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방리 유채벚꽃길 따라
정평수(2020.4.26.)
삭막한 도시가 되었다
코로나19가 도시를 되덮고 있다 확진자가 한명도 없는 동해삼척시, 청정도시라고 하지만 겁나서 집콕 해야만 했다.
코로나19가 오기전 불과 한달전만 해도 맹방여행을 꿈꾸면서 들떠있었다. 유채꽃밭에서의 사진찍기와 벚꽃길따라 드라이브~
'아빠! 유채꽃밭이라도 가자' 답답한듯 막내아들이 소리쳤다 '그래! 좋아!
해년마다 삼척 맹방리 유채꽃밭을 방문했지만 지금은 지난 2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꼼짝없이 집에 박혀 있어야만 했다 우리 다섯식구는 순식간에 제법 꾸미고는 나의 애마 맥스크루즈에 올랐다.
해변도로에는 봄이 어김없이 찾아와 있다 봉황산 자락 등성이 들판은 온통 벚꽃들로 낙원이 되어있다 오십천을 지나 한재로 올랐다 저멀리 푸른바다 옆으로 맹방해수욕장을 끼고 맹방유채꽃밭은 벌판을 이루고 있었다.
앗! 그러나 작은 내눈은 왕눈이 되어 있었다 내눈을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다.
트렉터 4대가 동원되어 유채꽃밭을 갈아엎고 있었다 꽃망울을 터뜨린 유채꽃밭은 거의 반이 허허벌판으로 변했다. 유채꽃밭은 삼척시 근덕면 상맹방리 국도변에 축구장 10개정도 넓이의 2만평(6만㎡)으로 펼쳐져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축제를 취소한 데 이어 꽃밭 출입까지 통제했으나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년 3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하는데 올해는 맹방유채벚꽃축제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취소됐다고 한다
'애들아~ 모두 타라 그래도 벚꽃길이 살아 있으니 가보자!' 한재밑을 서서히 미끄러져 내려갔다
도로 양옆으로 벚꽃들이 춤을 추고있다 유채꽃 대신 벚꽃길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드라이브 쓰루~ 정차하지말고 지나가라고 한다 갈아엎어진 유채꽃밭길 따라 벚나무가 이어진 도로 펫말에는 주·정차를 허용하지 않았다.
벚꽃길 나무사이로 청보리밭 가장자리엔 봄꽃들이 방글거린다 “제발 꽃구경 오지 마세요”펄럭이며 당부하는 현수막이 재미있다.
벚꽃길 드라이브를 뒤로하고 근덕면사무소를 뒤돌아 핸들을 꺽었다 대신 기분전환이라도 하자.
맹방해변의 승공 해수욕장입구에는 커피자판기가 하나있다 다방커피로 바닷바람과 함께 쓸쓸하게 커피라도 한잔하자.
코에 시원한 바닷바람을 담고 해변을 벗삼아 마시는 다방커피는 일상이 주는 즐거움이다.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이러한 일상들이 올스톱되어 전시상황이다보니 이곳은 한적하다 덕분에 사색을 즐기기엔 더없이 좋다
삼척 오십천에서 매년 5월에 열리던 '삼척천만송이장미축제'도 취소되었다고 한다 장미축제까지 취소되어 아쉬움을 금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만큼 지금은 시민안전을 염두에 두고 확산방지가 최우선 되어야 하니 어쩔수가 없다.
장미축제는 취소됐지만 철저한 방역수칙과 함께 장미공원 출입은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한다.
코로나19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수가 있다 모두가 힘든시기 함께 모임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서로 안아주기도 해야 한다
일상의 소중함이 있는 한국적 정서가 멀어지는 게 안타깝다 안부없던 친구에게 전화가 오고 소원했던 친구와 마음의 거리는 가까워진 것 같다.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모든 국민이 고군분투 하고 있다 근심걱정 없이 유채꽃밭에서 사진을 찍고 벚꽃길을 거닐수 있는 예전의 그날이 빨리 돌아오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