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습득도 寒山拾得圖58.5×258 cm, 19세기 초,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당나라 태종 때 천태산 국청사에 살았다는 한산과 습득을 그린 그림이다. 가로로 긴 화면의 중앙에는 더벅머리 모양의 한산이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고 있고, 역시 더벅머리인 습득은 빗자루를 들고 한산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다. 한산과 습득 뒤로는 중앙에 가지를 늘어뜨린 적송이, 왼쪽에는 험준하게 표현된 산이, 오른쪽으로는 건물이 그려져 있어 이곳이 두 인물이 살았다는 국청사임을 나타내고 있다.
2. 이 그림의 배경이 된 한산의 시.
홀로 바위 앞에 고요히 앉으면 하늘 한복판에 둥근 달이 빛나니
만상은 모두 그림자를 나타내나 달은 본래부터 비추는 것 없구나
탁 트이어 정신을 절로 맑고 허를 머금어 그윽하고 묘하여
손가락을 의지해 달을 보나니 달은 이 마음의 상징이니라
이 시가 의미하는 것은 그림자를 참모습으로 착각하여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보지 말고 달(진리) 자체를 바로 보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이러한 선불교의 가르침을 한산습득도와 같은 그림으로 표현하여 사람을 일깨우는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