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신 정부의 노사관계 방향과 산별운동의 발전경로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신 정부의 노사관계 방향과 산별운동의 발전경로

안재원 / 금속노조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위 글은 금속노조와의 기사제휴에 근거하여 게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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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지난 5월 29일 오후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 등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까지 ▲노조할 권리 보장 ▲최저임금 1만원 즉각 인상 ▲비정규직 철폐 ▲노동정책 대전환 촉구 등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했다. 민주노총은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 천막 10여동을 설치하고 전국단위사업장대표자회의가 예정된 6월 14일까지 노숙농성을 진행한다.
19대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0일 당선 즉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소탈함과 소통행보를 파격적으로 보이고 있다. 5.18 광주항쟁 기념일을 앞두고 보훈처장 경질과 5.18 기념식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광주정신을 지키겠다는 기념사, 국정교과서 폐지, 세월호 및 정윤회 사건 등에 대한 재수사 지시 등은 지난 정권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느끼게 하고 있다.
특히 취임 후 첫 업무지시가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하는 것과 첫 대외활동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어 왔던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서 비정규직 제로를 천명하는 등 민생행보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대중적 인기가 커지고 있다. 예컨대 5월 4째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84.1%로 지난주 대비 2.5%p 상승하였다. 덩달아 집권당인 민주당 지지율도 56.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공약한 문재인후보 공약

이번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을 보면 ‘나라를 나라답게’를 실현하기 위한 ‘4대 비전 12대 약속’이 제시되어 있다. 그 중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약속하는 대한민국 4번째 항목은 ‘일자리가 마련된 대한민국’이다.

4. 일자리가 마련된 대한민국
- 일자리 창출
- 비정규직 감축 및 처우개선
- 노동존중 사회 실현

정책공약집은 한국사회가 ‘성장절벽, 인구절벽, 고용절벽’이라는 3대 절벽에 놓여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사회의 틀과 체질을 바꾸는 사회 대수술, 국가대개조가 필요. 특히 ‘더불어 성장’으로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더불어 성장의 핵심과제는 ‘일자리가 마련된 대한민국’이라고 보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계소득을 늘리고, 늘어난 소득으로 소비를 확대해 내수를 활성화 시키며, 내수확대가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제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일자리는 늘리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은 줄이며, 고용의 질은 높이는 ‘늘리고, 줄이고, 높이고’ 정책을 통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가겠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앞장서고, 기업이 양보하고, 노동자가 분담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1)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①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해 범정부적 국가일자리정책을 집중 관리
② 공공부문 중심으로 일자리 81만개 창출
③ 실노동시간 단축 등 일자리 나누기로 민간부문 일자리 50만개 창출
④ ‘성별・연령별 맞춤형 일자리 대책’

이를 위한 구체 공약으로, OECD 1/3 수준에 불과한 공공부문 고용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올려 일자리 창출 및 국가의 공공서비스 강화(현재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 OECD 평균 21.3%, 한국 7.6%), 연장근로를 포함한 법정 노동시간인 1주 상한 주 52시간 준수, 노동시간 특혜 업종 및 제외 업종 축소, 공휴일의 민간 적용 및 연차휴가 사용촉진 등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양질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 청년 일자리(청년고용의무 할당률을 높이고, 청년 구직 촉진 수당 도입), 신중년 일자리, 차별 없는 여성일자리, 사회(고용)안정망 확대・강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2) 비정규직 감축 및 처우개선을 위해서
① 상시・지속적 업무 정규직 고용원칙 정착으로 비정규직 규모를 OECD 수준으로 감축
②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으로 차별없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
③ 대기업의・공공부문의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에 대해 원청기업 ‘공동 사용자 책임’
④ ‘최저임금(시급) 1만원’과 ‘생활임금제 확산’으로 국민소득 증대

이를 위한 구체공약으로, 비정규직이 남용되지 않도록 ‘사용사유 제한 제도’를 도입, 비정규직을 과다하게 고용하는 대기업에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제’ 도입,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 등으로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적극적 해소, 공정임금제 도입으로 만연되어 있는 임금 차별 해소, 근로조건 결정 및 산업안전분야 등에 대한 공동사용자 책임을 법제화, 청소・경비・급식 등 용역업체 변경 시 원청에 의한 고용 및 임금 등 근로조건 승계 의무화, 도급과 파견의 기준 마련 및 노무도급 금지로 대기업의 불법파견 근절, 현행 최저임금(시급)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 지자체 생활임금제 확대와 민간확산 등을 제시하고 있다.

3)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해
①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 만들어 노동존중 사회 기본계획 수립
② 노사정이 2010년 약속한 1800시간대의 노동시간 실현
③ 체불임금 제로시대
④ 노동인권교육 의무화 및 ‘알바존중법’ 도입하여, 청소년기부터 노동기본권 보장
⑤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으로 국가위상에 걸맞는 노동기본권 보장 실현
⑥ 10%에 불과한 노조가입율과 단협적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여 노동존중사회로
⑦ 90%의 중소・영세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
⑧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고 민간기업에 확산
⑨ 부당해고 된 근로자가 원할 경우 최초 복직판정만으로 복직 가능 추진
⑩ 위험의 외주화 방지화 산재발생 사업장에 대한 책임강화, 감정노동자 보호법 제정
⑪ 30만 택시운전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권익 향상

이를 위한 구체공약으로, 일자리창출과 노사관계 재정립을 위해 공공부문에서부터 사회적 대타협의 모범 창출,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으로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을 수립, 연장근로(휴일 포함)를 포함한 법정근로시간 주 52시간 상한제 전면 이행(중소영세 기업 및 노동자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을 위한 칼퇴근법 도입, 체불임금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청년・알바체당금제 도입, 알바존중법 도입 등으로 청년의 일자리 기본권 보장, ‘ILO 핵심협약 중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 ‘단결권 및 단체교섭 협약’, ‘강제노동 철폐 협약’ 비준, ILO 핵심협약 비준에 따른 국내법 개정, 특수고용노동자, 실직자・구직자 등 노동기본권 보장, 근로시간면제제도 및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개선방안 마련, 산별교섭 등 초기업단위 단체교섭 촉진, 노사자치주의 원칙을 훼손한 행정지침 폐기 및 행정지도 중단, 미조직노동자 지원조직 한국형 노동회의소 추진, 사업장 내 근로자 이해대변기구인 종업원대표 제도 실질화, 경찰, 소방관도 직장협의회를 구성 할 수 있도록 공무원 직장협의회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 추진, 공공부문부터 노동이사제 도입하고 민간기업으로 확산, 산업현장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제・개정, 감정노동자의 긴급 피난권 보장 및 산재보험 적용을 골자로 하는 감정노동자 보호법 제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위와 같이 대선 시기 제출한 공약과 더불어 별도로 준비한 내용이 있었는데 표로 제시된 ‘일자리 대통령 100일 플랜 13대 과제’이다. 집권 초기인 100일 안에 일자리 대통령으로 분명하게 호명되기 위해 13개 과제를 중요 국정과제 우선 순위로 준비하여 100일안에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계획에 입각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일자리위원회 설치가 준비되고,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이 설치되었다. 그리고 공공부문 일자리 충원 계획이 준비되고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인천공항공사를 시작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3. 한국사회의 모순구조와 노사관계
                
한국사회는 신자유주의 정책 추진 20여년이 경과하면서 사회의 모순 구조가 확대되었고, 이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폐해와 문제점이 켜켜이 쌓였다. 그 결과 헬조선이 되었다는 신조어가 사회 곳곳을 휩쓸었다. 정유라의 “부모 잘 만나는 것도 능력”이라는 언급은 금수저, 흙수저 인생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이처럼 한국사회는 사회양극화의 심화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의 문제,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사회복지 문제와 국가 재정 대책이 국가적 사안이 되고 있다. 여기다 저성장 시대를 맞아 일자리 수 정체는 금수저로 표현되는 사회적 불평등이 청년실업의 확대와 5포시대로 상징되는 사회적 절망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다 대북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편향의 극단인 극우적 경향도 확대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내부자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지금은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겨버린 상황”(청룡영화제‘내부자들’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병헌 소감) 이라는 언급은 한국사회의 모순 구조가 영화보다도 드라마틱함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한국의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분할로 인해 비정규 노동자가 대략 50%를 경과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결국 노동자 2명 중 1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점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16년 8월)를 분석한 결과 발견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정규직 수는 2015년 8월 868만 명에서 2016년 8월 874만 명으로 6만 명 증가했고, 비정규직 비율은 45.0%에서 44.5%로 0.5%p 감소했다. 그러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자영업자로 잘못 분류되고 있어, 실제 비정규직 비율은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2016.11.22.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에 반해 노동조합 조직률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5년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의하면 10.2%로 전년에 비해 0.1%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 숫자는 193만8천여 명으로 2014년 대비 3만3천여 명(1.7%p) 늘었으나 조직 대상 노동자 숫자(1902만명)가 늘어나 노조 조직률은 감소했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53.9%지만, 100~299인은 12.3%, 30~99%는 2.7%로 규모가 작을수록 조직률이 크게 낮아졌다.(참고로 노조 조직률은 1989년 19%로 최고치를 기록한바 있다)
또한 노동자 내부의 임금 격차가 커지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1980년대 초반 10%도 되지 않았던 대-중소 사업차 간 격차는 1998년 IMF 경제위기를 거치고 한국경제가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커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그 격차가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노동자 상하위 10%의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최저임금 수준이 낮은데다 최저임금조차 못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득의 1차분배인 임금격차가 이렇게 심해서는 사회적으로 소득불평등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경향신문 2016.05.12) “2016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 노동자의 54% 수준이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대기업의 63% 정도였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2004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크게 벌어졌다. 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279만5천원, 비정규직은 149만4천원이었다.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의 53.5% 수준이다.(연합뉴스 2017.4.30.)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 최저임금의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고, 지자체별 생활임금제 확대 요구가 커지는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노사관계 흐름은 이중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1차 노동시장,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실업자, 취업포기자 등으로 구성되는 2차 노동시장으로 분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은 노사관계 형성도 각이한 형태로 발전하거나, (산별)노동조합 자체의 단결력과 통합력을 흐트러뜨리는 현상으로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4. 한국사회의 제도적 개편과 노동존중 사회

쌓여 있던 한국사회 모순은 촛불로 외화되었고, 폭발하였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불거진 촛불과 광장정치의 힘은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현실화했다. 또한 광장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는 박근혜 탄핵만이 아니라 ‘적폐 청산’과 ‘새로운 사회 건설’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문재인정부가 표방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주장은 이러한 배경에 기초하고 있다. 신 정부는 ‘적폐 청산’을 강조하면서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사회가 당면한 제일 중요한 과제는 신자유주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왔던, 그리하여 헬조선이 되어 버린 양극화가 절대화 된, 불평등 구조를 바꿔내는 것이다. 불평등 구조는 언명으로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개편으로 나아갈 때 현실적인 힘을 갖게 되며 비로소 악폐를 일소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대선과정에서 적폐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민주세력은 재벌체제를 중심으로 한 자본과 새누리 정권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세력을적폐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다면, 자유한국당 세력은 대선기간 강성노조를 적폐세력으로 규정한 바 있다. 홍준표 후보는 "강성귀족노조 때문에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정치 금기 대상인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반드시 개혁하겠다". 3%에 불과한 대기업 강성노조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이런 점에서 ‘적폐 청산’과 ‘새로운 사회 건설’이라는 화두는 신 정부하에서도 계속 제기되고 환기되어야 한다. 무엇이 구 체제의 청산이며, ‘나라다운 나라’로 전진하기 위한 ‘새로운 사회’의 상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말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이명박, 박근혜정부가 취해 온 ‘노동 배제’ 정책은 ‘노동 존중’ 정책으로 반드시 변경되어야 하며, 이는 노동 존중 사회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의 첫걸음은 ‘대통령이 당장 할 수 있는 노동정책’이 구체적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예컨대, 박근혜 정부가 쏟아 놓은 '노동개악 4대 행정지침'을 전면 폐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 로드맵 제시, 특수고용노동자 노조 실질적 인정에 근거한 행정조치 시행,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전환을위한 로드맵 제시, 부당노동행위 처벌 강화, 노조법 시행령 개폐,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폐, 시행령 개정을 통한 4인 이하 사업장 적용확대, 휴일노동 연장노동에 포함하지 않는 노동부 행정해석 폐기 등을 들 수 있겠다.

5. 금속노조의 당면과제와 산별노조운동의 발전과제

금속노조에는 장투사업장(장기투쟁사업장)들이 많다. 하이텍알씨디코리아, 기륭전자, 하이디스, 시그네틱스, 콜트악기/콜텍, 동광기연, 보쉬전장, 콘티넨탈, 유성아산/유성영동, 갑을오토텍, 한국지엠군산비정규, 상신브레이크, AVO카본코리아,삼우기업, KEC, 아사히 비정규직, 발레오만도, 파나진, 한국산연, 한화테크윈, 풍산마이크로텍(PSMC), 현대차비지회, 현대중공업사내하청, 쌍용차. 노조파괴 사업장을 필두로 정리해고, 공장 폐업, 노조탄압 등 명목은 다르지만 결국은 노동조합을 한다는 이유에 그 출발점이 있다. 여기다 최근 노조가 결성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비정규직 투쟁도 있고, 현대중공업, STX조선, 성동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 조선사업장의 구조조정 관련 투쟁도 지속중이다. 거기다가 금속노조 산하에는 대략 60여개의 복수노조가 있다. 금속노조 전체 사업장 대비 약 30% 정도 된다. 최근의 특징은 신규 노조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지금은 만드는 것 이상으로 신규 노조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올 2월 대구지역금속지회 한국OSG분회가 결성되었는데 회사는 한달도 안되어 현장관리자들 중심으로 복수노조를 만들었다.
완성사지부들의 상황을 보면 한국지엠지부는 글로벌 GM의 전략에 따라 물량 축소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구조조정, 한국 철수설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해외공장의 확대로 인한 국내공장 비중 축소, 사내하청 쟁점, 임금체계 개편, 미래차 시대의 빠른 등장 예견 등으로 현장 내 쟁점이 지속되고 있다. 거기다가 지난 산별교섭의 축소가 지속되어 중앙교섭과 현대기아차그룹 교섭을 병행하고 있으나 산별교섭의 제도화는 아직 미약한 상태이다.

민주노총 2017년 5대 핵심 투쟁 요구
1. 박근혜 체제 청산
2.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1만원, 저임금 타파 쟁취
3. 재벌체제 해체
4. 국가기구 개혁, 사회공공성 강화
5. 노조할 권리 쟁취, 노동법 전면 개정

민주노총은 지난 2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위와 같은 2017년 핵심 요구안을 결정한 바 있다. 그리고 금속노조는 2017년 주요 투쟁 요구로 ‘보수정권 10년 노동행정 적폐 완전 청산 쟁취’, ‘3대 입법과제(재벌 개혁, 제조업 발전, 노조 파괴 금지) 입법 추진 촉구 쟁점화’를 준비하고 있다.
2017년은 87년 노동자 대투쟁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87년 노동체제가 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또한 금속산별노조 출범 16주년이 되었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의 민주노조운동과 금속노조운동은 어디쯤 왔는가에 대한 뒤돌아보기와 더불어 산별노조운동의 발전과제를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노동연구원은 ‘차기 정부 노사관계 시스템 변화 가능성’(노동리뷰 4월, 노동연구원)에서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향후 노사관계는 ‘심각한 이중노동시장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연대와 형평성의 원리가 작동해야’, ‘민주적 참여와 갈등의 외부화 속에서 작업장 내에서는 혁신적이고 생산적인 노사관계로’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은 제안을 하고 있다.

① 상층 수준에서는 노사 단체의 대표성과 리더쉽 제고와 사회적 대화를 다층적, 다채널 구축
- 노사정위만이 아니라 국회가 주도하여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선도할 필요

② 초기업단위 교섭과 기업간 조율을 통한 임금격차 축소와 유연안정성 노동시장 촉진
- 산별교섭의 진전에 저해가 되는 사업장단위 교섭창구 단일화 등을 제거
- 사회적 대화도 업종별, 지역별 차원에서 활성화  

③ 일터혁신과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생산성 연합과 포용적 성장 지향
- 직무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직간접 비정규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인력관리
- 직접 고용 우선의 원칙을 확인, 기업횡단적 노동시장 특성을 발전시키기위한 직무 중심의 임금체계 필요, 나아가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고용공시제에 비견되는 ‘임금공시제’ 적극 검토

금속노조는 3대 입법과제(재벌 개혁, 제조업 발전, 노조 파괴 금지)를 제기하는 것처럼 이와 관련한 법, 제도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노동연구원도 제기한 것처럼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는 많은 문제를 노정했다. 이에따라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는 폐기되어야한다. 동시에 이와관련하여 고통받았고, 고통받고 있는 노조파괴 사업장들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자본천국처럼 횡행했던 현장의 온갖 불법, 탈법 행위들은 근절되어야 한다. 현장에 노동 존중이 없는데 사회적으로 노동 존중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둘째로 신 정부가 제1의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위원회 참여 여부다. 그동안 금속노조의 경우 조선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이해 당사자들간의 논의구조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나 응답은 전무했다. 현대기아차그룹사 요구에도 미래 산업관련 노사가 논의를 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역시 답은 없었다. 따라서 그동안의 파행적 노사관계의 구축을 정상화하기위해서도 이러한 제안에 대한 답변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는 산별교섭 구조의 정착을 위한 출발점으로 확인되는 시점이 동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로 노동현장의 제도 개선이 분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노동악법 시행지침 폐기를 시작으로 잘못된 법과 시행령 등이 고쳐져야 한다. 작업장의 민주화가 이뤄진다면 사회적 개혁과 더불어 사회적 대화 구조도 열릴 가능성이 커지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사회 건설의 대의에 민주노조운동도 자기혁신과 자기책무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재조직화 해 가야 한다. 산별노조운동이 대중운동으로서 자기 역할을 다 하도록 내부 책임성 강화와 새로운 사회 건설의 요구에 응답하는 역할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