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
승락하다가 아니고 왜 승낙하다인가요?
答
'승낙(承諾), 응낙(應諾)'은 두음 법칙과는 상관 없이 한자 諾의 원래 음이 '낙'이기 때문에 '승낙, 응낙'으로 적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자료를 참고하십시오. 답변자가 우리말글 바로 쓰기에 대해 정리해 놓은 자료입니다.
어떤 낱말은 상황에 따라 한자말의 원래 소리로 적거나 달리 적기도 한다.
‘허락(許諾)’은 청하는 일을 하도록 들어주는 것을 뜻한다. 비슷한 말로 ‘승낙(承諾)’, ‘응낙(應諾)이 있다. 이것을 ‘승락’, ‘응락’으로 잘못 쓰는 사람이 많은데, ‘승낙’, ‘응낙’이 바른 표기다. 이는 ‘諾(대답할 낙)’이 허락, 수락(受諾), 쾌락(快諾) 등처럼 받침이 없는 말 뒤에서는 ‘락’으로 쓰이는 데서 오는 혼동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한자를 왜 ‘낙’으로도 쓰고 ‘락’으로도 쓸까? <한글 맞춤법>에서는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속음(俗音)’이란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음과는 달리 사회에서 널리 쓰는 음이다. 즉 본음은 [허낙]이지만 많은 사람이 발음하기 편리한 [허락]으로 읽기 때문에 이 현실 발음을 수용, ‘허락’으로 적는 것이다. 수락, 쾌락도 마찬가지다. 반면 ‘승낙’, ‘응낙’은 [승낙], [응낙]으로 발음되고 본음 그대로 표기하고 있다.
비슷한 예로 ‘희로애락(喜怒哀樂)’, ‘대로(大怒)’가 있다. ‘怒’는 ‘성낼 노’자다. 분노(憤怒), 격노(激怒) 등이 ‘怒’자의 쓰임이다. 한데, 이 ‘怒’자가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을 뜻하는 ‘喜怒哀樂’에서는 ‘희로애락’으로, 한글 적기가 달라진다. ‘크게 성내는 것’을 일컫는 ‘大怒’도 ‘대노’가 아니라 ‘대로’로 써야 한다. 결국 ‘怒’는 받침이 없는 말 뒤에서는 ‘로’로 적고, 받침이 있는 말 뒤에서는 ‘노’로 적는다.
‘허락’, ‘희로애락’과 같이 소리 내기 쉬운 음으로 바꾸어 발음하는 현상을 활음조(滑音調)라고 한다. 즉, ‘희노애락’보다는 ‘희로애락’이 말하기 쉽고 듣기에도 좋아 그렇게 말하고 적는 것이다.
토론(討論)/의논(議論), 오륙십(五六十)/유월(六月), 십일(十日)/시월(十月), 팔일(八日)/초파일(初八日) 등도 같은 예다.
그러나 ‘匿(숨길 닉)’을 은닉(隱匿)/익명(匿名)처럼 표기하는 것은 이와 달리 두음법칙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