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똥은 가라앉고, 어떤 똥은 떠오를까?
2022년 12월 26일
1, 인간은 방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누구나 하루 0.5~1.5 리터를 배출한다고 하니, 생각보다 적지 않은 가스가 몸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2. 이러한 가스는 장내 세균들이 음식물 찌꺼기를 발효시키며 생기는 것이다.
고양이, 쥐, 강아지 등 수많은 동물이 가스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경우, 약 500종류 미생물이 대장에 거주하며 열심히 가스를 만든다.
3. 이러한 가스는 때론 배설물에 함유되어 대변의 특성을 결정짓기도 한다.
이와 연관된 흥미로운 연구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됐다.
4. 어떤 배설물은 물에 가라앉는 반면, 어떤 배설물은 둥둥 뜬다.
1970년대 이전 과학자들은 배설물에 포함된 지방의 양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5.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는 ‘지방’이 아닌 ‘가스’가 그 원인임을 알려주고 있다.
다만, 왜 어떤 사람의 대변에는 가스가 많고, 어떤 사람의 대변에는 가스가 적은지는 미스터리였다.
6.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은 실험용 쥐의 장내 미생물군집(microbiome)을 연구하던 도중
미스터리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했다. 정답은 장내세균 집단의 차이였다.
7. 연구진은 먼저 일부 실험용 쥐의 장내세균을 전부 죽인 후 그 배설물을 물에 빠뜨렸다.
그 결과 배설물은 모두 물에 가라앉는 모습을 보였다.
8. 이후 연구진은 ‘배설물이 뜨는 쥐’의 장내세균을 ‘장내세균을 없앤 쥐’의 내장에 주입했다.
그러자 이들의 배설물은 모두 물에 뜨는 결과를 보였다.
9. 이는 장내세균이 가스 생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를 분석한 결과 특별하게 배설물의 가스를 늘리는 장내세균 10여 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0. 대표적인 것이 난형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 ovatus)다.
박테로이데스는 탄수화물과 지방을 분해하여 소화를 돕는 유익균이지만,
너무 많으면 염증성 장질환을 일으키는 등 악영향을 준다.
11. 식사만 하면 가스가 필요 이상 배에 차 더부룩한 것도 박테로이데스의 영향이다.
결국 이러한 장 속 건강상태가 배설물에 그대로 반영돼 물에 뜨는지를 결정한다는 것.
12. 연구진은 향후 가스 생성에 관련된 세균을 좀 더 알아보는 한편,
배설물 부유 현상과 장질환의 연관성을 보다 면밀히 규명할 방침이다.
13. 조선 시대, 임금을 담당했던 어의는 매일 매화(배설물)를 맛보며 건강을 체크했다고 한다.
이처럼 배설물 분석은 생각보다 오래된 의학방식 중 하나.
다소 더러우면서도 흥미로운 연구가 장질환 극복에 도움이 될지 앞으로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