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4일간(5.6 ~ 5.9) 메이저대회인 매경오픈 골프대회가 분당 백현동에 위치한
남서울CC에서 열렸다. 남서울은 비회원이 주말에 가려면 그린피만 26만원을 내야
하는 비싼 골프장이라 집에서 10분거리인데도 그동안 구경조차 못했는데 큰 대회가
열리는 기회에 현장을 보기로 집사람과 뜻이 맞은 것이다. 입장료는 단돈 1만원이다.
매경대회는 우승상금이 1억 6,000만원이나 되고 세계랭킹에도 산입되는 큰 경기로
우리나라 최고선수는 물론이고 동남아,호주,유럽 등 각지에서 유명 골퍼들이 모여
수준높은 게임이 펼쳐진다고 한다. 우리가 필드를 방문한 것은 경기의 셋째날인데
갤러리가 된다는 것은 유명선수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그들을 따라 걸으며 경기도
관전하고 걷기를 통하여 운동효과도 얻는 일거양득의 레저에 참여한다는 의미다.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운집했지만 직접 플레이를 볼 수 있었던 선수는 김대현,
김경태, 김대섭,홍순상,한민규,강욱순,현정협 등 10명도 채 되지 못했다.
셋째날은 상위권이 뚜렷이 구분되어 출발시점에서 김경태가 -8로 1위, 김대현이
-6으로 2위 김대섭이 -5로 3위를 이루며 마지막 조를 이루고 있었다.
이날 챔피언조의 특징은 김대현이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면 김경태와
김대섭은 정확성 위주의 수비적인 운영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결과는 김대현의
판정승이었다. 김대현은 300미터에 이르는 장타를 뿜어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다른 선수들은 기가 죽은듯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3라운드 종료시점에서
두 라이벌은 -12로 동타를 이루었고 승부는 최종일로 미루어졌다.
마지막 날 우리는 의견이 갈려 나는 현장을 한번 봤으니 오늘은 집에서 편안히
TV로 관전키로 했고, 집사람은 내친 김에 끝까지 최고의 샷을 현장에서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오늘도 승부의 양상은 어제와 유사하게 진행되어 김대현의 놀랄만한
장타는 계속되어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한때 김경태가 샷이글을 하여 1타차 접전을
펼치기도 했지만, 퍼트이글로 맞받아친 김대현의 기세에 김경태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4타차 김대현의 승리(-18, 역대 최저타 타이기록)로 막을 내렸다.
어제는 1,500명 정도의 관객들이 입장했음을 눈으로 확인했는데, 오늘은 우리나라
대회이래 최대인 공식 1만 5,000명의 갤러리가 입장하여 PGA를 연상케 하는 구름
관중으로 대성황을 이루었으니 골프가 얼마나 대중화되고 마니아들이 늘어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TV로 중계방송을 보면서 열렬히 따라다니는 갤러리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늘 궁금하게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경험을 공유하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대회현장과 유명선수들을 직접 만나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체득하게 되었다.
이런 멋진 대회가 계속 열려 기라성같은 젊은이들이 기량을 겨루고, 수많은
시민들이 현장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분명히 건강하고 발전적인
방향의 성장을 계속하여 머지않아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