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5일 9월첫째주일이었습니다.
김명순 성도님이 낮예배에 결석을 했어요.
아!~~ 결국 올것이 왔구나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지요.
역시나 남편의 병세가 매우 심각하시다는거예요.
5년전 쓰러져서 뇌변병장애1급으로 그동안 요양보호를 받았답니다.
2등급을받고서 1년동안 그분을 돌보면서 그 아내에게 요양보호사교육을 받도록
권면을 했습니다.
아니 내가 이나이에 무슨 공부를하고 자격증을 따겠느냐며 처음에는 엄두를 못내었습니다.
환자인 남편은 자기는 아무쓸모없이 돈만 축내고 가족들 고생만 시킨다면서
차라리 죽는게 모두를 위해서 나은것이라고하면서 틈만나면 자살소동을 벌였습니다.
실은 이부부가 우리 미산성실교회가 이곳에서 개척하고 얼마안되어 스스로 교회에
등록을하고서 열심히 다니며 세례까지 받았습니다.
교회를 건축할때도 몸을 아끼지않고 충성을 했었지요.
그런데 어느날부터인지 방학을 좀 해야겠다며 주일을 거르기 시작하더니 그길로
영영 주저앉고 말았지요.
씨족사회로 구성된 우리마을의 특성상 친척간에 무슨일이 있었던것같았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심방하며 다시 믿음생활하기를 권했지만 그저 일에만 매달려살다가
그만 어느날 쓰러지고 그렇게 불쌍한 신세가 되고말았지요.
누워만 계시는 그분을 위해 매일같이 운동을 시켜드리고 목욕을 시키며
휠체어로 산책도 시키며 다시금 신앙을 회복시키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무엇보다 잘한일은 김기영 성도님을 내가 돌보는동안 그 아내에게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도록
등록을 시켜드리고 용기를 주어서 66세에 일생단하나인 자격증을 갖게 해준 일입니다.
요양보호사 1급의 자격을 갖춘 아내가 돌보면서 나라에서 돈이나오고 생활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자살소동이 사라지고 비록누워서이지만 열심히 팔다리도 움직여보고 했습니다.
늘 옷위에 걸치고있는 조끼 주머니안에 아무도 못만지게소중히 간직하는 지갑이있었습니다.
목욕을 시킬라치면 그지갑을 꼭쥐고 놓치를 않아서 물젖을까싶어 늘 한바탕 소동입니다.
아내에게도 맡기지못하고 비닐봉지에싸서 머리맢에두고 목욕을 합니다.
그렇게 소중히여기는 지갑안에는 2.000년도에 인쇄된 만원짜리 큰지폐가 30장 들어있었지요.
새로나온 작은 지폐를 바꿔드린다고 하면 못쓰는 돈이라고 한사코 거절하며 손도 못대게 합니다.
지난 5년동안 그렇게 지니고 그분을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힘이되었던 돈입니다.
지난해 한민대학 평생교육에서 장례지도사 교육을 받고 자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성도님이 천국가시면 목사님과 내가 마지막입고가실 수의를 정성스럽게 입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말을듣고는 내지갑에 있는돈 염하는사람줄려고 갖고있으니 그때 사모님이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던분이 결국 그날을 맞이했습니다.
주일 저녁예배후에 심방을 했더니 상태가 매우 심각했습니다.
본인도 스스로 고백하기를 내가 이제는 죽을것같다고 했습니다.
확실하게 가실곳을 정했느냐고 물으니 하나님나라에 가신다고 했습니다.
점점 다급해지는것이 느껴져서 그밤에 급히 자녀들을 부르고 자동차로 40분거리에 사는
큰딸내외가 달려와서 임종을 지키고 그밤에 그렇게 하나님 나라로 가셨습니다.
임종, 입관, 발인, 하관, 예배에 믿지않는 자녀들도 엄숙하게 목사님의 지도를 따라 주었습니다.
삼오제를 마치고나서 가족들이 그 지갑에 들어있던 돈을 저에게 내밀었습니다.
이것은 아무도 손댈수없어요. 사모님 꺼예요.
물론 장례예식장으로 모셔서 염이며 입관이며 가족의 자리에서 지켜보기만 했을 뿐이었지요.
지난 5년동안 간혹 치매증세를 보이면서도 끝까지 그 지갑만은 지키셨는데 결국은 그렇게
놓고갈수밖에없는길을 가셨습니다.
백일을 맞는 아기옺에도 달려있는 주머니인데 마지막가는길엔 아무리 겹겹히 입어도
아무것도 갖고갈수없이 주머니하나없는 옷을입고 떠나는것을 ....
아무것도 필요없는곳 이곳에서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모든것보다 더 좋은것으로만 가득찬 천국
그곳으로 가셨습니다.
사모님 꺼예요. 그래서 받아들었지만 나는 우리 성도님보다는 조금더 지혜로워서
가지고 갈수는 없지만 먼저 보내놓을수있는길을 선택했습니다.
홀로남아있는 김명순성도님은 매주일마다 예배에 정성스럽게 참석을 합니다.
그 남편에게 쏱았던 사랑까지 우리성도님을 사랑하며 그렇게 살아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