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 끝내고 지하철 타고 가서, 회식하는 직장인들도 많은 섬, 경기도 시흥에 있는 오이도(烏耳島)다. 탁 트인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갯벌에 눈이 시원하다. 오이도란 이름은 섬 모양이 까마귀(烏)의 귀(耳)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었다. 일제시대 염전을 만들기 위해 제방을 쌓으면서 육지가 됐다. 그런데 까마귀 귀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전(前) 오이도 어촌계장 이상기씨는 "저도 까마귀 귀를 실제로 본 적은 없고, 다만 어르신들에게 섬 모양과 닮았단 얘기만 전해 들었다"고 했다.
섬 언저리를 따라 크고 작은 조개구이전문점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곳 조개구이집들의 콘셉트는 '무한리필'이다. 가게마다 '조개구이 무한리필' '허벌나게 드립니다'란 플래카드를 걸었다.
한 조개구이집 종업원에게 "진짜 무한리필이 되느냐"고 물었다. "당연하죠. 손님들이 바구니 들고 나와서 원하는 조개를 원하는 만큼 가져다 구워 드세요. 키조개만 빼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못 먹어요." "그럼 10명이 와서 3만원짜리 시키고 무한리필해도 되나요?" "그건 안 되죠. 1인당 1만원씩 주고 먹는다고 생각하면 돼요." 조개구이는 3만·4만·5만·7만원, 전어구이·무침 3만·4만·5만원, 해물칼국수 1만원, 바지락칼국수 6000원이다.
부두에서는 어부의 부인들이 좌판을 벌여놓고 조개며 생선 따위를 판다. 소래포구와 마찬가지로 회 한 접시 앞에 두고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소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조개는 보통 1㎏ 5000원, 광어 1㎏ 3만원. 자연산이라 크고 힘도 좋다. 유난히 힘 좋은 광어 한 놈이 가만있지 못하고 '탈출'을 시도한다. 아낙은 "우리 아저씨가 워낙 힘이 좋아서, 잡아오는 물고기들도 힘이 좋네"라며 피식 웃는다.
조개나 생선을 사고 싶으면 조개구이집·횟집 뒤 '오이도 수산물직판장'으로 간다. '하나네 패류'에서는 모둠조개 1㎏에 7000원, 굵고 비싼 조개를 섞으면 8000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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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월곶IC-시화공단 방향-옥구고가도로-오이도.
지하철 4호선 종착역인 오이도역에 내려 30-2번 버스를 타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