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누가 한 말일까?
우리나라 건국 초기에 이승만 대통령은 ‘나를 따르시오, 뭉치면 살고, 흩으지면 죽습네다.’라는 슬로건으로 국민의 단결을 호소하였다. 이승만은 광복 직후 1945년 10월 16일 귀국하였고 다음날 17일, 환국(還國) 환영회에 모인 5만 군중 앞에서 대동단결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당일 저녁 8시 30분 서울중앙방송국 라디오 방송에서 ‘뭉치면 살고, 흩으지면 죽습네다.’라는 말을 강조하며 명심하자고 하였다. 또 그는 1950년 10월 27일 평양 탈환 환영 시민대회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united we live, divided we die).”라고 호소하였다.
이 말의 원전은 이솝(Aesop) 우화라든가, 성경 등, 동서양을 통해서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영미의 속담에도 ‘뭉치면 산다(In unity there is strength)’라는 말이 있다. '연합하면 살고 분열하면 쓰러진다(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는 말은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을 비롯하여 링컨 대통령(Abraham Lincoln)과 같은 많은 지도자들의 연설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자주 등장하는 단골 구호이었다. “뭉쳐라 아니면 죽는다(Join or Die)”라는 말은 1754년 5월, 조지 워싱턴의 식민지군이 프랑스군에 패하자 분열이 그 원인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뭉치지 않으면 죽는다는 슬로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계몽주의 사상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만든 유명한 정치 카툰 중 하나로, 1754년 5월 9일 프랭클린이 직접 운영했던 펜실베이니아 가제트(gazette)에 처음 실렸으며, 이 정치만평은 미국 독립전쟁 중 식민지 주민들의 자유를 향한 상징이 되었다. 가제트(gazette)라는 지면에 나타나는 구호, “Join or Die"는 뱀을 13개 토막을 낸 만평의 제목이었다.
동양에서도 많은 성현과 지도자들이 이와 비슷한 말을 하였다. 몇몇 예를 들어보자. 단생산사(團生散死,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은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장자(莊子)가 한 말로 "사람의 목숨은 기(氣)가 모인 것이니 모이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칭기즈칸도 ‘화살 하나는 쉽게 부러져도 화살 한 묶음은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라고 한 말도 같은 뜻이다. 여해(汝諧) 이순신 장군은 1597년 명량해전 당시 칠천량 해전의 대패로 남은 전선 12척으로 300척이 넘는 왜선을 대적하여야 했다. 음력 1597년 9월 16일 명량해전을 앞둔 이순신 장군은 조선 수군에 ‘단생산사(團生散死)의 신념을 일깨워 대승을 거뒀다. 안중근 의사도 1910년 여순 감옥에서 쓴 '동양평화론' 서문에서 이러한 말을 하였다. 서울 남산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앞 돌기둥에도 ‘합성산패 만고정리(合成散敗 萬古正理)’라고 새겨져있다. 이 말도 “합치면 이루고 흩어지면 패한다. 이는 만고의 정한 이치이다.”라는 뜻이다. 또 우리의 속담에서도 ‘젓가락 하나는 부러지기 쉽지만, 젓가락 다발은 부러지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어느 말이든지 적시적소(適時適所)가 있기 마련이다. 연좌데모 할 때 스크럼을 짜고(scrum) 저항하는 것도 같은 뜻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경험적 역설도 있는데 민주화 운동이 한참일 때 데모를 하다가 경찰에게 쫓기면 모두 흩어져 달아나야 했다. 따라서 이런 때에는 “뭉치면 잡히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말이 맞는다. 코로나 19시대에는 ‘모이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역설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또 이태원 참사의 교훈은 개인이나 사회나 국가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어떤가? 같은 금언이라도 적시적소가 있기 마련이다.[2022.11.15]
< 더보기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심의섭 수상록 5, 강역의 기억, 영토의 변경(전자책), 한국문학방송刊, 2023.02.20.: 215~216
https://www.youtube.com/watch?v=NTBjeRJKw-c
https://youtu.be/NTBjeRJKw-c?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