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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공헌하는 인재 육성, 정선전씨 필구公 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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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welcome everybody) 스크랩 [산타 크루즈 트레킹] -2일째
익명 추천 0 조회 28 10.07.20 20:2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2010_0527] : 산타 크루즈 트레킹 2일째


 산타 크루즈에서의 둘째 날이 시작된다. 아침부터 분주하다.

    그림 1) 아침에 바라본 어제의 그 산/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눈 비비고 일어나서 냄비에 물을 끊인다. 아침은 라면이다. 추운 아침은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이 최고다. 한국에서는 절대 아침으로 라면을 먹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는 라면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다. 라면과 빵. 처음 계획은 아침을 샌드위치, 점심을 라면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점심 시간이 그렇게 길지도 않고 짐 싸기도 힘들어서 바꾸었다. 따뜻한 국물로 몸을 데우고 바로 텐트를 걷었다. 그런데 당나귀를 데리러 간 아저씨가 오시질 않는다. 밤새 당나귀들이 저 멀리 간 것이다. 그 당나귀를 찾느라 한참을 해 맨 것 같다. 라면의 완전히 퍼진 후에야 당나귀를 데리고 등장하신다.

 

 

    그림 2) 문제의 그 당나귀들.

 

 

 캠핑을 하면 제일 하기 싫은 것이 떠날 준비하는 것이다. 특히, 꼬토팍시 처럼 춥고 눈이나 비가 내리면 더 더욱 심하다. 다행히 아침에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밤새 맞은 이슬이며 바닥에 올라온 습기가 텐트를 다 적셨다. 우선 바람에 축축한 비닐을 말리고 텐트도 간단히 말렸다. 마르는 동안 다른 배낭을 정리한다. 다시 봐도 팬더 토끼의 짐이 많다. 나의 큰배낭 대부분이 팬더 토끼의 옷들이다. 하지만 정리도 마부 아저씨 덕분에 금방 마무리 된다. 그래서 인지 항상 마부 아저씨가 바쁘다. 짐 정리에 짐 꾸리고 말 안 듣는 당나귀 챙기고 설거지까지. 가끔은 가이드처럼 설명을 곁들이기도 한다. 물론 스페인어로 ㅋㅋ

    그림 3)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당나귀는??

 

  자 그럼 이제 출발한다. 마부 아저씨는 우리에게 암호 같은 말을 남기고 떠났다. 우선 호수 2개를 지나서 다리를 건너면 전망대 가는 길과 베이스 캠프 가는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점심을 먹자는 말을 남기고 먼저 사라졌다. 오늘도 명탐정 코난이 되어 길을 찾아야 할듯.ㅎㅎ  오늘은 어제보다 길도 완만하고 좋다고 하니 천천히 가도 어제보다는 쉽게 그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올랐다.

    그림 4) 캠핑장 앞을 흐르는 계곡

 

 

 캠프장을 나서자 앞에 소들이 놀고 있다. 노는 건지 싸우는 건지 여튼 아침부터 열심히 힘들 겨룬다. 모든 것이 이곳의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저 멀리 흰 산이 보인다. 어제 저녁 아름답게 노을 지던 그 산이다. 흐린 날씨 때문인 듯 그렇게 뚜렷하게는 보이지 않는다. 출발 전 보다 더 날씨가 안 좋아졌다. 아무래도 비가 올 날씨다. 제발 비는 안 오길 빈다. 산에서 비 오면 그건 정말 안 좋다. 거기에 배까지 고프면 최악이다. ㅠ.ㅠ

 

    그림 5) 아침부터 놀고 있는 소들

 

 소를 지나자 이제는 당나귀가 앞에 있다. 혹시나 해서 가까이 가 봤는데 움직이지 않는다. 그동안 사람 손을 많이 탄 듯하다. 그래서 나의 장난 끼가 발동해서 당나귀에 해더락을 걸었는데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는 해더락을 하고 팬더는 친구처럼 토끼는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이말일듯.

 [당나귀야 당나귀야 세상에서 누가 젤 이뿌니?

  당근 토끼님 이제 마제(-팬더가 옆에서 이렇게 말 했을듯-) ㅋㅋ]

 

 당나귀에 올라 타 보기도 하고 귤 먹고 남은 껍질도 주고 하면서 사진을 찍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 버린다. 점심 먹으로 빨리 가야지.ㅋㅋ 

 

     그림 6) 당나귀와 함께

 

 멀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천천히 움직인다. 조금 안 가서 첫 번째 호수를 만났다. 작고 낮은 호수다. 이것이 첫 번째는 확실한데 두 번째는 호수는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이 호수가 넓게 퍼져 있어서 크기를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그 다음이 바로 두 번째 호수로 착각할 뻔 했다. 이곳에는 소 두 마리가 물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물도 차가운데 코를 박고 숨을 내 뱉으며 물거품을 부글부글 만든다. 그리곤 물풀을 한가득 입에 넣고 머리를 들어올린다. 그리곤 아작아작 씹어 먹는다.

 

   그림 7) 첫 호수에서 만난 물풀 먹는 소들

 

 

 

연결된 다른 작은 호수에는 말들이 뛰어 다닌다. 그 뒤에는 어미는 어디 있는지 모르는 송아지들이 떼 지어 있다.

 

    그림 8) 말들이 놀았던 곳. 저 멀리 큰 호수의 언덕이 보인다.

 

 

  그림 9) 흰산이 보였다면 보다 멋진 사진이 되지 않았을까?

 

 

  멋진 구도가 생각났다. 하지만 성공하지는 못 했다. 날씨가 만약 좋았다면 물에 비친 흰 산이 아주 멋있었겠지만 날씨가 흐려 물에 흰 산이 비치치지가 않다. 많이 아쉽다. 파키스탄에서 아주 멋지게 찍은 적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힘들었다. 달력이나 일반 풍경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 위에 있는 또 다른 하나의 풍경들 이런 거였는데 결과는 위에서 보는 사진과 같다.

 작은 호수는 지나 보다 큰 호수를 향했다. 저 멀리 언덕만 보인다. 호수가 있을 것 같지가 않다. 하지만 길은 그 곳으로 향하고 있다. 다른 투어 당나귀가 그 언덕을 내려온다. 투어는 보통 반대편에서 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오게 되면 하루 반 정도만 올라오면 그 다음부터는 천천히 내려가기만 하면 되기에 가이드 하기가 쉬워서 그런 듯하다. 우리가 간 코스는 2일반을 오르고 나머지는 내려간다. 풍경이나 재미는 이 코스가 더 좋다고 한다. 하지만 교통편을 생각하면 반대로 가는 것이 큰 도시로 가기가 한결 편하다.

 

 우리도 곧 그 언덕을 올랐다. 오랜만에 보는 언덕이다. ㅋㅋ 만 하루만이다. 여전히 토끼는 힘들어 한다. 거의 다 올랐을 무렵 간식을 먹으며 쉰다. 하지만 아직 큰 호수가 보일 생각을 안 한다. 앞에 물은 힘차게 쏟아져 나오는데 도대체 호수는 어디 있다는 말인가?


 

     그림 10) 큰 호수를 가기 전 휴식하면서-토끼, 여우, 팬더(미카) 


 앞에 보이는 언덕의 중턱에서 달콤한 휴식 후 다시 출발 했는데 언덕을 오르자마자 정말 큰 호수 하나가 보인다. 배 띄워서 놀아도 될 정도로 크다. 이렇게 큰 호수가 이곳에 숨어 있을 줄이야. 이제 다리만 보이면 점심을 먹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발걸음을 서둘러 옮기려 하지만 멋진 경치는 우리를 놓아 주지 않는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말이다. 사진도 찍고 양 옆에서 떨어지는 큰 폭포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호수의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간다.

 

 

   그림 11) 언덕을 오르면 이런 호수가 나온다.

 

 

     그림 12) 우리 걸었던 호수의 오솔길

  호수는 끝났는데 다리는 어디 있다는 건가? 호수가 이정도이면 다리도 아주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다리는 나타나질 않는다. 이곳에서 다리를 상상하는 것은 내가 호수 위를 뛰어가는 것을 상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ㅎㅎ 왜냐면 호수를 지나자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지구과학 시간에 나오는 계곡 후에 이루어진 부채꼴 평원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다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하면서 걸어가는데 작은 돌다리가 나오다. 설마 이것 일까? 아니겠지.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나타난 조금 더 큰 다리. 하지만 이것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다리는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다리는 어디에. 그리고 저 멀리 산봉우리에 다리 같은 것이 보이는데 저 것은 아니겠지. 이제 배도 고파지는데 도대체 다리는 어디 있는 것이야..ㅠ.ㅠ 다리를 찾느라 평원 여기 저기 둘러 봤지만 없었다.

 

   그림 13) 큰 호수 뒤에는 이런 평원이 나타난다. 여기 저기 당나귀들이 풀을 뜯고 있다.

 

 

      그림 14) 우리가 지날 때 본 폭포와 다리 그리고 평원을 가로지르는 작은 시내들.

 

  이 아저씨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길을 잘못 온 것은 아니겠지 의문을 가지는데 저 멀리 한 커플이 오는 것이 보인다. 길은 맞게 가고 있는 것인데 이 아저씨는?

 의문을 가지고 넓은 평원을 건넌다. 평원이 끝나고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마침 다른 팀을 만날 수 있어 물어 봤다. 혹시 당나귀와 마부 봤냐고 그랬더니 5분 거리에 있다고 한다.

휴~~~ 드디어 점심을 먹는구나. ㅋㅋ

 

이렇게 힘든 오전 일정이 끝났다. 그리고 점심은 어제와 같이 코카차 우리고 샌드위치 만들고 그런데 아침에 준비해 둔 빵이며 치즈 등 점심 재료에 아저씨가 너무 강하게 묶은 줄 때문에 물이 새 나와 다 졌었다. 빵은 거의 반을 못 먹고 주위에 있는 소에게 나눠 줬다. 빵보다 물이 더 아까웠다.

 

 점심은 언제나처럼 간단히 먹고 다시 출발을 하는데 아저씨는 캠핑장인 A Taullipampa로 바로 가고 우리는 올라온 계곡을 바라 볼 수 있는 반대편 길로 해서 캠핑장으로 가기로 했다. 일명 전망대.

 

    그림 1) 점심 먹은 후 출발 전. 당나귀에 짐을 멜 때는 이렇게 아주 강하게 당겨서 묶는다. 당나귀의 갈비뼈가

                괜찮은지 의문이 들 정도다.

 

 계곡을 바로 볼 수 있는 곳은 Arhuaycocha로 가는 곳으로 그 곳에 가면 빙하를 볼 수 있는 호수가 하나 있는데 여기까지는 보통 하루를 더 추가해서 가는 곳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 계곡이 보이는 정도까지만 오른다. 그리고 A Taullipampa 가는 길과 Arhuaycocha 가는 길 중간을 잇는 길을 따라 올라온 계곡을 구경하면서 캠핑장으로 간다. 하지만 론과 미카, 나는 지름길로 오면서 그 길을 보지 못했고 나중에는 목표가 바뀌어 Arhuaycocha까지 가게 됐다.

 내가 제일 먼저 지름길로 올랐다. 론과 미카가 따라 올라오고 토끼 팬더가 많이 처졌다. 난 끝이 어디 인지 몰랐다. 그래서 계속 해서 올랐고 거의 정상쯤에서 쉬고 있는데 론과 미카가 올라 왔다. 그들은 좀 더 올라갔다. Arhuaycocha을 향해서 계속 오른 것이다. 나는 30분 정도 토끼를 기다렸는데 저 멀리 보인다. 내가 여기라고 손짓을 했는데 아무런 답이 없다.

 

 팬더가 잠시 나 쪽으로 오는 것 같더니 다시 돌아간다. 그리고는 돌아 가 버리는 거다.

헉!! 왜 안 오는 것이야.

 팬더와 토끼가 돌아 가는 것을 보고 론과 미카가 있는 곳으로 갔다. 우리는 론이 가진 지도를 보고 우리의 위치를 파악했는데 아무래도 우리 목적지는 지난 것 같고 앞에 호수가 하나 있는데 여기 가 보는 것에 합의를 했다. 우선 론은 무거운 배낭을 큰 바위 위에 두고 호수를 향해 뛰어 가다 시피 올랐다. 역시나 이곳에도 부채꼴 평원이 나온다. 그리고 저 멀리 호수가 있을 것 같은 언덕이 보인다. 그래 저기만 오르면 된다. 하고 정상만 보고 길을 무시하고 올라간다. 정말이지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입에서 침이 절로 나온다. 쉬지 않고 계속 올라서 도착한 그곳. 힘들여 올만 했다. 호수에는 빙하가 둥둥 떠다니고 저 멀리 아이스풀이 호수로 흘러내리기도 하고 절경이다. 하지만 날씨가 안 좋다. 눈도 간혹 날린다. 날씨만 좋다면 정말 금상첨화 일것 같은데 그것은 아무래도 욕심인 것 같다. 난 호수로 내려가 작은 빙하를 하나 들어 올렸다. 마치 트로피처럼. 이 호수를 오른 사람에게 주어지는 멋진 빙하 트로피..ㅋㅋ

 

    그림 16) 빙하가 호수 위를 떠 다닌다.

 

 

그림 17 우리는 빙하를 트로피 럼 하늘을 향해 올렸다. 우리는 승리해 노라고..ㅋㅋ 

 

 

    그림 18) 호수 언덕에 있는 수 많은 돌탑과 저 멀리 보이는 아이스폴

 

 

 시간은 오후 4시였다. 여기가 산인 것을 감안하면 보통 6시가 되면 어두워진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 4시간, 빨리 내려가도 2시간이다. 서둘러 가면 해질녘에는 캠핑장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다시 뛰었다. 내려 갈때는 많이 사람이 다녔던 길을 따라서 뛰어 내려갔다. 그리고 곧 캠핑장까지 2.5Km 표지판을 확인하고 다시 뛰었다. 반은 뛰어서 캠핑장에 5시 30분에 도착했다. ㅋㅋ

 도착은 했는데 밥을 할 힘이 없다.

 다행이 오늘은 팬더가 저녁을 해준다. 팬더와 토끼, 마부 아저씨는 우리를 기다리다 먼저 밥을 해 먹었다. 어제와 같은 파스탄데 역시나 면발이 퍼진다. 이건 도저히 맛있게 만들 재주가 우리에게는 없는 것 같다. 계획은 오늘 수제비를 해 먹으려고 했는데 내가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내일로 미루었다.

 팬더 득분에 저녁도 잘 해결하고 너무 힘들게 산행을 한 오늘은 침낭으로 들어가자 마자 잠들었다.


내일은 아주 힘든 산행이 기다리고 있다. 산행시간도 제일 길고 제일 힘든 코스이기도 하다.


 

 

    그림 1) 캠핑장으로 돌아오면서 바라본 오늘 올라온 계곡

 

 

    그림 1) 캠핑장 근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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