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컴퓨터를 끼고 살며, 익두스 동문회 카페를 매일 들어오다시피 하지만, 자격없는 사람이 장로가 된다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장립식이 끝난 다음에나 인사를 올리려고 생각했습니다. 박은진 동문이 제 대신에 글을 올려줘서 자연스럽게 광고가 되어 한결 마음이 편했는데, 그 글을 보고 제게 여러 분들이 축하 메시지를 메일로 보내 주셨습니다. 그래서 도저히 그냥 지나가기가 미안해서 감사의 뜻을 전해야 겠다는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나이도 어느 정도 되고 믿음의 연륜도 높다면 장로가 된다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겠지만, 아직 너무도 부족한 사람이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책임을 맡고 보니 죄송스럽고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는 나이 40에 장로가 되셔서 30년간 봉사하시다 4년전에 은퇴하신 저희 아버님이 제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좋은 장로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신 기도가 당신의 살아 생전에 이루어지게 되어 감개 무량합니다. 그동안 별로 기쁘게 해 드리지 못했는데 이 일로 저희 아버님이 가장 기뻐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벅찹니다.
이런 개인적인 감회와 하나님께 대한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그동안 저를 신앙적으로 가르쳐주시고 도와 주셨던 분들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전과 격려가 있었지만, 저의 신앙 이력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은 대학 시절에 활동했던 SFC와 남서울 교회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대구 경북대학교 SFC에서 여러 좋은 친구, 선후배들과 교제하며 많은 격려와 은혜를 체험하였습니다. KAIST 재학 시절에 85년부터 약 2년간 남서울 교회 대학부에서 조교로 봉사했으며,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88년부터 90년초까지 제2청년회 활동을 했습니다. 대학부 시절에 많은 신앙의 사람을 만나고 진지하고 깊은 성경공부에 매료되었으며, 저의 신앙 생활에 얼마나 많은 도전과 격려가 됐는지 모릅니다.
제2청년회에 다니면서 저는 좋은 신앙의 형제.자매들로 인해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들의 이름 하나 하나가 저의 생각과 기도중에 있으며, 저의 좋은 추억들중 많은 것들이 이 시절에 있었던 것들입니다. 더욱 남서울 교회와 제2청년회에 깊은 애정을 느끼는 것은 여기서 저의 아내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제2청년회도 익두스라고 한다면 저도 익두스 커플입니다. 저희 부부는 지금도 그 청년회 시절과 그 사람들에 대해 추억하고 있으며, 아마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남서울 교회를 떠난 후 10년을 거의 찾아 뵙지 못했지만, 지난 날을 돌이켜보며 저에게 가장 신앙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었던 곳이 남서울 교회였음을 알고, 박종수 목사님과 대학부.청년부의 여러 형제.자매들에게 깊이 머리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저의 신앙의 스승이었으며, 신앙의 동지요, 나의 멘토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축하의 메시지를 전해 주신 분들께 공개적으로 (한꺼번에) 감사드립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익두스 동문회가 더욱 그립고 자랑스럽습니다.
춘천에서 김진호 드림
참고로, 저는 대학부 7기 (사실 대학 학번은 78학번인데, KAIST를 한 해 늦게 들어가서...)이고, 가족은 아내와 두 딸 현진(11살), 혜진(7살)이가 있으며, 춘천에 있는 강원대학교 전자계산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춘천 닭갈비와 막국수를 아직도 못 드셨다면 인생의 맛을 절반만 맛 본 분입니다. 춘천에 오시면 (033) 250-8446 또는 011-360-8446으로 전화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