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의 눈으로 영화를 만들기는 쉽지만 '아이들의'영화 를 만드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10 번째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는
거의 일흔이 다 된 작가가 그 스스로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어세상을 보는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포뇨. 포뇨는 '포동포동' 비슷한 의태어인데 주인공 소스케가 물고기공주인 브린힐데에게
붙여 준 이름이다.
소스케. 어리지만 남을 배려하고 기다려주는 모습을 보인다.
소스케의 어머니 리사.
포뇨의 어머니 그린만마레.
포뇨의 아버지 후지모도.
뭐 미야자키의 작품이야 항상 완벽을 기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림체는 아름답고,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 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내용이지만 정말 감동적인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점점 어려질 수 있는 그의 마음이었다.
대체 그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포뇨가 손, 발을 만들어내고 급기야는 물고기로 변하는
파도를 타고 소스케를 찾아가는장면에서는 거의 자지러질 뻔 했다.
스필버그의 유아적인 세계관은 엄밀히 말해 퇴행이지만 미야자키의 어린아이스러움은
무한한 생명력과 긍정적 낙관주의, 믿음을 준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도피와는 다른 성질의 것이다.
우리는 종종 규격화되고 주입된 어른스러움을 스스로 내면화 하지만 사실 그 뒷맛은
씁쓸한 것이다.
묻노니 당신은 어른인가? 아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