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랑방신문[1997년4월28일 제893호]남도사람
劍 한자루에 丹心을 담아
배정민 본관장(해동검도 광주총본관)
"검의 길은 선의 길이요
곧 도의 길입니다.
검을 잡고 호흡을 고르면
마음은 호수와 같이
고요해 집니다."
"배정민 관장은 검을 잡을 때마다 세속의 잡다한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와짐을 느낀다"
"얍"하는 기합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매서운 칼날이 새벽공기를 가른다. 부드러운듯 하면서도 전혀 빈틈을 발견할 수 없는 검법. 온 정신을 한자루 검위에 싣다보면 마음 또한 새털처럼 가볍다.
해동검도장의 하루는 선체조에서 시작한다. 기본동작 단전호흡을 거쳐 검법과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왠지 낯설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본디 해동검도는 고대 고구려 15대 미천왕 13년에 시행했었던 '제가승'제도라는 교육방법에 그 기원을 두고있기 때문이다.
북구 문흥동에 소재한 해동검도 광주총본관 배정민 관장은 해동검도에 대해 "단전호흡과 격검술등을 일체시켜 진검을 사용하는 우리고유의 무도로서 일제에 의해 역수입돼 죽도와 호구를 사용하는 ㄷ 검도와는 크게 다르다"고 설명한다. 또 "해동검도는 치고 후진하는 식이 아닌 기선제압, 막기, 베기로 이루어져 쌍수, 심상, 예도, 본국검법등 수많은 검법으로 구성돼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90년대 들어 해동검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급증, 광주 전남 제주지부에만 28군데가 현재 문을 열고 있다. 1백명을 기준으로 할때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30%가량 되며 최근엔 어린이들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부드러우면서 빈틈없는 검법에 매료
"심신을 단련하는 생활체육이라는 인식이 날로 확산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성인 유단자가 되기 전까지는 목검을 사용하니까 다칠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돼요."
배관장은 해동검도의 또 다른 매력으로 예(禮)에서 시작해 예에서 끝난다는 점을 든다.
검집에서 검을 뽑는 발도에서 다시 검을 집어 넣는 착검으로 완성되는 것이 그것이며 우리 고유의 리듬인 3선 3박자를 추구하고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
정신집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심신수양도 해동검도가 갖는 또다른 매력. 실제로 배관장은 제자들과 함께 한달에 한차례씩 호젓한 산야를 찾아 국토사랑을 일깨우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고양시킨다.
"군에서 태권도 교관을 하면서 우연히 접하게 된 검도의 동작 하나하나에 크게 매료된 것이 입문의 직접적인 계기지요." 태권도 공인 5단의 실력도 함께 갖추고 있는 배정민 관장이 검도의 길을 걷기까지 과정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한 무도의 길이라 그 어떠한 후회도 없단다.
"앞으로 해동검도가 더욱더 일반인들에 널리 알려져 건전한 체력과 기력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가선용 수단으로 자리잡게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소망을 말하는 배정민 관장의 목소리가 믿음직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