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暮途遠(일모도원)
日 : 날 일, 暮 : 저물 모, 途 : 길 도, 遠 : 멀 원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할 일은 많지만 시간이 없음을 비유
오자서(伍子胥)는 춘추시대 초(楚)나라 사람이다.
그의 아버지 오사와 형 오상은 소부 비무기의
참언(讒言:거짓으로 남을 헐뜯어 윗사람에게 고해바침)으로
평왕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에 오자서는 오(吳)나라로 도망가 후일 복수를 기약했다.
오나라의 행인(行人: 외교장관에 해당하는 관직)이 된 오자서는
오왕 합려를 설득해 초나라를 공격했다.
오자서가 직접 군사를 이끌고 초나라를 공격해 수도를 함락시켰지만,
원수인 평왕은 이미 죽고 없었다.
평왕의 후계자 소왕(昭王)의 행방 또한 묘연했다.
분노를 삭이지 못한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그 시신을 꺼내 300번이나 채찍을 가했다.
산중으로 피한 친구 신포서가 오자서를 꾸짖었다.
“일찍이 평왕의 신하로서 왕을 섬겼던 그대가
지금 그 시신을 욕되게 하였으니,
이보다 더 천리(天理)에 어긋난 일이 또 있겠는 가”
오자서가 심경을 토로했다.
吾日暮途遠 故倒行而逆施之 / 오일모도원 고도행이역시지
해는 지고 갈 길은 멀어,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기(史記) 오자서열전에 나오는 얘기다.
일모도원(日暮途遠)은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의미다.
할 일은 많은데 날이 저물어(늙고 쇠락해) 뜻을 이루지 못함을 비유한다.
시신을 꺼내 목을 베거나 채찍질을 가하는 일이 부관참시(剖棺斬屍)다.
흔히 죽은 뒤 죄가 드러난 사람의 시신을 꺼내
시체를 베거나 목을 자르는 행위를 말한다.
“오늘 배우지 않으면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올해 배우지 않으면서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마라.
해와 달은 가고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 늙었구나. 이 누구의 허물인가?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잠시의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마라.”
주자의 권학문(勸學文)은
젊어서 배우지 않으면 훗날이 더 덧없다고 경고한다.
맞는 말이다.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歲不我延 / 세불아연).’
오늘이 길일(吉日)인 까닭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기 때문이다.
주어진 오늘에 충실 하자.
그러면 훗날 ‘일모도원’의 탄식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날은 생각보다 쉬이 저문다.
출처 : 사기(史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