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박원제서전
전시일시 : 2010년 12월 10일(금) - 16일(목)
전시장소 : 경남예술회관 1전시실(진주시 칠암동)
초대일시 : 12월 13일(토) 오후 3시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작가와의 만남 및 설명시간 : 12월 12일(일) 오전 11시, 오후 3시, 오후 5시
12월 13일(월) 오후 5시
작가연락처 : 경남 진주시 신안동 현대아파트상가 204호 국정서예연구원
서실 : 055-746-0098
작가 : 011-9532-7580
작가약력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역임
1997년 예술의 전당 서예관 및 경남문화예술회관 순회전(개인전)
한국서예협회 이사, 동 진주 지부장, 동 경남지회장 역임.
위 재임중 3개 지부 신설, 경남서예대전 운영위원장 역임.
현재
한국서예협회 감사, 국제서예가협회 이사.
한국서예정예작가협회 부회장, 경남서예협회 상임고문.
국립경상대학교 평생교육원 출강, 진주 대아중학교 교사 재직.
박원제서전 미리보기/12월 10일~16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서체간의 조화속에 마음담기를 꿈꾸며
고도 진주에서 경남지역 대표적인 중견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정 박원제선생이 두 번째 대규모 개인전을 펼친다. 작가의 서실에는 커피 바리스타이자 서예가인 부인 소운 탁미숙여사가 날마다 부군의 건강을 위해 갖가지 커피를 끓여내고 있어서 묵향과 커피향이 그윽하였다. 한문, 한글, 문인화 등 여러 장르의 작품 80여점을 지난 일년간 준비해 온 작가를 찾아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정태수(이하 정). 처음 어떤 계기로 붓을 들게 되었습니까? 사승관계를 말씀해 주시죠.
박원제(이하 박). 저는 장손으로 성장했는데 제사나 경조사 등 집안행사에 참여하면서 붓으로 글씨를 쓸 기회가 많았습니다. 집안 어르신들의 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직접 붓글씨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대 재학시절 혼자서 자학자습을 하던 중 1980년대 초에 진주 비봉루를 산책하면서 누각에서 어느 분이 붓을 들고 휘호하는 모습이 마치 신선처럼 보였습니다. 평소 동경해 오던터라 여름방학 때부터 바로 시작하였습니다. 그 분이 저를 서예가의 길을 걷게 해 주신 은초 정명수 선생님이셨습니다. 입문한 뒤 시간을 쪼개어 하루에 4번씩 은초선생님께 공부하러 다닌 기억이 납니다. 6개월 동안 대필휘호를 배운 뒤 자제분인 화정 정인화 선생님을 모시고 계속해서 공부하였습니다.
10여년 그렇게 공부하다 90년대 들면서 고전을 통해 체계적인 서예공부를 해야겠다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도록이나 작품전을 통해 초민 박용설선생님의 작품세계를 접한 뒤 초민선생님의 문하에서 예술성을 높이는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같은 학교에 계셨던 운정 조영실선생님으로부터 문인화를 지도받게 되었습니다. 전각은 농산 정충락선생님께서 진주로 내려오셔서 지도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여러 선생님들께서 보살펴 주신 덕분에 오늘날 이런 전시를 열게 되었습니다.
정. 그 동안 공부해 오신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 처음 80년대 입문해서 해서 구양순의 <구성궁예천명>, 예서 <예기비>, 행서 안진경의 <쟁좌위>, 왕희지의 <난정서>를 호정선생님께 지도받았습니다. 그 이후 90년대 들면서 초민선생님의 문하에서 각 서체의 대표적인 법첩들을 고루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전서를 집중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90년대는 글씨의 외형적인 힘을 추구했다면, 2000년 대 이후엔 글씨속에 온화함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외형과 내면을 혼융시킨다고나 할까요. 지금은 외형적인 멋보다 문자라는 형식을 통해 나의 정신과 생각이 담긴 자연스러운 글씨를 써 보고자 합니다.
정. 서예, 문인화, 전각을 지금까지 연찬해 오셨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서체나 화풍이 있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박. 저는 오체 가운데 행서를 가장 좋아해서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지만 늘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행초서는 글씨의 꽃이라고 말합니다만, 그 만큼 변화가 무궁무진하고, 이를 통해서 다른 서체의 변화도 도모할 수 있어서 깊은 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즉, 꽃을 보고 봄길을 찾듯이 행서를 보고 서예술의 근원을 찾고, 이 속에서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 국외 작가 중 좋아하는 작가(영향을 받은 작가)가 있다면 누구이고, 이유가 있다면?
박. 문인화는 역대 수 많은 명가들이 있지만, 저의 경우에는 팔대산인, 오창석의 화풍이 가슴에 와 닿고, 서예는 안진경의 행초서, 북위시대 해서풍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정예화 된 것 보다 발전단계에 있는 것이나 손맛이 살아있는 글씨와 그림을 좋아합니다. 그러면서 기운이 살아있는 그림과 글씨를 구현해 보려고 합니다.
정. 이번 작품전에서 주제가 있다면 무엇이고, 특별히 보여주고자 한 표현기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박. 작품속에 “나의 마음을 담은 맛”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문장내용도 엄선하였고, 문장내용에 따른 글꼴을 일치시키기 위해 고심했습니다. 장법상 꽉 채워 답답함을 주기보다 약간씩 여백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것은 고정관념을 털어내고 “비움과 자연스러움”을 표현해 보려고 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또 주제어를 부각시키고 이와 상관된 내용은 협서로 처리하여 시각성을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아울러 한글과 한문의 병서문제도 고려하였고, 내용에 부합되는 종이의 색깔도 의식하였습니다.
특별히 병풍작품의 경우에는 감상자들을 위해 한글석문을 부가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습니다. 문인화작품은 문장의 내용이 ‘비움’이나 ‘초탈함’ 등이 많고, 화면구성도 욕심내어 여러 가지를 표현하기 보다는 최대한 여백미를 살리고 단순함을 추구하였습니다.
정. 이번 전시의 성격이 있다면 무엇이고, 앞으로의 작업방향은 무엇입니까?
박. 지난번 전시는 임서 위주로 공부한 것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전시는 두루 공부한 것에 나의 맘을 담아본 것입니다. ‘서체간의 조화’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까요. 그러면서 기존 공부과정을 통해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풀어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풀어내기[散]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금 보다 조금 더 풀려고 하면 불안해지는 갈림길에 있습니다. 앞으로의 숙제이기도 하구요. 앞으로 작품을 해보고 싶은 것은 문사철을 깊이있게 공부해서 나의 작품속에 발현시키고 싶습니다. 문질빈빈(文質彬彬)의 효과를 살려내고, 동양철학과의 상관성을 찾아보는 것, 좀 더 비워내어 무위자연을 실현해 보는 것 등등입니다. 서예는 정신을 담는 예술이기 때문에 문자의 외형적인 형태보다 나 자신의 모습을 그 속에 담기 위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정. 평소 다른 취미나 좌우명이 있습니까?
박. 취미라기보다 오랫동안 서예를 잘 하기 위해서 체력을 기르는 스포츠를 합니다. 골프, 인라인스케이트, 마라톤, 자전거타기 등을 즐깁니다. 이를 통해 체력을 기르고 서예에 몰입할 수 있어서 시간을 투자합니다.
좌우명은 호학(好學)입니다. 서예를 30년 동안 해 오면서 가리지 않고 배워야 하되 늘 비워야하고, 자만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누구보다 선생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부모는 나를 낳았지만 선생님들께서 나를 길렀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및 대담 : 정태수(서예세상 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