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과 마찬가지로 청도의 송전탑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사실 연로한 시골어른들을 투사?로 만들고 있는, 밀양과 청도의 송전탑 사태의 핵심 원인은 불야성을 이루며 흥청망청 쓰고 에너지를 탕진하고 있는 도시민들에게 있고, 이를 부추기며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원자력 발전 정책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밀양과 청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골어른들의 힘겨운 투쟁은 우리 도시인들의 책임이 없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난 25일 아침 최근 파업에서 복귀한 대구MBC의 아침 출근길 시사프로그램인 '여론현장'에 출연해 청도 송전탑 사태에 대한 해법을 두고 10여분간 인터뷰를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송전탑 사태를 둘러싼 이야기를 충분히 전하지 못해 이 지면을 빌어 청도 송전탑 사태의 원인과 그 해법에 대한 소견을 함께 나누어봅니다. - 필자
밀양과 청도 송전탑 사태의 해법은 무엇인가?
주민동의 없는 공사강행이 격렬한 충돌을 야기시킴
먼저 지난주에 주민들과 한전 측 사람들 간의 몸싸움이 일어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하는데요, 정수근 국장께서도 그 과정에 부상을 당했다고 들었는데요, 이렇게 극단적인 충돌까지 일어난 이유가 뭔가요?
송전탑 문제는 주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우선 초고압 송전선로가 들어서게 되면 전자파의 영향으로 건강상에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그 일대 땅값은 떨어지게 마련이구요. 따라서 건강과 재산상에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신이 사는 동네 위를 초고압 송전선로가 지난다면 동의하는 사람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시공자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주민들을 설득해 동의를 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한전은 공기업이 아닌가요? 공기업의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주민의 권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마땅한 일이라 생가합니다.
그런데 마을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한전과 시공사 측이 새파란 용역들까지 고용해서 물리력을 앞세워 밀어붙이니, 아무리 순박한 시골어른들이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마치 독재사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이 민주사회에서 일어났으니, 한전이 지금 시대착오적인 행정집행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7월 3일 한전과 시공사 측은 농민의 동의도 없이, 공사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모를 심어둔 논을 포크레인으로 밀고들어가버렸다.
또 이 과정에서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했는데, 즉 7월 3일에는 한전 측에서 공사를 강제로 밀어붙이면서 이곳 주민들인 농민들의 자식과도 같은 모를 심어놓은 논을 주인의 허락도 없이, 포크레인이 밀고 들어오는 어처구니없는 짓도 저질렀습니다. 이런 사건이 주민들의 더 큰 반발을 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 일을 처음부터 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청도군 각북면 신평리 일대에 송전탑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게 언제인가요?
2006년 1월 환경영향평가서를 위한 주민설명회 실시됐으니, 건설계획이 발표된 것은 아마도 그 이전일 것입니.
주민설명회나 공청회 같은 절차는 당연히 있었을텐데요?
당시에 주민설명회가 있으니 참석하라는 등의 홍보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삼평리에 피해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민설명회가 실시되었고, 동장과 동네 유지 몇명만 참석했다 합니다.
그러다가 2009년부터 주민들이 마을을 통과하는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기 시작했지요? 왜 3년이나 지난 후에야 주민들이 반대를 하기 시작했습니까?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사업 초기의 사업 계획안과 공사를 시작하던 시점인 2009년 사업계획안이 달랐던 것이죠. 즉 설계변경이 있었던 것입니다.
송전탑 강행을 반대하는 할머니를 젊은 용역들이 끌어내려 하자 할머니들이 함께 이를 제지하며 용역과 충돌하고 있다
마을을 우회하던 송전선로가 마을을 관통하는 것으로 설계변경
2006년 때 내놓은 안과 2009년 공사를 시작하면서 변경한 설계안의 내용이 어떻게 다른 건가요?
2006년 환경영향평가서상의 사업계획 도면에는 분명히 마을을 우회하던 노선이 2009년 막상 사업을 실시할 때가 되자 마을을 관통하는 것으로 선로가 변경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때부터 주민들의 동요가 있었고, 당연하게도 집단 반발한 것입니다.
설계변경에 대해서 한전 측은 어떤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까?
주민들의 해명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시종 일관한 채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속 시원한 해명이라도 하면 덜 억울할 것인데,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으니, 우리를 무시하는 것 같아 더욱 부아가 치민다”고 합니다.
지난 7월 4일 청도 할매들이 공사를 막아서고 있다 "주민동의 없는 공사 중단하라"
환경영향평가와 공사계획 인가절차를 거치면서 주민들을 그 과정에 참여시켰으면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청도군이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청도군이 주민의 편에서 서서 주민들의 권리 침해를 막아야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청도군이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했는데, 2006년도에 실시한 주민설명회에 대한 지식경제부 장관의 승인이 2007년 12월에 났습니다.
그러면 청도군에서 즉각 그에 대한 공람공고를 해야 하는데, 그 절차를 생략한 채 주민들에게 공람공고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즉 주민들이 이의 제기할 권리가 박탈된 것입니다. 이에 해당 공무원에 이의 제기하자, 그 해당 공무원이 말하길 “이런 경우가 없어 몰라서 누락시켰다”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작년인 2011년 주민 57명이 집단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기 공급을 위해서는 송전탑 건설이 불가피한 부분도 있는데요, 서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없을까요?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주민들이 백번양보해서 최종 양보안으로 마을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들어서는 24호 한기만이라도 마을과 조금만 더 떨어지게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도 그것마저 묵살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도시인들의 에너지 과소비와 원전정책이 시골어른들의 삶터를 해치고 있는 것
앞으로도 더 걱정입니다. 최근 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여러 지역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이 문제,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나가는 게 바람직할까요?
이 송전탑 건설사업은 원전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부산의 신고리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대도시로 실어나르기 위해서 이러한 사업이 필요한 것인데, 아직 승인도 나지 않은, 신고리원전 5, 6호기(승인이 나도 2019년은 되어야 완공된다 함)의 전기 수송을 위해 필요하단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 꼭 새로운 송전선로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기존 선로 이용해도 되고, 즉 전선을 교체해, 증용량 전선으로 전기를 보내도 된다.(실지로 신고리원전 1, 2호기의 전기는 증용량 전선으로 송전하고 있다고 함) 또한 좀더 특수한 선로 즉, 초전도케이블(전자파가 전혀 없다)이 상용화되면 그때 가서 공사를 벌여도 된다는 것이죠. 이처럼 충분히 대안이 있다는 것입니다.
새파란 용역들에 떠밀려 실신한 이차연 할머니. 할머니는 단기기억상실증으로 현재 투병중이다
지난 7월 13일 용역들에 떠밀려 아스팔트에 머리를 부딪혀 혼절한 필자. 이곳은 공사장도 아닌, 도로에서 용역들에게 린치를 당한 것이다. 필자는 이에 대해 법적대응을 준비중이다.
그리고 좀더 근본적인 문제는 앞으로 원전이 계속해서 증설되는 한 이런 문제는 끊임없이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니 차제에 도시인들의 에너지 과소비 문제에 대해서도 반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도시인들이 불야성을 이루면서 탕진하고 있는 에너지소비 때문에 사실 밀양이니 청도의 어른신들이 이렇게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 도시인들이 에너지소비를 줄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후쿠시마 핵참사처럼 원전은 처리할 수 없는 치명적 쓰레기인 방사능을 끊임없이 방출시키면서 우리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인류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원전 건설을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전은 공사를 그래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끝까지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골 어른들이 고향을 떠나게 될 수도 있고, 그리고 그들의 고향이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주민들에겐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주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반드시 거처야 합니다.
지난 3월 10일 '탈핵310 서울집회'에서
지난 탈핵 310 서울집회에서
첫댓글 언론에서는 빙산의 일각만 보여주고ㅡ
손자뻘 전경들앞에서 알몸시위까지 하시는
어머님들의 안타까운 현실에 뭐라 할말이 없다.
결국 쎈놈이 이기겠지~~~
삶의터전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고통을 언론에서는 단지 돈독오른 노망난 노인의 생짜로 왜곡해서 두번죽이는 꼴이 된것 같아 씁쓸하다.
국가이익이니 불가피한 희생은 있기 마련이라는식의 보수언론에 동의하고 침묵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악귀가 되고 다음 희생자는 또다른 침묵하는 우리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