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툰 속에 담겨있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포복절도할만한 유머 신랄한 풍자 재기발랄한 위트, 그리고 예리한 비판정신 등을 즐기지 못한 만화사회와 만화문화가 아닌가.
원래 카툰(cartoon)은 한 컷에서 부터 한 두 페이지 분량의 유머러스하고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그린 단편만화를 말한다.
카툰은 이탈리아어인 까르토네(cartone)즉 '커다란 종이 한장'에서 파생된 말이다.
카툰은 14세기 유럽의 태퍼스트리(taPestry)나 벽화의 밑그림처럼 대강 그린 그림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19세기 초에 캐리커처와 동의어로 쓰다가 오늘날의 시사만화로 정착된 것이다.
1841년 영국에서는 「펀치」(punch)지가 창간되어 영국 의회 신축 건물의 벽면 장식을 위한 큰 벽화의 초벌 그림을 현상모집 하였는데 수준미달의 작품들이 많이 몰렸다. 이 사실을 「펀치」지가 '펀치카툰'이란 제목 아래 어린이들의 유치한 그림으로 풍자하여 대단한 인기를 끌어서 카툰이란 용어가 정착하게 되었다.
이처럼 「펀치」지가 정치.사회 만평으로 크게 부상하자, 각 신문들이 만화를 게재하여 카툰은 '사설의 요약판'노릇을 감당 하였다.
카툰에는 풍자적 회화라는 의미가 깊게 내포되어 있는데, 정치. 사회의 풍속적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려는 신문의 사명이 절제되어 있다.
따라서 카툰은 사회적 변화에 관한 실황방송이며, 때로는 사회적 타성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는 카툰이 유머를 풍기면서도 대중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제 침략기로부터 미군정시절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극화와 미국의 코믹스트립스와 같은 연재만화가 소개되어 지금까지도 스토리 위주의 "읽는 만화"만이 전부인냥 만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낳게 되었다.
더욱이 성과 폭력이 난무하는 일본복제만화와 국내의 성인용 저질만화로 인하여 마치 전체의 만화가 저질, 불량의 대명사처럼 낙인이 찍혀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의 만화활동은 출판만화 뿐만 아니라, 영상만화, 컴퓨터만화, 멀티만화, 그리고 만화상품을 비롯한 만화산업에 이르기까지 응응,발전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대전국제만화전과 서울만화전이 해마다 개최되어 이 땅에서도 처음으로 미술관에서 만화를 전시하고 감상하는 카툰문화가 정착하게 되었다.
전시회의 「작품도록」과 서울카툰회의「카툰」집을 발행하고 신진작가들이 만화의 예술적 표현활동으로 카툰이 선을 보이고 일반화되어가고 있다.
1774년초 국내 카툰작가들이 '유럽만화가연맹 한국지부' (FECO KOREA)를 결성하여 국제 교류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오늘날 카툰은 다양한 화구재료와 표현기 법으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격상시키고 있다.
즉, 철필과 먹물뿐만 아니라, 순수미술의 회화, 조소, 판화, 응용미술의 디자인과 공예, 그리고 필름영상과 컴퓨터영상과 멀티미디어의 영상 등으로 카툰을 표현할 수 있다.
레넌 루리의 풍자성, 하이칭거의 회화성, 월트디즈니의 예술성, 슐츠의 작품성 등은 카툰 창작 활동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간결한 선묘, 참신한 아이디어, 재치있는 유머, 현대감각에 걸맞는 소재, 그리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내용으로 창작하는 카툰이야 말로 수험생의 휴식시간, 여행객의 동반자, 그리고 아이디어맨의 표현 발상 등에 애독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