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시작되는가 싶더니 벌써 9월이다.
세월의 흐름은 나이에 비례한다더니
세월의 빠름이 유수와 같다.
나도 나이를 많이 먹었는가 ....
세월의 빠름을 느끼니....
그동안 일주일여 뙈약볕이 내리쬐더니
들녁의 벼들은 벌써 고개를 숙이고 나락이 익어 가고 있다.
이제 한두번 물을 대면 논에 물을 끊을 시기가 다가온다.
오늘은 140여포기를 정성들여 심은 고추밭이
탄저병으로 절단난 고추대를 뽑는 날이다.
작은 고추밭 4고랑에는 배추 40여포기와
쪽파, 시금치를 심기로 했다.
매년 우리집과 처가집, 처제집에서 나누어 먹기 위해 담는
김장배추가 작년에는 모자라 올해는 욕심을 내어 배추를 조금 더 심기로 했고
쪽파는 겨울을 지나 봄에 터에 온 손님에게 조금 나누어 주고
우리도 먹기도 한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탄저병 등으로 고추농사가 잘안되어
고추값이 한근에 2만여원을 오르내린다
그러다 보니 농촌에서는 싸게 팔았느니 바싸다느니
고추값때문에 시비아닌 시비거리도 생기곤 한다
소농의 경우 벼농사, 메주콩, 참깨 등을 제외하면
돈을 백만원여 만질 수 있는 농사가 고추농사다.
100근을 생산하면 200만원가까이 돈을 만질수 있으니 말이다.
퇴직후 귀촌을 생각해보면
거의 수입일 될게 없다
논농사, 한우사육, 하우스 등이
돈을 좀 만질수 있는 일이지만
논농사의 경우 100마지기는 족히 되어야하고
이것도 트랙터며 콤바인, 이양기 등 영농 기계화가 가능해야 하고
한우 또한 축사며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파동이 많아 수입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퇴직 후의 귀촌은
돈을 번다기 보다는
안전한 내 먹을 거리를 자족하고
소일거리에 조금의 용돈을 버는 정도라 여기면 족하다
(고추, 메주콩 또는 매주, 참깨)
과수원, 한우, 밭농사 등은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생각만큼 쉽지않다.
한우나 흑염소 등도 2-3마리 키우면
그래도 목돈을 조금은 만질 수 있지만
거의 꼼짝없이 먹이주고 똥치우느라
매여 살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
이제 올해 농사도 거의 끝나고 수확할 일만 남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과나무는 여전히 탄저병도 오고 키우기가 쉽지가 않다.
체계적인 관리와 방제,
적절한 퇴비와 영양분의 공급이 필요한 쉽지 않은 작물이다
쪽파는 심을 때
마른 뿌리와 위부분을 칼로 자른 후
심어야 튼실하게 싹이 나온다.
마늘, 쪽파 등은 다비성 작물이라
퇴비와 비료 등을 많이 필요로 한다.
이제 남은 것은 9월말, 10월초에
땅콩을 수확하고 그 자리에 마늘 심을 일만 남았다.
오늘 동네 과수원댁이 이렇게 농사 지으러
오니 재밌느냐고 묻어 본다.
약간의 재미도 있긴 하지만
7-8월 2달간은 더위로 정말 힘이 많이 든다
그외 기간은 날씨가 선선하여
운동삼아 왔다 갔다 하긴 하지만
정말 쉽지는 않은 일이다.
(내가 벌여 논 일이라 누굴 원망할수도 없고
헬스장, 골프장 회비 준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
거리도 멀고 토일요일에 가다보니
직장이나 친구들의 등산이나 모임에
빠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마눌님과 장모님의 도움 없이는
잡초제거며 밭일을 하기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어쨌던 주말농장은 잡초의 효율적 방제가 관건이고
밭작물은 비교적 친환경적으로 재배나 수확이 가능하지만
또 사과, 복숭아, 살구, 자두 등
과수나무는 살충제와 살균제를 필요로 하니
친환경 재배가 사실상 불가능 하다.
농약을 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연구해야만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