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www.amennews.com)은 최근 주성천교회 오도석 목사에 관해 두 차례 기사화한 바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오 목사의 설교를 녹취하고 분석한 “예수 믿기만 하면 구원? 천국 문턱도 못가”라는 기사였고, 두 번째는 “성령으로 우리 안에 오시는 것도 재림”이라는 오 목사 인터뷰 기사였습니다. 이에 대해 주성천교회측이 별도의 공식 입장문을 보내왔습니다.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독자들의 성숙한 분별과 판단을 기대하며 주성천교회측이 보내온 입장 전문을 게재합니다<편집자주> |
<교회와신앙>에 기재된 기사에 대한 주성천교회의 입장입니다. 혹시 위조지폐를 분별해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네. 그것은 위조지폐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세밀하면서도 끊임없이 진짜 지폐를 살피며 연구하는 작업입니다. 진짜 지폐를 알고 있으면 위조지폐는 바로 분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정윤석 기자님의 기사 글로 인해 더 많은 분들이 신앙의 바른 분별로 건강한 신앙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쓰는 글(교회의 당회에서 보고되고 보내는 글임)은 반박이라기보다는 저희 교회 성도들과 담임목사님(오도석)이 목회와 사역에서 지향하는 바입니다. 신학적인 부분으로 말씀드리면 의화(칭의)와 성화, 영화가 있습니다. 성도들이 실제적으로 주님을 닮아 자라나는 것에 대해 담임목사님과 교회가 그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이유로 저희 교회는 성화(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에 대해 많은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화를 강조한다는 것은 의화, 즉 칭의에 대한 바른 이해를 기초로 합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무엇보다 믿음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믿음은 단순히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을 믿음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성경에서 바울이 말씀한 것처럼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않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롬 8:9), 즉 주님과 연합된 우리가 인격적이고 실제적인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 이것을 믿음으로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믿음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인식이 있어야 주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닮아가는 출발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중요성은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탁월한 신학중의 한 사람이었던 존 오웬의 견해를 통해 살펴보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일치되는데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그 생명의 주되고 효율적인 원인인 성령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연합시키고, 그와 같이 되도록 하는 것 이외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으시다. 그러므로 다른 모든 의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그들을 바로 세우는 복음의 본래의 의무는 하나님의 형상이 놓여있는 그리스도의 거룩한 영혼의 모든 은혜로운 원리들과 자질들에 있어서 그와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다”(<개혁주의 기독론>, 존 오웬 저, 박홍규 역, 개혁된신앙사, 2005, p 226).
한 걸음 더 나아가 믿음과 더불어 천국에 대한 개념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 천국(하나님의 나라)은 장소적인 개념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서 천국은 통치적인 개념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곳까지가 하나님의 나라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아름다움, 공의와 진리, 사랑과 섬김으로 통치되는 곳이 천국인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통치와는 정반대인 이기주의와 탐욕, 불의함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나는 예수님을 믿는다’는 고백만으로 천국에 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저희가 이해하기로 하나님의 사랑은 반드시 그 안에 공의가 있습니다. 만약 사랑 안에 공의가 없다면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사랑에는 공의가 포함되어 있기에 온 인류의 죄의 값을 지불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죽으셔야만 했던 것입니다. 또한 단순히 십자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의 죄의 값을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하나님의 영,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님과 연합되면 이러한 섬김의 예수 그리스도를 닮게 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삶에서 철저히 십자가를 지는, 즉 책임지고 사랑하고 섬기는 진리의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저희 교회는 이제 믿는다고 말하는 그리스도인이 아닌 우리 안에 오신 주님과 함께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며 우리의 모습과 삶을 통해 천국과 섬김, 사랑과 공의를 나타내는 진리의 삶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 본회퍼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디트리히 본회퍼가 말한 대로 순종이 없는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기독교와 같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 기독교계에는 그릇된 신화가 있습니다. 바로 제자가 되지 않고도 신자일 수 있다는 신화이지요. 은혜를 받으면 순종을 면제받는 것이 아닙니다. 은혜에 의해 올바른 순종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뱀파이어 크리스천’이란 우리 구원을 위해 필요한 그리스도의 피에만 관심이 있을 뿐, 그리스도인으로서 순종하며 제자가 되어 합당한 삶을 사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크리스천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우리 시대 최대의 명제는 제자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제자가 됐을 때, 보이지 않는 영을 보이는 삶으로 살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마음과 삶이 변화되지 않고서도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는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시대 지도자들에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참된 제자도가 없는 사람들에게 어떤 권세와 근거로 세례를 주면 감히 그들과 하나님이 화목한 사이라고 선포할 수 있습니까’라고요”(국민일보 2007년 10월 18일자 게재된 내용).
끝으로 오도석 목사님의 설교는 강한 어조와 표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은 위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믿음과 천국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성도들이 의화에 머물지 말고 성화로 나아가는 삶, 빛을 발하는 진리의 삶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합일이란 예수님을 온전히 닮는다는 뜻으로 사실 그리스도와의 합일은 종교개혁자들이 많이 쓴 말입니다. 합일이란 말을 영어로는 united/union 이란 말로 사용했는데, 이것은 연합과 합일(하나되다)의 뜻이 다 들어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연합이다’ ‘합일이다’는 것은 영적인 만남, 인격적인 만남의 뜻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종교개혁자 루터는 그리스도와의 합일이나 연합을 그리스도에게 <접붙임 받는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저희 교회에서 합일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도 동일합니다. 우리 안에 인격으로 오신 주님과 연합된 것이 인식되었다면 끊임없이 주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주님이 말씀하시는 것에 동의하고 신뢰하여 그 뜻을 자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한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상 많은 신학자들과 철학자들이, 그리고 다른 많은 종교들 안에서도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합일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맹자와 노자와 같은 유교 사상에서도, 양명학과 같은 동양 철학 사상들 속에도 합일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 의미는 모두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합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지방교회에서 주장하는 신인합일 설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본 회퍼가 지적한대로 그리스도 없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 없는 것은 값싼 은혜입니다. 이제 우리가 이해하는 복음이 진정으로 주님을 닮고 따르는, 주님과 같이 자신의 삶에서 책임지고 희생하며 섬기는 값비싼 은혜로 살아가는 삶이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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