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법이 시행되고 재즈가 유행하던 192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로 제1차 세계대전의 승리 이후 물질적으로는 엄청난 풍요를 누리게 되었지만 도덕적, 윤리적으로는 타락한 미국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며 소위 아메리칸 드림의 타락과 절망을 담은 소설이다. 또한 당시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쓰인 소설들 중에서도 미국 고등학생의 필독서로 자리잡은 몇 안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피츠제럴드 생전에는 불과 2만 5천 부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을 정도로 인기가 없었던 소설이었지만 피츠제럴드 사후 재출간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그 인기는 높아서 세계문학전집류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단골 중 하나였지만, 아쉽게도 번역은 그다지 정확하지 않았다. 이는 원문부터가 급하게 쓰느라 오탈자가 심했던 것이 문제로, 최종 확정 원문을 번역하지 않았던 이전 번역본들의 오류는 불가피했던 것. 그러다 1991년에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최종 결정판이 나왔고 2003년에 민음사에서 이 판을 번역했으며 영미문학연구회 번역사업단의 평가에 따르면 가장 정확한 번역본이라고 인증받기에 이른다.
이 이야기는 닉 캐러웨이(Nick Carraway)의 관점에서 1922년 초여름 뉴욕 롱아일랜드의 웨스트에그(West Egg)를 배경으로 한다.[1] 그는 중서부(현대 미국의 인디애나 주, 일리노이 주 등을 포괄하는 지역, 원작에서는 단순히 서부로 지칭.)에서 살아왔으며, 예일 대학교를 졸업했고 세계 1차 대전에 참가한 인물이다. 그는 주식 채권기술을 배우기 위해 고향을 떠나 뉴욕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그가 뉴욕 롱아일랜드에 집을 구한 뒤, 닉은 그의 이웃 제이 개츠비(Jay Gatsby)와 친구가 된다. 제이 개츠비는 그의 롱 아일랜드 대저택에서 매일 밤 호화 파티를 벌이는 엄청난 부자이다. 개츠비의 막대한 재산은 많은 소문의 주제이다. 닉이 그의 파티에서 만나는 손님 중에 그의 과거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또한 웨스트에그보다 더 좋은 지역인 이스트에그(East Egg)[2] 에 살고 예일에 같이 다닌 톰 뷰캐넌(Tom Buchanan)과 톰의 아내이자 닉의 칠촌뻘[3]인 데이지(Daisy Buchanan), 재산이 많은 전 여자 골프선수인 조던 베이커(Jordan Baker)를 만난다.
개츠비는 그의 파티로 유명하다. 그 파티는 그의 웨스트 에그의 대저택에서 열린다. 매주 토요일 수백명의 사람들은 개츠비의 집으로 몰려 온다. 호화스러운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닉은 곧 정신나간 이 파티 자체를 경멸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개츠비는 나중에 그의 전 애인이던 데이지와 우연히 마주치기를 바라며 이런 파티를 연다는 것을 닉에게 말해준다. 데이지와 개츠비는 오래되지 않아 그의 부탁을 받은 닉의 주선으로 만난다. 그러는 동안에 닉과 조던은 만남을 가진다. 닉은 조던과 톰과 데이지의 집에 처음 들렀을 때 만났다. 닉은 이미 이 만남이 허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맨하탄의 호텔에서, 톰은 개츠비의 데이지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개츠비가 주류 밀수업자라고 확실한 증거 없이 폭로한다. 그는 개츠비에 대해 나름대로 뒷조사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개츠비는 데이지로 하여금 그녀가 더이상 톰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그와 함께 했던 지난 5년을 지우고 자기에게로 돌아오고 싶다는 것을 말하게 했다. 그녀는 망설이며 개츠비가 말한 대로 말하지만, 톰은 데이지와 개츠비 사이의 어색한 관계를 알아차렸다. 그는 개츠비와 데이지가 같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해도 둘 사이에 아무 일이 없을 거라며 개츠비를 비웃었다.
한편 톰의 친구인 자동차 수리점 주인 조지 윌슨(George Wilson)과 그의 아내 머틀(Myrtle Wilson)은 말다툼 중이었다. 머틀은 톰과 부적절한 관계였고, 이것을 조지가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집 밖으로 도망쳐 나왔는데 그만 데이지와 함께 돌아가던 개츠비의 차에 치여 죽었다.[4] 한참 뒤에서 따라오던 톰과 조던, 닉은 교통사고가 난 것을 발견했다. 톰은 윌슨이 드디어 한 건 잡았다고 중얼거렸지만,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발견한 후 잠시 멈춰 상황을 보기로 했다. 톰은 곧 그의 숨겨진 애인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 윌슨은 거의 미쳐서 노란 차에 대해 말했다. 톰은 윌슨에게 그 노란 차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호텔로 놀러가면서 윌슨의 차고에 기름 넣으려고 들렀을 때는 톰이 개츠비의 노란 차를 몰고 개츠비가 톰의 차를 몰고 있었기 때문에 윌슨은 그 노란 차를 톰의 차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
톰은 개츠비가 어디 사는지 윌슨에게 알려준 후, 데이지와 함께 멀리 여행 떠날 준비를 했다. 이때 개츠비는 그의 수영장에서 튜브를 타고 둥둥 떠있었다. 개츠비는 데이지가 더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침울해 했다. 그는 데이지로부터 전화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윌슨이 다가와서 총을 쏴 개츠비를 죽였다. 그러고 나서 윌슨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 잔디 위에서 자살했다.
개츠비의 죽음 후 닉은 그의 장례식에 참석할 사람들을 열심히 물색했다. 하지만 개츠비의 밀수업 동업자이자 조직 폭력계 두목인 마이어 울프심(Meyer Wolfsheim)조차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자리를 함께하기를 거절했고, 데이지는 톰과 여행을 가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5] 한편, 개츠비의 아버지인 헨리 개츠 씨(Henry Gatz)가 개츠비의 장례식에 왔고 그는 여전히 과거를 추억하고 있었다. 그는 닉에게 개츠비의 집이 찍힌 닳아빠진 사진과 개츠비가 어렸을 적 쓴 계획표를 보여주었다.
개츠비의 넓은 인맥에도 불구하고, 닉, 개츠 씨, '부엉이 눈'(Owl-eyed man)[6], 그리고 몇 명의 개츠비의 집사들만이 개츠비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부엉이 눈'은 일찍이 어느 여름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는 아무 생각 없는 사람이었다. 닉은 그 후로 이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장례식을 전후로 조던, 톰, 데이지와 연락을 끊은 뒤, 닉은 실망과 환멸에 빠져 뉴욕을 떠나고 중서부로 돌아간다.
1925년에 나왔을 때는 2만 부 가량을 초판으로 냈지만 피츠제럴드가 인세로 받은 돈은 100달러가 안 됐을 정도로 안 팔렸다고 한다. 당시 피츠제럴드를 먹여 살린 건 잡지에 실은 단편소설들이었다 30년대가 돼서야 간신히 초판을 소화하고 2쇄를 찍어낼 정도였는데 2쇄는 더욱 안 팔려서 스콧이 사망할 때까지 창고에 쌓였다고. 그러다 1940년 그가 사망하면서 전기가 나오자 비로소 그의 장편소설들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덕택에 이 소설도 재평가가 이뤄진다.
유색인종과 백인간의 긴장감, 대공황 이전의 물질적 풍요에 찌들어서 살던 미국인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울러 이 소설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진중문고로 미군이 15만부나 사들인 게 한 몫 단단히 했다. 전쟁이 끝나자 전장에서 읽은 책은 당시 세대에 큰 영향을 끼쳤고 특히나 작가 피츠제럴드 역시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로서 2차대전의 참전용사들과 정서적으로 비슷했던 것도 특히 이 책에 공감대를 형성하게끔 했다고. 이런 발판들을 거쳐 이 소설은 21세기에도 1년에 30만 부씩 팔려나가는 미국의 고전이 된다.
이 소설의 신드롬으로 인해 개츠비스크(Gatsbyesque)란 말도 유행하게 된다. 뭔가 요란하면서 과장된 스타일을 가리키거나 환상적인 힘으로 인생을 긍정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인데 대체로는 전자의 의미로 쓰인다.
작가가 제목에 대해 무척이나 고심한 작품이기도 하다.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은 알랭푸르니에의 유일한 소설 <위대한 몬느>에서 영향을 받은 제목이다. 그 이전에 작가가 고심한 제목들을 훓어보면,
<개츠비> <재의 골짜기와 백만장자들> <트리말키오[15]>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 <웨스트에그로 가는 길> <적과 백, 그리고 청색 아래에서[16]> <황금모자를 쓴 개츠비> <높이 뛰어오르는 연인들[17]>
대략 이 정도다.(...)이때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처음에 피츠제럴드가 고른 것은 <트리말키오>라는 제목이었고, 1924년 11월에 편집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라고 제목을 고수하고 싶다고 했지만, 발음하기 어렵고 모호하다는 이유로 까였고(...) 아내인 젤다와 편집자가 어필한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을 한 달 뒤에 수락한다. 출판하기 한 달 전에 그는미련이 남았는지 다시 <트리말키오>나 <황금모자를 쓴 개츠비>라고 제목을 고칠 수 있는 지를 물었고, 편집자는 당연히 반대했다(...). 출판 직전인 1925년 3월 19일에[18]피츠제럴드는 포기하지않고, 의지의 미국인 <적과 백, 그리고 청색 아래에서>라고 고치고 싶다고 강력히 요구했지만, 인쇄 중이라서 이미 바꾸기엔 늦고 말았다.(...) 피츠제럴드는 두고두고 아쉬워했다카더라. 본인 스스로 제목에 대해서 '약간 괜찮을 뿐, 차라리 좋은 것보다 나쁜 게 많다'고 언급을 했으니(...) 그러나 지금까지도 제목이 주는 영향력을 따져봤을 때, 이 책은 남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더 잘 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90년대에 NES로 게임도 만들어졌다. 당시 잡지 광고. 내용은 주인공 닉 캐러웨이가 모자를 던지면서 적들을 물리치는 게임. 원작 파괴 하지만 잘 읽어보면 알겠지만 사실 80년대 쏟아진 괴상한 일본산 NES 게임들을 패러디한 글로 진짜 있었던 게임은 아니다. 그래도 포토샵 장난질에서 시작해서 직접 플래시 게임까지 만들어낸 제작자가 대단하다.
아울러 개츠비의 이름을 딴 일본의 남성화장품 브랜드 개츠비가 있다.(맨담의 산하 브랜드) 기무라 타쿠야가 CF 모델인 것으로 유명하고, CF BGM인 'I Can Give You Gatsby'[19]도 유명하다. 한국 브랜드명은 어째서인지 갸스비(...)[20] 발음상의 불편함 때문에 가스비라고 읽거나 쓰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그냥 '가스비'라고 검색하면 '개츠비'와 '도시가스 비용'이 마구 뒤섞여 나온다.[21]
2013년 5월 영화 개봉을 앞두자, 각 출판사는 믿기 힘들 정도의 할인 및 경품이벤트를 벌였다. 문학동네, 민음사, 열림원 모두 기본적으로 50%이상의 할인을 하였고[22], 문학동네와 더클래식[23]은 거기에 영문판을 얹어 주었다. 민음사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한 대역판에 페이크노트, 거기다 영어 원서 e북을 끼워주었다. 거기다 교보문고에서 해당 서적을 구매하면 영화 예매권을 나누어 주기까지 했으니. 실제로 이에 대해 출혈경쟁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왔고, 그를 반증하듯 영화가 잠잠해진 8월 무렵부터 은근슬쩍 할인률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