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입니다.
아직 잠들지 못하고 음악을 들으며 밤의 소리에 귀기울여 놀고 있습니다.
밤의 고요는 낮에 알지 못했던 소리들을 끊임없이 들려 주는데 결코 소란스럽지 않고
오히려 더욱 고요를 느끼게 합니다.
아이들의 잠자는 소리가 평온한 가운데 갑자기 "선생님"하는 외침이 일었습니다.
누군가 저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에
이 무거운 몸이 순간이동이라도 하듯이 그곳에 가니 무서운 꿈을 꾸었다며 저를 찾는 아이.
손을 잡아주고 등을 어루만져 주며 괜찮다고 그냥 꿈일뿐이라고 달래주니
그새 잠이 들더군요.
'얘야 너의 꿈을 그 누구도 방해하지 못할테니 편히 잠들어라' 하며 기도를 하고 나오는데
얼마나 다행이던지.
아이가 필요로 할때 제가 손을 잡아줄 수 있어 참 다행이었습니다.
문득, 우리의 삶에 어두운 부분을 지나는 동안 두려움이 밀려 올 때
누군가 있어 우리의 떨리는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참 행복할 것입니다.
이곳이 아이들 심신의 안식처가 되길,
또한 지혜의 산실이 되길 기원합니다.
우리 모두의 힘으로,
떨리는 손을 잡아 줄 우리 모두의 힘으로 그렇게 되길 기원합니다.
이슬이 내려앉는, 촉촉히 젖는 한 밤.
마당가 감나무 끝에 쏟아지는 별빛이 참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