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목공방 탐방기
이종수(흥덕문화의집)
오래전 공원에는 나무를 닮은 시멘트 의자가 있었다. 영락없이 나무 무늬여서 널쩍한 나
무를 켜서 올려놓은 줄 알고 몇 번이나 만져보았던 기억이 있다. 옹이도 그럴듯해서 친구
들과 내기도 했던 것 같다.
그 뒤로 나무 느낌이 나는 기술들은 발전해서 진짜 나무인지 가려내려면 톱으로 썰어봐
야만 알 수 있는 걸 보면, 나무에 대한 집착(?)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플라스틱 재질
이나 필름으로도 나무 느낌이 나도록 할 수 있는 걸 보면 그 어떤 재질보다 나무가 가져
다주는 편안함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원목가구로 꽉 채운 통나무집에 살고 싶다거나, 아
예 나무 위에 지은 집이거나 아름드리 나무 안에 사는 상상을 해보았던 것까지 말해 무엇
하랴.
버스를 타고 가경터미널시장에 있는 하늘목공방으로 가는 길 내내 나무 생각을 했다. 오
늘은 문화의집 프로그램인 목공예 만들기가 하늘목공방에서 있는 날이다. 정확히 말하자
면 가구 만들기다. 몇 번 소품을 만들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나무에 대한 지독한(?) 중
독현상이 있어서 내가 상상했던 것만큼 머릿속과 살림공간 모두를 나무 가구로 채우고 싶
어하는 분들일 거라 생각하며 하늘목공방이 있는 상인회관 3층으로 오른다.
하늘목공방장은 황명수 선생. 진짜 본업이 무엇인지 알면 깜짝 놀랄 만큼 그는 나무에
깃들어 산살고 있다. 저마다 집안 한구석을 빛나게 해줄 가구를 만들 셈으로 열일 제치고
나무 앞에서 선 사람들의 눈빛이 강렬하다. 집안을 빛나게 해줄 공간을 재고 이런저런
방식으로 수납할 마음으로 재단해놓은 나무들이 행복해 보일 만큼 나무와 일심동체가 된
목공방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화의집에 가장 먼저 들여놓고 싶은 것도 목공방이다.
작은 가구들을 만들어주고 고쳐줄 수 있는, 뚝딱뚝딱 망치질 소리(전기톱과 드릴을 써서
나사못을 박는 게 대부분이어서 요즘 목공방에서 망치질 소리 듣기는 어렵지만)와 톱질과
대패질 소리가 끊이지 않는 목공방이야말로 생활문화공간에 가장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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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은 요기요-------------->
하늘목공방 탐방기.pdf
첫댓글 한번쯤 배워보고 싶은 충동이 드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그림도 매력적이지만 제겐 지금 이것이 더 매력적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