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6.
남명 조식이 좋다.
퇴계(退溪) 이황(李滉)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단언컨대 거의 없을 것이다. 초등학생들도 모른다고 하지는 않을 것만 같다. 그만큼 유명하다.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할 수 있다. 16세기의 첫해인 1501년 조선에서는 두 명의 대학자가 탄생한다. 퇴계 이황과 남명(南冥) 조식(曺植)이다. 이들은 주자 성리학을 각자의 방법으로 연구하고, 많은 후진을 양성한다. 그런데 남명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면 신뢰할 만하다. 2024년 전국의 만 13세 이상 1,777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이 존경하는 인물과 가장 좋아하는 역대 대통령’이라는 주제로 조사를 진행했다. 부동의 1위와 2위는 충무공 이순신과 세종대왕이었다. 대통령을 제외하면 독립운동가 김구를 시작으로 정주영, 안중근, 유관순 순이었다. 다른 조사기관에서는 좋아하는 역사 인물의 순위를 이순신, 세종대왕, 김구, 유관순, 안중근, 정조대왕, 황진이, 이황, 이이 등의 순이었다
어디를 뒤져봐도 남명은 보이지 않는다. 초중고등학교의 국사뿐만 아니라 국어, 도덕, 사회 교과서에도 남명의 이름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남명을 아주 좋아한다. 그의 선비정신을 흠모한다. 성리학 중에서도 수양론을 학문의 근간으로 한 실천주의 학자였기에 마음이 더 끌리는지도 모르겠다. 남명이면 다 좋다.
남명은 지리산을 무척 좋아했다. 13번이나 지리산을 유람했으며, 60세에 지리산 아래 덕천동에 산천재를 짓고 12년을 살았다. 하늘이 울어도 끄떡없는 천왕봉을 매일 올려다보며 천왕봉 같은 삶을 실천했다. 지리산을 사랑한 남명을 흉내 내며 남명처럼 지리산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뿐이다. 말뿐인지라 남명을 이야기하기도 부끄럽고 자칫 잘못하여 지리산 떠버리가 될 판이다. 지리산 밑에서 생활한 지 3개월째다. 이제 지리산 품으로 들어가야 할 때가 되었다. 한 걸음만 들이면 되는 것을.
남명의 유두류록을 주해한 책을 찾았다. <조식의 지리산 유람기, 유두류록>을 주해하여 옮긴이는 이상영 작가다. 그는 ‘현실적인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는 공허하다고 생각하는 유학자’로 남명을 설명하고 있다. 남명은 그런 사람이었다. 강정화 작가의 <남명과 지리산 유람>도 읽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두 분의 노력 덕택에 남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남명의 눈으로 지리산 불일암과 청학동을 살펴야 할 명목이 생겼다.
모두가 남명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처럼 남명을 흠모하고 남명의 눈이 되고 싶어 해야 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들이 퇴계의 인(仁)과 예(禮)를 따르듯이 나는 남명의 경(敬)과 의(義)를 마음에 두면 되는 것이다. 우린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할 자그마한 성숙함 정도는 갖추었으니 하는 말이다.
첫댓글 그래서 구례로 간겨??
죽어서 꼭 남명조식을 대면하시길
나, 정말 남명을 흠모해! 남명처럼 살고 싶으나 흉내 내기만으로로 만족할 수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