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88. 9. 27. 선고 87다카279 판결
[건물철거등][집36(2)민,154;공1988.11.1.(835),1325]
【판시사항】
가.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의 성립에 있어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의 주장 입증책임
나.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자가 등기없이 목적토지의 소유자나 전득자에게 그 지상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다. 법정지상권이 있는 건물을 양수한 자의 토지소유자에 대한 법정지상권설정등기절차이행청구권의 유무
라. 법정지상권을 가진 건물소유자로부터 건물을 양수하면서 그 지상권까지 양도받기로 한 자에 대한 대지소유자의 건물철거청구와 신의칙
【판결요지】
가. 토지 또는 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게 속하였다가 건물 또는 토지가 매매 기타 원인으로 인하여 양자의 소유자가 다르게 된 때에 그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소유자는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그 건물을 위한 관습상의 지상권을 취득하게 되고,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의 존재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은 그러한 사정의 존재를 주장하는 쪽에 있다.
나. 관습상의 지상권은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취득이 아니고 관습법에 의한 부동산물권의 취득이므로 등기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지상권취득의 효력이 발생하고 이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은 물권으로서의 효력에 의하여 이를 취득할 당시의 토지소유자나 이로부터 소유권을 전득한 제3자에게 대하여도 등기없이 위 지상권을 주장할 수 있다.
다.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건물소유자가 법정지상권의 설정등기를 경료함이 없이 건물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과 함께 지상권도 양도하기로 하는 채권적 계약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법정지상권자는 지상권설정등기를 한 후에 건물양수인에게 이의 양도등기절차를 이행하여 줄 의무가 있는 것이고 따라서 건물양수인은 건물양도인을 순차대위하여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건물소유자였던 최초의 법정지상권자에의 법정지상권설정등기절차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라. 법정지상권을 가진 건물소유자로부터 건물을 양수하면서 지상권까지 양도받기로 한 사람에 대하여 대지소유자가 소유권에 기하여 건물철거 및 대지의 인도를 구하는 것은 지상권의 부담을 용인하고 그 설정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있는 자가 그 권리자를 상대로 한 청구라 할 것이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
【참조조문】
가.나.다.라. 민법 제279조, 제366조 나. 민법 제187조 다. 민법 제404조 라. 민법 제2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80.7.8. 선고 79다2000 판결
1984.9.11. 선고 83다카2245 판결
나. 대법원 1971.1.26. 선고 70다2576 판결
1984.9.11. 선고 83다카2245 판결
다. 대법원 1981.9.8. 선고 80다2873 판결
라. 대법원 1985.4.9. 선고 84다카1131,1132 전원합의체판결
1987.5.26. 선고 85다카2203 판결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원갑
【피고, 피상고인】 피고
【원 판 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86.12.10. 선고 85나334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토지 또는 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게 속하였다가 건물 또는 토지가 매매 기타의 원인으로 인하여 양자의 소유자가 다르게 된 때에 그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소유자는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그 건물을 위한 관습상의 지상권을 취득하게 되고( 당원 1980.7.8. 선고 79다2000 판결) 이 지상권은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취득이 아니고 관습법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이므로 등기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지상권취득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며 이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은 물권으로서의 효력에 의하여 이를 취득할 당시의 토지소유자나 이로부터 소유권을 전득한 제3자에게 대하여도 등기없이 위 지상권을 주장할 수 있다 할 것이고 ( 당원 1971.1.26. 선고 70다2576 판결) 위와 같이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건물소유자가 법정지상권의 설정등기를 경료함이 없이 건물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과 함께 지상권도 양도하기로 하는 채권적 계약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법정지상권자는 지상권설정등기를 한 후에 건물양수인에게 이의 양도등기절차를 이행하여 줄 의무가 있는 것이고 따라서 건물양수인은 건물양도인을 순차대위하여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건물소유자였던 최초의 법정지상권자에의 법정지상권설정등기절차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고( 당원 1981.9.8. 선고 80다2873 판결) 아울러 종전의 건물소유자들에 대하여도 차례로 지상권이전등기절차이행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이며 위의 어느 경우나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의 존재에 관한 주장입증은 그러한 사정의 존재를 주장하는 쪽에 있다 할 것이다.
그리고 법정지상권을 가진 건물소유자로부터 건물을 양수하면서 지상권까지 양도받기로 한 사람에 대하여 대지소유자가 소유권에 기하여 건물철거 및 대지의 인도를 구하는 것은 지상권의 부담을 용인하고 그 설정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있는 자가 그 권리자를 상대로 한 청구라 할 것이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 당원의 견해( 당원 1985.4.9. 선고 84다카1131,1132 판결 참조)이다. 원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토지와 건물은 원래 모두 소외 1의 소유였으나 1971.2.9. 그 중 건물만이 소외 2에게 양도됨으로써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진 이래 각기 다른 사람에게 순차로 전전 양도되어 현재 토지는 원고의 소유로 건물은 피고의 소유로 되어 있는 사실을 확정하고 나서 앞서 본 바와 같은 견해에 서서 소외 2가 이 사건 건물을 양수할 때에 동 소외인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법정지상권도 함께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고 위 지상권은 그 후 건물의 양도와 함께 묵시적으로 건물양수인에게 순차로 전전 양도되어 현재는 피고가 위 건물의 최후의 소유자로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권능도 양수하고 있으므로 비록 피고가 지상권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여 지상권을 취득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지상권의 설정등기 및 이전등기절차이행을 구할 수 있는 지위에는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에게 지상권의 부담을 용인하고 그 설정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있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건물철거 및 대지의 인도를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판단은 옳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은 이유모순이나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어느 것이나 피고의 주장에 기하여 그 범위내에서 한 것임이 분명하므로 여기에 소론과 같은 변론주의 및 당사자처분권주의에 위배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고, 또 원소유자이던 소외 1이 건물을 양도할 당시에 양수인과의 사이에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은 발생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였다는 소론은 상고심인 당심에서 처음으로 내세우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아래에서는 피고가 비록 지상권이전등기절차를 마치지 못했더라도 위에서 본 법리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 대한 건물철거 및 대지인도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니 이를 무시한 원고의 권리행사에 맞서 피고는 그 사유를 항변으로써 주장할 수 있다 할 것이어서 결국 피고는 토지소유자인 원고에 대하여 자기의 점유를 대항할 수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이 원고는 피고에 의한 대지점거사용으로 인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함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의 점유가 불법점유임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도 옳고 여기에도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리하여 논지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이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