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이야기] 귀뚜라미
가을이면 들리는 '귀뚤귀뚤' 소리… 수컷 귀뚜라미가 날개 비비는 소리죠
귀뚜라미
정지섭 기자 도움말=김태우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입력 2024.10.02. 00:38 조선일보
풀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극동귀뚜라미의 모습이에요. 우리나라에 사는 귀뚜라미는 40종이 넘는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불볕더위가 어느새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 날씨로 바뀌었어요. 시끄럽던 매미 소리가 사라지고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지요.
가을의 전령으로도 불리는 귀뚜라미는 어떤 곤충일까요?
우리나라에는 40여 종의 귀뚜라미가 살고 있어요. 종류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갈색이나 검은색을 하고 있고 폴짝폴짝 잘도 뛰어다니죠. 귀뚜라미는 밤에 주로 활동하는 야행성이랍니다. 지하철역 계단이나 아파트 입구, 보도블록 같은 데서도 귀뚜라미가 귀뚤귀뚤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요.
이건 귀뚜라미가 사람 사는 곳을 유독 좋아해서가 아니라 어느 환경에도 뛰어나게 적응하기 때문이에요. 귀뚜라미는 먹는 것도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랍니다. 죽은 벌레, 낙엽, 먹다 남은 과일 등 무엇이든 잘 먹죠. 어두운 밤 땅바닥에서 주로 활동하는 귀뚜라미의 몸은 대체로 짙은 갈색이나 검정 등 어두컴컴한 색이에요. 그런데 청솔귀뚜라미처럼 나무나 풀에서 주로 살아가는 일부 종은 녹색이에요.
귀뚜라미는 가을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무얼 하며 지낼까요? 대부분의 귀뚜라미는 늦봄 무렵에 알에서 태어나 애벌레로 여름 내내 무럭무럭 자라요. 애벌레는 어른벌레(성충)와 빼닮았지만 날개는 달리지 않았죠.
가을이 되면 비로소 어른벌레가 되는데요. 번데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애벌레 단계에서 바로 탈바꿈을 하는 ‘불완전 변태’를 거친답니다. 이렇게 어른이 된 귀뚜라미들 중 오직 수컷만 울음소리를 내요. 앞날개 한 쌍을 마주 비벼서 ‘귀뚤귀뚤’ 소리를 내는데, 수컷 날개에만 소리가 내는 마찰판과 마찰 돌기가 있거든요.
시끄럽게 들리기도 하는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는 사실 수컷이 암컷을 찾아 부르는 사랑의 노래랍니다. 이 소리에 반해서 찾아온 암컷과 짝을 짓고 알을 낳은 다음, 겨울이 오기 전에 생을 마감해요.
하지만 수컷 울음소리를 듣고 찾아오는 것은 암컷뿐만이 아니랍니다. 귀뚜라미의 천적인 기생파리도 이 울음소리를 듣고 찾아와 귀뚜라미 몸속에 몰래 알을 낳아요. 그럼 그 알 속에서 구더기들이 부화해 귀뚜라미의 속살을 파먹으면서 자라고, 귀뚜라미는 시름시름 죽어가게 되죠. 이렇게 기생파리의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고 외국의 일부 귀뚜라미 종은 수컷인데도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대요.
귀뚜라미는 다가올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로도 각광 받고 있어요. 세계 각국에서 귀뚜라미를 활용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죠.
우리나라도 몇 년 전 농촌진흥청에서 귀뚜라미에서 뽑은 단백질 성분으로 분말을 만들어 양갱이나 초콜릿 등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서 화제가 됐어요.
정지섭 기자
정지섭 기자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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