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아침.. 잠결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서산 계시는 박종목님께서 서울에 거의 도착 중이시라는 것과. 먹거리 이것저것 챙겨 왔으니 30 분쯤 후 오류 IC 로 나오라는 말씀이였습니다. 남편이랑 시간을 맞춰 집앞 약속 장소로 갔었죠.. 작은 언덕 하나 넘어 사시는 해병대 아저씨랑 같이 오셨습니다. 부천에 가져갈 짐이 있어 서둘러 올라오시는 바람에 많이 챙기지 못하셨단 말씀과 함께 큰 상자 하나를 건네 주시곤 서둘러 이별을 하였죠.. 그 상자 안에는 오가피 순 잘 손질한 것과 그 이른 아침 언제 그리 정갈하게 다듬으셨는지 머윗대를 가지런 하게 잔뜩 담으셨고 직접 수확 하신 삶은 햇고사리가 한봉지 들어 있었습니다.. 물건의 값을 떠나 귀한 마음을 이렇듯 선물 받으니 더없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호흡 사이마다 차곡차곡 쌓이는듯 싶습니다.. 머위탕을 해먹기는 량이 많아 닭 한마리를 사다가 닭계장을 끓여 보았습니다.
재료들
닭중간것 1마리 /머윗대 삶은것 /얼갈이 데친것./다대기 /청양초/집간장.
얼갈이랑 머위를 삶아 데치고 닭을 삶아 찢었습니다. 닭계장이나 육개장에 붉은 기름을 좋아 하지 않아 껍질을 벗기고 닭고기 삶은 물에 뜨는 기름도 제거를 하는 편입니다. 사진의 닭고기는 삶는 도중 너무 삶아 닭고기가 만지면 다 뭉개 집니다. ㅎㅎㅎ
다대기와 청양초. 집간장을 넣고 골고루 주물러 줍니다. 저흰 냉동실에 홍고추 다진것이 많아 그것을 각종 찌게나 국에 사용 합니다. 지난해 농장서 수확한것을 이렇게 쓸 요량으로 넉넉하게 준비해 둔것이 있어 청양초 대신 사용 하였습니다.
끓는 물에 버무린 것들을 넣고 끓이면서 집간장으로 모자란 간을 마져 해줍니다.
이렇게 하여 머윗대를 넉넉하게 넣은 닭계장이 완성 되었습니다. 요즘 머윗대가 한창인데 토란줄기 대신 한번 시도해 보세요. 머윗대의 아삭 거리는 맛과 향이 닭고기와 제법 잘 어울리며 근사한 맛을 만들어 줍니다.ㅎㅎ
덤 이야기.
제가 유년시절을 보내던 날에는 논둑이며 밭둑에 머위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무렵 이면 시골에선 한창 모내기가 시작 되곤 하였죠.. 모내기를 시작 하면 어머니께서는 으례 머윗대를 베 오셔서 머위탕을 만들기도 하시고 닭을 잡아 닭계장을 끓이기도 하셨습니다.. 아주 오래전 기억을 붙잡고..머윗대를 넣은 닭계장을 시도하여 보았는데...그 맛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맛있었습니다.. 언제고..친정 식구들이 모이면 머윗대를 넣고 끓인 닭계장을 만들어 먹으면서 어머니 이야기를 나누어야 겠다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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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철이네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전환점
첫댓글 울 전라도 고창에서 들깨를 갈아넣고 끊이면 더 고소하고 맛난는데 역시 모내기하고 새참으로 먹는 머윗대국이리할까 탕이라할까 참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