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신났다, 도서관과 함께 책읽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전국 607개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공모한 “2008 도서관과 함께 책읽기” 사업에서 제주시 한경도서관이 선정되었다. ‘도서관과 함께 책읽기’ 사업은 소외계층 어린이들의 독서습관 형성 및 도서관 서비스개발을 위한 것으로 전국에서 30개 도서관을 선정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한경도서관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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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과 함께 책읽기’ 오늘 첫 시간이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오늘의 강사인 김영란 선생의 얼굴을 바라본다.
“와, 친구들 반가워요. 혹시 ‘무지개 물고기’란 책을 읽어본 친구가 있나요?”라는 질문에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오늘 처음 봐요’부터 시작해서 ‘한경도서관에서 빌려봤다’는 친구까지 다양한 대답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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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거림도 잠시, 동화책을 읽어주기 시작하자 누구 할 것 없이 이야기에 푹 빠져든다. 갖가지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며 아이들 모습이 흡사 물고기가 물속에서 뛰어오르는 것처럼 활기차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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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주시가지에서 1시간 걸려서 도착한 한경도서관, 그리고 거기서도 차를 타고 몇 십분을 달려야만 도착하는 저지리에 위치한 성암어린이집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저지오름이 있는 전형적인 제주의 중산간 마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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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근에 문화시설이 전혀 없고, 부모들도 농사일로 바빠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낼 수 없는 형편이다.
심심한 나날들 중에 오늘은 아이들이 신났다. 매주 1회 실시되는 ‘도서관과 함께 책읽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1월까지 동화구연, 연극놀이, 자연과 친구하기, 독서논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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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구연을 마치고 오늘은 그만할까요? 하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조금만 더요, 조금만 더”라며 끝내기를 거부한다.
이어지는 시간은 동시외우기. 간단한 동시를 몸동작과 함께 외우고 앞에 나와서 발표회도 가져본다.
성암어린이집 임혜숙 선생은 “지금까지는 한정된 책과 교구만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전문선생님들이 오셔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주니 너무 좋다.”라며 앞으로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해본다.
김영란 선생도 “아이들과 놀이 개념으로 즐겁게 공부해 나가려고 합니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오늘은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하는 기대감도 생기고 더욱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마음도 듭니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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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호 한경도서관 담당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도서관과 함께 책읽기’에 선정돼야 하는 이유를 적은 절절한 편지를 보내는 등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고 하며 “그 땀의 대가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었으니 더 행복하다.”며 웃음을 보인다.
허용호 한경도서관 담당
“어린이나 장애인 등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주민을 위해 ‘사랑의 책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화나 전자우편을 통해 신청하면 직접 도서를 빌려주고 있죠. 다문화가정을 위해서는 특별히 한글교재를 구입해서 무료로 배부도 해주고 있고요.”
책을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해주기 위해 개인차량에 있던 네비게이션을 떼다가 배달차량에 붙였다고 하니 그 정성이 대단하다.
허용호 한경도서관 담당은 아주 피곤한 직원이다. 도서정리에 각종 프로그램 운영만 해도 벅찬데 자꾸 일을 만든다. 책 배달은 물론 이동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영화도 상영해주고 내친김에 전자책 독서지도도 한다.
옆에 있는 오경훈 직원에게 살짝 힘들거나 귀찮지 않냐고 하자 한마디로 잘라 말한다. “즐거운데요.”
도서관 교양프로그램 강사로 인연을 맺게 되었다는 김영란 강사는 “이곳 도서관 직원들의 지역과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열정과 더불어 실무능력도 탁월하다.”며 이로 인해 더욱 큰 책임감도 느끼지만 같이 일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