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영화를 숨소리조차 죽이고 봤다.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살에서 같은 해 12월 20일 문세광의 사형 집행까지 넉달의 이야기. 50년이 더 지난 이야기지만 너무 익숙해서 놀랐다.
나는 중앙정보부에서 숨긴 총알이나 아귀가 맞지 않는 총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보다 내 피를 끓게 만든 것은 그 시절 만연했던 무자비한 권력의 민낯이었다. 경찰 간부인 경감을 주저 없이 발로 차고 뺨을 후려치는 권력의 폭력성, 신문 기사를 서슴없이 검열하고 통제하던 깍두기머리의 사복 형사와 정권의 하수인들.
국가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 언론도 감히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던 군부 독재의 야만적인 시대였다. 사법부 판사와 검사들은 그 시절에도 정권의 그늘 아래서 특권을 누렸겠지만, 중앙정보부는 한 술 더 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너, 빨갱이지?" 이 한마디면 그 어떤 무자비한 고문과 폭력도 정당화되던 참담하고 더러운 세상이었다. 사람의 목숨과 인권이 국가 권력을 등에 엎은 이리떼들의 야욕 앞에 한없이 짓밟히던 시대였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암흑한 시절을 잘 버티어 왔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 암울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첫댓글 나는 저 시대에 걸쳐져 살아왔어도
모르고 살다가 어른이 된 후에 책이나 영화로 경험하게 되었으니
그것도 복인 것인가?
참으로 힘든세상을 정면으로 붙딪혀 멍들고 찢긴 이들을 오랫동안 기억해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해 보련다
모르고 살면 편한데, 알면 양심에 흔들려 정의를 부르짖게 된다. 알량한 양심과 무탈의 경계에서 고민한 시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젊은날 옳음을 외치고 인생을 망친 친구 앞에서 늘 속죄하려고 노력한다.
양심이 괴로워 하니까...
무슨소리 대자보쓴 사람이
못 본 척하고 살았는줄 알았더만
할일하고 산거야
말하지 못할 많은 진실이 있다고 생각해야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