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식사모임이 있었습니다. 일행 중엔 처음 만난 분들도 있이 조금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나이가 든 분들이어서 그런지 모두 건강식을 먹어야한다는 의견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같은 테이블에 있던 한 분이 그럴 필요가 전연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소립니까? 맛없는 현미밥에 채식만 먹으면서 한 20년 오래 사는것보다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기분 좋게 살다 가는 게 훨씬 낫습니다." "그럼 담배는..."
"피우고 싶으면 담배도 피는 거죠. 누구 눈치 볼 것 있습니까?"
너무나 완강하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기에 다른 사람들이 조금 거부감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도, 몸을 생각해서 음식을 가려먹어야죠."
"아니라니까요. 그냥 살아있을 때 무엇이든 마음 편하게 먹다가 때가 되면 가는 게 좋습니다."
"..."
모두 어정쩡한 표정으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한참 동안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지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머니가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여 병원에 모시고 갔습니다.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진찰을 해보니 뇌동맥류가 생겼다며 의사가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들은 의사의 말을 따라 곧 수술 날짜를 잡고 며칠 후 뇌동맥류 제거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술실에서 나온 어머니와 회복실에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후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현관문을 열려고 보니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는 것이었지요. 어머니가 의식을 잃었다고 하기에 급하게 달려갔지만 이미 어머니 돌아가신 후였습니다. 얼마나 한참을 통곡하고 어이없었는지 모릅니다. 그때부터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지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너무 아등바등 살지 말자. 있을 때 잘하자.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마음 편하게 살자."
모두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참 많이 놀라셨겠네요."
"어머님께서 그렇게 돌아가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머리만 조금어지럽다고 하셨지 다른 데는 너무나 건강하고 성격도 밝은 분이셨거든요. 저는 이제 오지 않는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포기하며 살지 않을 겁니다. 돈도 너무 저축하지 않고 어느 정도 쓸 만큼 쓰고 각박하게 살지않을 겁니다. 오늘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너무 악착같이 산다는 게 우습거든요"
처음엔 너무 자기주장이 강하여 비호감이었지만 나중에 사연을 듣고 너무나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머님께서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셨으니 건강할 때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자는 그분의 말씀에 일리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약간의 오해가 있었지만, 그분의 사연을 듣고 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이해가 생겼습니다. 그분의 지나온 삶이 현재의 그분을 결정한 것이었지요. 만일 어머님을 잃은 슬픔이 없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결정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분을 통하여 보다 많은 사람을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나하고 다른 의견이 있어도 금방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저 사람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까 하는 관심을 갖는 것이지요. 그렇게 된다면 어떠한 의견충돌도 생기지 않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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