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바다가 되어 버린 송전탑 건설 저지의 현장
전야제를 마치고 우리 일행은 밀양시의 상동면에 있는 여러 마을 회관으로 안내되었다. 가서는 날이 새는 줄 무르게 각지에서 몰려든 200여 명의 탈핵희망버스 참가들의 만남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막걸리가 넘쳐나고 탈핵의 기운들이 넘쳐났다. 마침 내 옆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한 현장으로 취재를 다녀온 시사-인의 기자가 있어 생생한 후쿠시마 취지기를 들을 수 있는 행운을 얻기도 하였다. 이날 희망버스는 녹색당과 진보신당에 사람들을 모든 것이다. 특히 녹색당에서 조직적으로 참여자들이 많아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성황리에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분위기를 좀 즐기다 내일을 위햐여 2시 가까워지니 자리를 뜨고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가 숙소로 이용했던 마을 회관. 동네가 오래된 동네임을 알 수 있게 아주 오래된 팽나무가 마을 수호신처럼 떡 버티고 있었다.
어제 본 진이 모여 밤새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탈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위양리 마을 회관. 우리 일행은 지역 주민들께서 마련해 준 아침밥을 이곳에서 모여서 먹고 송전탑 저지 현장으로 출동을 하였디.
송전탑 저지 현장인 화악산 평밭 마을 입구에서 간단한 환영 집회를 하였는데, 이날 부모들 따라 온 부산한살림 등의 아이들과 엄마들의 탈핵 노래를 만들어 불러준 것이 퍽 인상적이었다. 배워오고 싶었다. 길을 알아보고 있다.
화악산 오르는 길은 보시는 바와 같이 이렇게 송림이 잘 발달하여 들어가기도 전에 참가자들의 평화로운 마음을 붙들어 놓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송전탑이 지나갈 자리에 이곳 주민들과 심한 몸싸움을 하면서 울창한 소나무들을 배어버린 현장에 준비된 연산홍을 심음으로써 '죽음의 송전탑 자리에 생명의 나무를'이란 이름의 이날 행사는 막이 오르는 것이다.
역시 이곳 송전탑 반대, 탈핵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김준한 신부님이 맡고 있었다. 요즘 우리 사회의 투쟁의 현장을 정말로 열심히 열정적으로 하는 종교단체는 천주교가 제일이다. 가는 곳마다 투쟁의 4대강도 그랬고, 강정도 그렇고, 영덕, 삼척 다 투쟁의 현장에는 어김없이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등장하는 이 나라의 현실을 개탄해 마지 않는다. 오죽하면 수도의 현장에서 열심히 수도해사야 할 성직자분들이 나서야 한단 말인가?
유일한 밀양시 의회 야당 의원인 문정선 여성의원이 한 어린이에게 연산홍을 나누어 주고 있다.
이 날 참가자들은 한전 용역에 의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눈물의 현장에 다시 셩명의 나무를 심고 철탑이 들어서면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심어놓았다.
나도, '탤핵'과 '송전탑 건설 반대'의 문구를 써 놓고 연상홍 두 그루를 고이 심었다.
한전 용역들이 배어낸 소나무 밭에 연산홍 철쭉을 심고 있는 탈핵희망버스 참가자들
어른, 아이, 수녀님, 신부님, 농부, 교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진 죽음의 송전탑에 생명의 나무심기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호미로 나무 한 생명의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을 보며 아기는 생각은 없었겠지만 나중에 커서 아빠가 이랫놓라 할 이야기가 있겠지요. 이 아이들에게 생명의 꿈을 키워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거늘, 늘 그 놈의 돈 땜에 죽음도 불사하는 토목, 개발, 핵 마피아들과의 싸움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생명의 나무심기를 끝낸 필자
이렇게 4,50년 된 소나무들을 마구 배어낸 한전
전화받는 인천 환생교의 이윤숙샘과 환생교 정진영회장님. 이날따라 나무 심기를 축복이라도 하듯 날씨는 흐리고 안개도 끼어 나무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한전 용역들이 언제 쳐 들어와서 나무배기를 할 지 모르니 이곳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이곳에 산막을 짓고 이렇게 여기를 지키고 있었다.
산을 지키기 위하여 산막을 지어놓고 한전 용역들이 배어낸 나무를 쪼개어 장작까지 마련하여 장기전에 들어가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산 지키는 모습이 이날 참가자들을 숙연하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한 청연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핵 반대를 위한 삼보 일배를 열심히 하면서 우리 일행과 행동을 같이하여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소개하며 마이크를 내미는 서 있는 젊은이가 이계삼 선생님이고(밀성고 근무를 했는데, 이번에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 대안학교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나 제도교육이 힘들면 그럴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상당한 문필가인데, 녹색평론과 한겨레 신문 필진이기도 하다.) 여기 할머니, 할아버지들 연세가 팔순을 전후하고 있는 상당히 연로하신 분들이었다. 이 분들이 늙신 몸을 이끌로 이 산을 지키기 위하여 생고생을 하시는 것이다. 이 어른들의 말씀을 듣다보면 눈물없이 들을 수가 없다.
이 분이 여기서 제일 젊은 분이다. 60줄이다. 이 분은 원래 부산 사람인데, 이 산 인근으로 요양겸 전원생활을 하기 위하여 들어왔다가 한전의 폭력에 혀를 내두르고 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산으로 실어 나르며 연일 투쟁 대열에 함께 하신다고 하시면 목이 매어 말을 잊질 못하였다. 얼마 전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었단다. 한전 용역들더러 "너희들은 부모님도 안 계시냐" 함께 싸움을 하고 있다 하신다.
할아버지의 분신으로 시청을 방문한 한전 사장과 면담을 하다 나오던 한전 사장 경호팀들이 이 할머니를 밟고 지나갔다고 하면서 증거물을 들어올리는 대책위원장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온 몸을 던져 이곳 화악산을 지켜내기 위한 몸부림의 말씀을 들으며 다들 콧잔등이가 시큰해지고, 눈물을 찔끔찔끔 짜지 않고는 들을 수가 없었다.
정리 집회를 할 때 녹색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을 받은 녹색연합의 이유진 후보는 자신이 만약에 당선이 되면 반드시 핵발전소를 막아내고, 송전탑 건설도 중단시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곳 싸움을 진두지휘하시는 대책위원장님, 말씀도 참 잘 하시는 달변이셨고 논리정연하셨다. 이번 희망버스로 이곳을 찾아준 우리 일행들에게 연신 고맙다고 하시며 잘 가시라 하면 또 눈물을 쏟으셨다. 어려움이 닥치면 다시 언제든 부르겠다하여 다들 그 약속을 하며 아쉬운 작별을 해야만 했다.
화악산을 내려오는 길가에 참가자들 일부가 모여서서 이 꽃을 감상하고 있었다. 개불알풀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광대나물과 함께 온 들판 양지쪽을 덮고 있는 그 이름도 상당히 토속적이어서 반가운 개불알풀은 이 동네 사람들의 시름을 알기나 하는지 봉곳이 피어 날 봐달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제발 이 땅에 핵이 없어지는 날을 그리며, 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투사로 만드는 세상은 분명 문명사회가 아님을 우리 젊은 사람들은 각성을 해야한다. 자손 만대, 핵폐기물을 물려주고 그걸 관리하라는 못된 조상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손들의 삶을 지속가능하면서도 행복하게 가꾸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마치 내일은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못된 이 시대 사람으로 역사에 기록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치우 할아버지 열사님의 명복을 빌며, 그 분의 숭고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깨어 있는 국민이 되어 '핵없는 세상을 만드는 길'에 다 함께 혼신의 노력을 다 하자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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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ㅠㅠ 다시 눈물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