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큐파티때 말씀드렸던 영화 웨이백을 보고 아내가 적은 글입니다.
보시고 괜찮으시면 실어주시구요^^; 아내는 김희정입니다(하늘목장)^^
한글파일도 함게 첨부합니다.
목적이 있는 삶 - 그 끝없는 여정
“The way back"을 보고 김희정(하늘목장)
나의 사회생활 도전 3년차쯤에 ‘와호장룡’이라는 주윤발, 장쯔이 주연의 중국영화가 개봉됐었다. 한창 ‘광야’에 대한 로망에 사로잡혀 있던 나에게 평소 즐기지 않던 중국영화였지만 극장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만들었다. 그 때 스크린을 통하여 나에게 펼쳐졌던 거대한 대륙의 광야는 주님이 가라하시면 언제든 뛰어들리라는 조금은 무모한 열정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언젠가는 꼭 저곳을 가보리라 다짐했었다. 그러기를 어느새 10년이 지나버렸다.
갈곳도, 오라는 곳도 없던 어느날, “내사랑”(누규?^^)의 “영화나 볼까?”라는 말에 우연히 보게 된 “웨이백”!
살인적인 추위의 시베리아 벌판과 고비사막의 뜨거운 폭염 속에서 마실 물 조차 없는 그들의 여정은 또 다른 광야의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영화 ‘웨이백’(The Way Back)은 슬라보미르 라비치(1915~2004)의 자전적 소설인 ‘롱 워크’(The Long Walk)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롱 워크’는 1956년 영국에서 출간돼 26개 언어로 출판된 베스트셀러다. 실제 폴란드 기갑부대 중위였던 라비치는 1939년 간첩 혐의로 25년형을 받고 시베리아수용소로 이송된 뒤 탈출해 11개월 동안의 대장정을 회고록 형식으로 남겼다.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죽은 시인의 사회’(1989), ‘트루먼쇼’(1998) 등 호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낚는 데 능한 아카데미영화제 감독상 단골 후보인 피터 위어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복귀작이다.
역사상 최악의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라는 일명 ‘캠프 105’를 7명의 사내가 탈출한다. 고문을 견디지 못한 아내의 증언 탓에 정치범으로 몰린 폴란드 장교 야누스(짐 스터게스), 러시아 폭력배 발카(콜린 파렐), 미국인 엔지니어 스미스(에드 해리스) 등 7명은 바이칼 호수를 지나 몽골 국경만 넘으면 자유를 얻게 될 것이란 희망에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부모를 잃은 폴란드 소녀 이레나(시얼샤 로넌)까지 합류한다.
하지만 국경에 이르렀을 때 붉은 별과 함께 스탈린과 레닌의 사진을 발견한다. 뒤늦게 몽골이 공산화됐다는 걸 알게 된 것. 이들은 소련의 힘이 미치지 않을 법한 인도로 방향을 튼다. 고비사막과 히말라야 산맥을 관통하는 6500㎞의 대장정은 이렇게 시작된다.
말이 6500㎞이지 끔찍한 거리다. 서울과 부산을 걸어서 7번 왕복하고도 부산까지 한번 더 가야 한다. 게다가 한여름 사막과 한겨울 설산을 넘어야 한다. 133분 상영시간 대부분, 주인공들은 방대한 스케일의 화면 속을 걷고 또 걷는다. 오직 자신들이 정해놓은 목적지를 향해, 자유를 찾아 걷고 또 걷는다.
서로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오직 죽음의 시베리아 벌판을 넘어 생명의 근원의 상징인 “바이칼 호수”를 찾았을 때 피폐한 그들에게 이레나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호수는 그들에게 생명의 연장과 가야할 곳으로의 길을 안내해 주었으며, 이레나는 소통의 통로로 서로의 과거의 매듭을 현재와 이어준다. 그러면서 그들은 하나의 공동체로 성장해 간다. 어린 시절을 아버지와 숲에서 보낸 야누스는 숲에서의 생존 방법을 동료들에게 알려 주며 자연스레 그들의 리더가 된다. 호수를 찾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 그에게 이 여정은 단순히 자유를 찾기 위함을 넘어 자신을 밀고한 아내가 평생을 죄책감으로 살게하지 않기 위해 그녀를 용서하기 위해쉼없이 재촉해 가는 사랑의 길이다. 결국 영화는 긴 냉전기를 거쳐 40년만에 폴란드의 아내에게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전의 광야가 나에게 신비로움과 뜨거움이었다면, 이 영화를 통해 본 광야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인내함으로 실체가 분명해짐을 느낀다. 지금의 내 삶은 영화속의 여정 중 어디쯤일까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긴 시베리아를 지나 생명과 소통이 있는 바이칼의 여정을 막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언젠가 시작될 고비 사막의 여정을 위해 지금은 서로를 알아나가며, 섬기며, 생명되신 말씀으로 충만하게 해야 될 때인 것이다.
내 삶이 목적을 향하여 여정에 필요한 가장 단순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그리고 죽음 앞의 삶처럼 고통없이 모든 것을 끌어 안을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영화이야기-웨이백을 보고-목적이 이끄는 삶.hwp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62811
첫댓글 영화평,, 쓰기가 쉽지 않은 장르라 (개인적으로) 생각을 했고
특히 감동이 있는 영화평을 읽기란 드문 일이었는데...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영화의 그 스케일과 감동,
그리고 사모님의 헌신된 삶에 대한 열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오렌지에서 자주 뵙게 될 것같은...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제목이 '목적이 이끄는 삶'이 아니라 '목적이 있는 삶'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