한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면 더 뚜렷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시찰과 학생용의 홍보영상물과 홍보자료(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기여도 등)를 나누어 견학교육을 받는다면 단순 견학의 의미를 넘어서 산교육 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포스코에서 아동들에게 꿈과 이상을 심어주고 장차 미래의 지도자로서 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좀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듯싶다.
다음으로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철(鐵)의 역사관’ 건립을 건의하고 싶다. 포스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글로벌기업이다. ‘역사관’에는 포항제철소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명색이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들었고 철의 발전역사 또한 유구하다. 여기에 포항제철소 이전의 철의 역사를 조화시켜 철기시대에서 포스코에 이르기까지 재조명할 수 있는 ‘철의 역사관(고대-중세-현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사관’이 건립되면 국내에는 철의 역사에서 제조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교육 및 문화체험 장이 될 것이다. 국외에는 포스코의 철강과 대한민국 철 문화를 함께 세계에 수출하여 기업과 국가 브랜드를 더 가치 있게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사업은 포스코와 포항시가 연계하여 추진하여도 좋을 듯싶다.
금번 견학을 연계해주신 김일주 원장과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포스코 박태준 명예회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휴일에도 불구하고 출근하여 친절하게 안내해주신 직원 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한국지도자아카데미 교육원에서 출발하여 견학 후 도착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始終一貫) 동행하며 자상한 설명을 해주신 포스코의 철 같은 직원이자 우리 아카데미의 지도자인 7기 장영복 선배님과 제15기 한상용 후배님께도 깊은 애정을 갖게 되었다.
견학을 마진 후 나의 마음은 포항제철소의 1년 365일 식지 않는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구어졌다. 이 열기가 금방 식지 않도록 애국심과 지도자의 정신 온도가 펄펄 넘쳐나며 매일매일 유지 할 수 있게끔 꿋꿋하고 올곧게 살아가야겠다.
“얘 포항제철소에서 전화 왔었다.”
“뭐라고요?”
“철들었냐고 하더라.”
“…”
이제 매사에 철(哲) 좀 들어야겠다.
2008년 4월 22일
채수훈 / 한국지도자아카데미 제14기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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