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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내용은 전부 본문에 있는 내용이다. 즉 '기역'이니 '디귿'이니 '시옷'이니 하는 것들은 본래는 자모의 이름이 아니었다. 단지 해당 글자가 초성·종성으로 쓰인 사례를 듦으로써 발음을 설명한 것일 뿐이다. '디읃'이 아니라 '디귿'인 것도[7], '읃'이라는 발음을 가진 사례가 한자어에도 고유어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기윽'과 '시읏' 역시 마찬가지다.
한편 훗날 한글 자모의 명칭을 제작할 때, 자모의 발음을 알려주기 위한 훈몽자회의 사례를 그대로 자모의 명칭으로 활용하고, 현대 맞춤법에서 종성에도 올 수 있는 ㅋ, ㅌ, ㅍ, ㅈ, ㅊ, ㅎ는 초성 독용 8자의 패턴에서 유추하여 받침의 표기에 해당하는 이름을 만든 것이 현재의 체계이다. 남북 분단 이후 북한에서는 ㄱ, ㄷ, ㅅ의 이름을 통일성 있게 '기역', '디귿', '시옷'에서 '기윽', '디읃', '시읏'으로 바꾸었지만, 남한에서는 이름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기역', '디귿', '시옷'으로 쓰고 있다.
한편, 근대 초입에는 훈몽자회 언문 자모에는 초성 종성 통용 팔자를 수록하여 종성에 8글자만 쓸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든 장본인처럼 여기기도 하는데, 이것도 최세진이 만든 규정이 아니라 당시 관습이었던 8종성법을 그대로 반영했을 뿐이다.
목록에는 ㆆ이 없는데, 훈몽자회를 제서(製書)하기 전에 ㆆ이 사라졌거나, 잘 쓰이지 않는 글자여서 굳이 가르칠 필요가 없었거나 둘 중 하나로 추정.
또한 초성에서 ㆁ과 ㅇ이 혼동됨을 알 수 있다. ㆁ이 초성에 들어간 한자로 나온 異는 ㅇ이 되어야 하며 원문에서 초성 ㆁ이 쓰이지 않는다.
또한 원문을 잘 살펴보면 學이 '학'이 아닌 'ᄒᆞᆨ'으로 써져있는 등 이 시기에 아래아의 혼동이 가끔씩 보인다.
[1] '蒙'자가 어린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2] 애초에 천자문은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다.
[3] 나눔바른고딕 옛한글, 나눔명조 옛한글(이 둘은 여기서 다운 가능), 함초롬체 LVT(아래아 한글 문서 참고) 중 하나가 설치되어 있으면 ㆁ과 ㅿ에 해당하는 읽기가 'ㆁㅣㅇㅡㆁ'과 'ㅿㅣ'로 쪼개지지 않고 제대로 보인다.
[4] 종성을 읽지 않는다(不用終聲). 즉, '응'(으ᇰ)에서 '으'만 읽는다.
[5] 중성만을 읽는다(只用中聲). 즉 '이(ᅙᅵ)'에서 'ㅣ'만 읽는다.
[6] 초성을 읽지 않는다(不用初聲). 즉, 'ᄉᆞ'에서 ㅅ을 빼고 읽는다.
[7] 池는 구개음화가 일어나기 전에는 '디'로 읽었고, '끝'도 역시 중세국어에서는 '귿'이라고 썼다.